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김대환장관이 4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긴급조정제도는 5.16 쿠데타 이후인 1963년에 도입됐지만 그동안 1969년(박정희 군사독재치하) 대한조선공사 파업과 1993년(김영삼정권 하) 현대자동차 파업에 단 2차례 이용됐을 뿐이다. 긴급조정권은 군사독재정권들도 함부로 휘두르지 않던 거의 용도폐기된 칼이었다.

미국과 일본에도 긴급조정제도가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이 강제로 중재에 회부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 쟁의행위가 중지된 후에도 타결이 되지 못하면 노동조합은 다시 쟁의행위를 속개할 수 있으며, 발동권자 또한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라는 점이 노동부장관이 발동권자인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사측과 재계가 주장하는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수가 아무런 과장도 없는 것인지, 또 자율적인 파업해결 이후 충분히 보전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의문이 든다. 또한 긴급조정권 발동을 협박하는 김대환장관에겐 긴급조정권 발동을 통한 강제적 해결로 인한 엄청난 후유증과 그로 말미암아 진정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자초할 우려 등은 애초부터 안중에도 없었던 듯하다.

우리는 ‘개별 사업장의 노사분규는 노사자율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던 김대환장관이 오히려 노동분쟁의 자율해결 원칙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한다. 한국노총이 누차에 걸쳐 지적했듯 한국사회에서 ‘노사자율 원칙’을 정착시키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기에 노동계는 최대한 인내하며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 보려 갖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노동부장관은 계속해서 찬물을 끼얹으며 과거로만 회귀하고 있다.

사회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노사자율 해결원칙을 강조하던 참여정부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단 2차례 써먹었던 긴급조정권 발동이 이야기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우리는 참여정부가 정부 내 일부세력과 재계의 협박에 가까운 주장에 밀려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손쉬울 수 있는 노동탄압과 타율해결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 기막힐 따름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모델을 만들고 강압적으로 밀어부친다고 선진적 노사관계가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실질적 사회적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선진적 노사관계로 가기위한 첫 번째 과정일텐데, 김대환장관에게 노동조합과 노동자는 영원히 ‘매도’와 ‘관리’와 ‘진압’의 대상일 뿐이다.

2005년 8월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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