서울--(뉴스와이어)--테이프 공개여부는 특별법에 의한 민간기구에 맡기자

불법도청 테이프의 처리방안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다수 여론은 테이프 내용의 공개를 원한다. 일부 내용이 이미 공개됐으므로 다른 내용도 공개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현행법(통신비밀보호법)은 불법도청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나 특별검사 같은 국가기관에게 현행법 위반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특별법을 만들자는 열린우리당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 다만 그 특별법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⑴2005년에 압수된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 내용의 공개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민간 중심의 위원회를 둔다. 위원회는 국회 대통령 대법원이 각각 추천한 3명씩, 모두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⑵테이프 내용의 공개여부는 위윈회에서 그 내용을 검토한 뒤에 다수결로 결정한다.
⑶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①저명인사의 범죄단서가 되는 발언 ②정경유착 ③권언유착 ④경언유착 ⑤기타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에 관한 것에 국한한다.
⑷그러나 ①타인에 대한 모욕 명예훼손 등 인격적 범죄 ②인간관계 성관계 등 사생활 ③기타 범죄에 이르지 않는 개인적 대화 내용 등은 공개할 수 없도록 한다.
⑸위원회 위원과 종사자는 비밀엄수의 의무를 진다. 이를 위반하여 비밀을 누설하면 형법과 통신비밀보호법 등이 정하는 벌칙보다 무겁게 처벌한다.

수사는 특별검사에게 맡기자

민간 중심의 위원회가 공개를 결정한 테이프 내용에 범죄수사의 단서가 포함돼 있을 경우에는 이를 특별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의심받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검찰 수사 종료 후에 특별검사에 다시 맡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기부터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맡기는 것이 국민의 의혹을 덜고 불법도청 파동을 조기에 종결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우리는 한나라당 민노당 등과 특검법안을 논의, 그 결과에 따라 법안을 공동발의하거나 법안표결에서 찬성하고자 한다.

검찰은 테이프 내용의 일부가 누설되고 있는지 조사하고 해명하라

어제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은 불법도청 테이프에 “국민의 정부 시절의, 전 국민이 경악할 엄청난 사건이 담겨 있다”고 공개회의에서 말했다.

김총장은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밝히기 바란다. 그런 발언이 나오는 것은 검찰이 압수한 테이프 내용의 일부가 누설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검찰이 조사하고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

이번 문제는 사회적으로 어떤 충격적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폭발적 사안이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통신비밀의 보호, 당사자 명예의 보호 등 여러 법익이 충돌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상처는 남는다.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도 이번 문제에 정략으로 접근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략으로 접근했다가는 엄청난 불행을 남길 것이다. 정치권은 참으로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국정원은 휴대전화 도감청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명백히 밝히라

휴대전화 도감청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국정원이 아직도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다. 다수 국민은 일상적 대화를 누군가 엿듣고 있지 않을까, 안방에서의 일상적 생활까지 누군가 엿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안기부의 불법도청 파동이 낳은 가장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그런데도 국정원이 국민의 이런 불안을 해소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국정원은 분명한 태도를 즉각 밝혀야 마땅하다.

2005년 8월 3일
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李洛淵)

웹사이트: http://www.minjoo.or.kr

연락처

02-784-7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