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V시민방송, 북한 종군위안부 피해자 현지증언 ‘아리랑고개를 넘어서’ 방영
일본의 포토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 씨가 지난 6년간 6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 곽 할머니의 증언과 함께 북한 현지생활을 담아낸 이 기록물은 열여섯 이후 온 인생을 일제에 유린당하고 암 투병으로 고통스런 말년을 보내고 있는 한 종군위안부의 삶을 통해 일제의 잔학상을 처절하게 고발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청천하늘에 잔별도 많고~ 우리네 살림은 늘어간다~
저기 저 산은 백두산이라지~ 동지섣달에도 꽃만 핀다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구비구비 묻어둔 한과 설움을 털어내며 무연한 목소리로 할머니가 불러주는 노래... 기차는 평원을 달려 할머니가 사는 함경남도 단천시를 찾지만 할머니는 거기 없다. 곽 할머니 가족들의 정성어린 환대를 받고 다시 차를 달려 함흥으로 할머니를 찾아간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 종군위안부 생활의 여파로 자궁암 등 비뇨기질환으로 평생 고생하고 이제 말년에 방광암으로 투병 중인 할머니. 노래를 잘 부르고 성격이 맑아 동네사람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곽 할머니는 북받쳐오르는 설움에 연신 눈물을 훔쳐내면서도 손녀와 함께 구성진 노래를 들려준다. 어제도 오늘도 ‘고향의 봄’을 부르며 눈물짓는데...“고향 생각이 나서... 충청남도인데, 군사경계선이 막혀 갈 수가 없고... 개울 옆 버드나무랑 앞산, 다 생각이 납니다...”
열여섯살 때 광주 지사공장에 다니다가 서울의 과자공장으로 가면 더 잘 먹고 더 잘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넘어가 강제로 끌려간 중국의 국경지대. “맨처음 칼 찬 일본군이 들어왔을 때는 범의 꼬리가 들어온 것보다 더 무서웠다”고 회상하는 할머니는, 구둣발에 채이고 가죽혁대로 얻어맞는 짐승만도 못한 ‘성노예’ 생활 2년만에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하지만 앞길은 그저 험하기만 하다... 일제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한 종군위안부의 기구한 삶이 눈물 속에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
[일문일답] 제작자 이토 다카시
일본인으로서 조선인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일본의 식민지지배로 피해를 입은 한국인과 조선인을 20년 가까이 취재하고 있다. 1991년 여름, 김학순 씨가 성노예였음을 밝히자 당장 뵈러 갔다. 이제껏 남북조선과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를 강요 당한 여성들 1백 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비디오에 등장하는 곽 할머니하고는 언제,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한국에는 피해자 취재를 위해 40번이나 방문했다. 조선반도의 북쪽에 사는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1992년부터 평양을 방문했다. 곽금녀 할머니하고는 1998년 처음으로 만났으며 이 비디오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만난 것이 6번째였다.
오랜 기간 동안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셨는데, 새로이 느낀 점은?
할머니들이 잇달아 돌아가시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마음 속으로부터의 사죄와 보상을 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 가해의 과거에 눈을 돌리지 않는 자세가 또다시 군사대국의 길로 치닫는 오늘의 일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기록물을 보는 한국인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사회에서도 이제 식민지시대 일본에게 당한 아픔은 희박해져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역사의 교훈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하며 이를 위해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잘못된 일에 대해 똑똑히 지적하는 관계가 되어야 일본과 한국, 일본과 조선민족 간의 참다운 신뢰관계가 이루어진다고 확신한다.
이토 다카시 약력
1952년생. 포토저널리스트.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아시아 민중의 시점에서 취재한다. 일본의 식민지지배와 전쟁으로 피해 입은 아시아 각국의 약 6백 명을 취재했으며, 일본 국내와 아시아 각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규모적 환경파괴를 취재하고 있다. 저서로 ‘깨어진 침묵’, ‘평양에서의 고발’ 등 다수.
RTV시민방송 개요
국내 최초의 시청자제작(퍼블릭액세스) 채널 RTV는 시청자가 수용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제작자와 기획자로 참여함으로써 시청자 주권과 새로운 시민권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스카이라이프 채널154로 2002년 9월 개국, 이후 케이블로 송출범위를 확대중이다. 2005년 5월 현재 주중(월~목) 20시간, 주말(금~일) 21시간씩 방송중이며, 주된 재원은 방송발전기금, 스카이라이프 지원금, 일반 시민의 후원금 등이다.
RTV의 운영을 맡은 재단법인 시민방송은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웹사이트: http://www.r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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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