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이그나로 교수, 건국대 학생들 멘토로 나선다
이그나로 교수는 멘토링의 첫 만남으로 2일 ‘더클래식500’에서 의전원 학생 5명과 저녁 식사를 한데 이어, 3일 낮에는 건국대 인근 식당에서 의학과 대학원생 5명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멘토(Mentor)―멘티(Mentee) 증명서’ 전달식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멘토링 시작과 함께 학생들과 ‘멘토-멘티 증명서’를 교환한 뒤, 학창시절과 공부, 노벨상 수상과 관련된 에피소드, 한국의 노벨상 수여 가능성, 과학 연구자의 자세 등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으며, 노벨상 수상자에게 우수 연구성과를 내기 위한 과학도로서의 덕목과 창의적 연구를 위한 자질 등 학생들이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한 학생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을 자유롭게 물어보고, 의학도로서의 고민에 대해 조언을 얻기도 했다. 이들 학생들은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멘토링을 신청한 학생들 가운데 선발됐다. 이날 멘토-멘티 협약을 시작으로 학생들은 앞으로도 수시로 면담을 신청하거나 이메일 등으로 이그나로 교수에게 학업과 연구에 관한 조언을 구하거나 상담을 하게 된다.
이그나로 석학교수는 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과 혈액 흐름에 관여해 심혈관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3월 건국대 석학교수(University Professor)로 초빙돼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한설희-신찬영 교수팀과 함께 KU글로벌랩(KU Global lab)을 운영하며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이그나로 교수는 “여러분은 어느 분야의 의사가 되고 싶나”라고 물으며 대화를 시작했다. 신경학 전문의, 장기이식 전문의 등 학생들의 대답을 듣고 그는 “어떤 분야에 몸을 담든지 모두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미래에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놓기 보다는 폭넓은 사고와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고민해보는 것이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또 의전원 수업이 너무 어렵고 복잡해 힘들다는 학생의 고민에 “교수가 되고 얼마 후 한 학기에 15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좌 4~5개를 담당한 적이 있었다”며 “강의부터 시험문제 출제, 채점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느라 몸은 힘들기도 했지만, 열정이 있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전혀 싫지 않았다”고 학업과 연구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공식적으로 UCLA 교수직에서 물러난 뒤에 야구, 마라톤, 로드 사이클(Road Cycle)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지만, 지금도 열정이 충만했던 그 시절이 가장 그립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묻자 “항상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힘들 때는 오히려 두 배로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했다”며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과 경쟁한다는 마음가짐을 한시도 잃지 않았고, 이런 점이 더 큰 성취감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열정을 잃지 말라”며 “당연한 것에도 질문하고 궁금해 하면서 그것의 답을 찾기 위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학생들에게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은 뒤 “예전에 한 학생이 ‘모든 것이 다 밝혀지고 증명돼, 더 이상 연구할 분야가 없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에게 ‘아직도 정말 많이 연구할 것이 남아있다. 우리는 이제 과학적 진실의 표면을 만지기 시작한 단계다’라고 조언해준 적이 있다”며 “본인이 열정만 있다면 그 어떤 분야든지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 내가 연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실험하는 것이나, 논문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지금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이를 활용해 열심히 고민하고 연구하라”고 덧붙였다. 이그나로 교수는 “미래에 연구를 할 때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협동”이라며 “각 학문 분야의 세밀화와 전문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 가지 연구에 여러 학문이 필요한 이 시점에 한 분야만은 어떤 성과를 이루기 어려우나 여러 분야가 합께 협동함으로서 한가지의 이론이나 결과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한 학생이 수상 후 가장 좋았던 점에 대해 묻자 “내 성과가 세계에 알려지고 물질적으로도 풍족해졌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사회 발전에 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성취감을 얻은 것 이었다”라고 답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화학과 생물학에 관심을 가졌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학문과 공부에는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대학교 때 동기 부여를 해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교수진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가족사를 이야기 하며 역경을 극복하는 열정을 강조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셨다. 아버지는 영어로 말하지도 쓰지도 못하셨다. 그래서 나를 도와주지는 못하셨지만, 좋은 교육을 받도록 격려해 주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기회를 갖지 못해 배우지 못한 것들을 나는 배우기를 원하셨다. 그들은 내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도록 격려하고 동기부여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현재의 연구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는 학생의 질문에 “어릴적 동물을 좋아했다. 그래서 수의사를 꿈꾸었다. 