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초음속 전투기 F-5A/B 고별 비행
* F-5A는 단좌, F-5B는 복좌
이 날 고별 비행은 공군 제1전투비행단 102전투비행대대 대대장인 나병엽(羅炳燁, 43세) 중령과 학생 조종사 이대규(李大揆, 25세) 중위가 조종하는 F-5B 항공기가 조종사 작전가능훈련(CRT, Combat Readiness Training) 임무를 마치고 오전 10시 부대원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활주로에 안착하면서 마무리됐다.
마지막 비행을 마친 항공기의 기수 부분(Nose)에는 그간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대형 화환이 걸렸다. 이 항공기와 함께 하늘을 누벼온 조종사들과 오랜 세월을 항공기와 더불어 살아 온 정비사들은 항공기에 입을 맞추거나 얼굴을 비비며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고별비행 시 조종간을 잡은 나중령은 “F-5A/B는 우리 공군의 40년 지기”라며, “이제 후배 전투기들에게 임무를 넘기고 퇴역하지만 공군은 이 전투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기 위해 수고했던 바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고별비행은 남다른 감회로 맞이한 항공기 기장 권오상(權五相, 53세) 준위는 “20여 년 세월을 친자식처럼 돌보아 오면서 온갖 정이 다 들었는데 이제 은퇴한다니 섭섭하기 그지없다”며, “설계수명이 30년이었는데 선후배 정비사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40년을 알뜰히 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F-5A/B 항공기는 지난 1965년 4월 미국으로부터 도입돼 한국 공군의 초음속 전투기 시대를 열었다. 이후 공군의 공중 요격과 지상공격의 임무를 수행하는 주력 전투기로 활약하다가 ’80년대 들어 신기종(F-5E/F, F-4E, F-16 등)들이 등장하자 학생조종사들의 고등비행훈련과 작전가능훈련에 주로 운용됐다. 지난 해 8월에는 102대대에 15개년 무사고 비행이라는 대기록을 안겨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F-5A/B의 공식 은퇴에 따라 조종사들의 작전가능훈련은 F-5E/F로 이뤄지게 된다. 퇴역한 F-5A/B 전투기들은 전시용과 정비 실습 교육용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참 고 자 료 ]
F-5A/B(자유의 투사) 전투기는 1965년 도입돼 한국 공군의 초음속 시대를 열어준 지 정확히 40년 만에 퇴역한 F-5A/B 항공기는 1955년 미국의 노스롭(Northrop) 사에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63년 10월, F-5A 1호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했으며, 2년 뒤인 1965년 4월, F-5A/B 20대(F-5A 16, F-5B 4대)가 한국 공군에 인도되었다.
* 당시 공군의 주력기종은 아음속 전투기였던 F-86 세이버(Sabre).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쓰였던 노후 항공기였다. 이에 반해 북한은 초음속 전투기인 MiG-19와 MiG-21을 보유하고있었다.
이내 한국 공군은 총 120여대의 F-5A/B를 도입했으며, 한국 공군의 공중요격 및 지상공격을 수행하는 주력 기종이 됐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여러 차례의 대간첩작전에서 혁혁한 공훈을 세워 ‘간첩잡는 전투기’라 불리기도 했다.
* F-5A/B가 활약한 주요 대간첩작전
- 서해 목덕도 대간첩작전(1967.4.17)
F-5A 16대 등 출격, 50톤급 간첩선 1척 격침
- 소흑산도 대간첩작전(1969.10.13)
F-5A/B 38대 등 출격, 75톤급 간첩선 1척 격침
- 영덕 대간첩작전(1970.7.27)
F-5A 10대 등 출격, 60톤급 간첩선 1척 격침
- 거문도 대간첩작전(1978.4.2)
F-5B 3대 등 출격, 간첩선 1척 격침
또한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는 공군 특수비행팀「블랙이글 (Black Eagle)」의 기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능이 개량된 F-5E/F의 도입과 제공호 개발로 인해 ’80년대 말부터 2선으로 물러나 주로 조종사 고등비행 훈련이나 작전가능훈련 기종으로 활용되어 왔다.
F-5A/B는 그동안 성능 개량과 기체 구조 보강 작업, 부식 방지 작업 등을 통해 최초 설계수명 시간이었던 30년을 10년이나 초과해 운용할 수 있었다. 노후 기종에 대한 한국 공군의 놀라운 정비 기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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