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관련 지원제도에 대한 인천작가회의의 의견서
이 두 사업 외에도 <문예지 구입 배포사업>이 실시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역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문화예술분야 청년인천 채용 지원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이 달의 우수 문학도서 보급 사업>이나 <문예지 구입 배포사업>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 지원사업> 등은 매 분기에 출간되는 다양한 문학도서 중에서 심의 과정을 거쳐 선정된 도서를 다량 구입, 전국의 국공립 도서관을 비롯, 문화 소외지역이나 계층 시설에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고사 상태에 놓여 있는 문학 출판을 활성화하고,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독자들 또한 전국 도서관에서 훌륭한 우리 문학의 성과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등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기왕에 실시된 심사결과가 과연 사업취지대로 공정한 심사를 거쳐서 실시되었으며, 특히 고사위기에 처한 지역문학을 활성화하는 데 얼마나 이바지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래와 같은 문제점과 의견을 개진하는 바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하여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재검토에 이루어져 이 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첫째, “힘내라 한국문학!”이라는 구호 아래 실시되고 있는 상기 사업들은 서울 중심으로 편중된 문학지형 속에서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의 문학적 편중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 <붙임>한 2분기 심사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문예지 구입 배포사업>과 <문예지 게재 우수작품 지원사업>이 중앙 문예지에 편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복되고 있다.
둘째, 지역에서 어려운 가운데 출간되고 있는 지역문예지에 대해서는 심사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배제되고 있다. 지역 문예지가 심사에서 배제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거니와, 사업취지에서 보건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지역문학의 활성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원사업이 대부분 명망가 위주이거나 기성의 문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열악한 문학환경을 감내하면서 한국문학이 진정으로 힘을 내기 위해서는 신진작가가 새롭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사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넷째, 위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서, 심사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문예지 구입 배포사업>에서 예시한 심사기준 즉 ㅇ 문예지로서의 대표성과 문학성, ㅇ 문학분야 발전의 기여도 및 파급효과, ㅇ 문예지 운영의 적정성 여부(원고료 지급 여부를 중심으로), ㅇ 동일 조건일 경우 지역 및 장르 안배 적용, 등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소수 몇몇 문예지만 나눠먹기식 사업이 될 것이다.
다섯째, 사업이 보다 객관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심사위원 명단 발표에 그치지 말고 심사결과에 대한 객관적 판단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지난 5월에는 역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문화예술분야 청년인천 채용 지원사업>의 경우, 전국 조직의 문화예술단체 중 한국문화의집협회 등을 비롯한 7개 특정단체와 전문 예술법인, 단체, 그리고 문화재단과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만이 사업추진 주체로 한정되었다. 이들 단체는 이미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인데, 민족문학작가회의와 같은 전국단체조차 신청을 할 수 없는 것 또한 부익부 빈익빈의 문화현상을 초래하는 잘못된 행정으로 불합리하다. 행정편의주의에 입각한 <청년인턴 채용 지원사업>은 전면 확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천작가회의의 의견서는 단지 지역의 소외된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문학의 활성화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를 위한 문학제도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당한 목소리의 표출인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각 지역의 작가회의 지회와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좀 더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우리의 정당한 문제제기가 슬기롭게 받아들여져 문학제도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귀단체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바이다.
2005년 8월 3일
인천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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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10일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