하지만 대학시절부터 기왕이면 ‘사람’을 공부하고 싶어 전공을 바꿔 연구에 매진, 세계적 석학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왜(why)’와 ‘어떻게(how)’라는 질문인데 사람들이 당연시 여기거나 사소한 의문도 궁금증을 갖고 물고 늘어졌다“고 회고했다. 학창시절 성적은 과학을 제외하면 남들보다 우수하지 못했다.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그나로 교수는 “흥미가 있는 분야를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학창시절 머리가 좋지 않았지만 한 우물을 파듯 오랜 시간 연구에 몰두한 열정의 힘이 빛을 보게 됐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연구하겠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멘토링에 참석한 정봉민 학생(의학전문대학원 1학년)은 “평소에 선망하던 노벨상 수상자와 멘토-멘티 관계를 맺고 가까이서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세계적인 석학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그에 대한 조언을 얻는 등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막 첫 번째 학기를 마치며 의사의 길에 들어섰는데, 이 자리를 통해 학업과 연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민지 학생(의학전문대학원 4학년)은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열정을 가지고 임하라’고 말씀하신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의전원 졸업까지 한 학기 남았는데, 졸업 후에도 교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고 언제나 도전하는 의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고미정 학생(건국대 대학원 의학과 석사과정)은 “세계적 석학과 함께 개인적 생각에서부터 과학연구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며 “많은 어려움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 열정에 감명 받았으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한 성공비결은 ‘동기부여’라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멘토링을 마치며 “젊은 학생들과 나누는 대화는 내게도 큰 도움이 된다”며 “학생들의 성공적인 진로설정과 동기부여를 위해 ‘멘토’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그나로 건국대 석학교수가 강조하는 멘토링 3가지>
1. 자신이 관심을 갖고, 흥미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파라.
이그나로 교수는 “자신이 흥미있게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30년 넘는 심혈관 질병연구 활동을 예로 들며, 노벨상은 특별한 사람이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많이 공부하고 오랫동안 연구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벨상을 타려면 젊은 시절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과목보다는 관심이 있고 궁금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찍어서 계속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나는 과학을 가장 좋아했고 세포와 세포가 어떻게 대화하는지 알려는 열망이 컸다. 가장 중요한 건 ‘왜’라는 질문인데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두고 사소한 것이라도 궁금증을 갖고 계속 파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2. 절대 포기하지 말라.
이그나로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무엇보다 “부모가 많은 격려를 해주고(encourage) 동기부여를 해주고 북돋아주었다”고 했다. 부모의 칭찬과 격려가 자녀가 공부를 잘 하게 되는 비결인 셈이다.
공부와 연구에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학생들에게 그는 “절대 포기하지 말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부하라”고 했다. 어려운 과제라고 하더라도 단계별 목표를 가지고 실천하면 다음 단계를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덧붙였습니다. “과학자의 사전에 포기라는 말은 없다”고 그는 몇 번이고 강조했다.
3. IQ는 잊어라, Why와 How로 무장하라.
“30년 넘게 쉬지 않고 연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한 여고생의 이같은 질문에 이그나로 교수는 서슴없이 “과학에 대한 사랑과 지식에 대한 열망” 이라고 답했다. “왜(Why)와 어떻게(How)라는 의문을 가지고 사소한 것에도 궁금증을 갖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스스로 “과학 외의 과목은 탁월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친구들보다 머리가 좋지는 않았지만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와 연구에 집중했다. 노벨상 또한 재능보다는 시간과 노력, 열정의 힘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학교 다닐 때 IQ가 높은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서 공부가 더 잘 됐다니깐. 내 머리가 별로라서 자극이 됐어. 날 믿어봐요.”
그는 어려서 동물을 좋아해 수의사가 되려다가 이왕이면 사람을 공부하자고 마음을 바꿨고 공기 중에 있는 산화질소가 몸 안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연구하던 중에 기체가 몸속에서 생리활동을 조정할 수 있다는 걸 발견해 노벨상까지 탔다고 소개했다.
건국대학교 개요
독립운동의 맥동 속에서 태어난 당당한 민족사학 건국대학교는 1931년 상허 유석창 선생께서 의료제민(醫療濟民)의 기치 아래 민중병원을 창립한 이래, 성(誠) 신(信) 의(義) 교시를 바탕으로 ‘교육을 통한 나라 세우기’의 한 길을 걸어왔다.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서울캠퍼스와 충북 충주시 충원대로 GLOCAL(글로컬) 캠퍼스에 22개 단과대학과 대학원, 4개 전문대학원(건축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10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며 교육과 연구,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건국대는 ‘미래를 위한 도약, 세계를 향한 비상’이란 캐치프레이즈 하에 새로운 비전인 ‘르네상스 건국 2031’을 수립, 2031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신지식 경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창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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