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소크라테스’ 박철민, 향숙이 뺨친다
<목포는 항구다>에서 단 한 마디 대사로 송강호를 이을 충무로의 ‘넘버3’로 군림한 박철민. 그가 이번에는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탈옥수로 변신 여전한 입담을 과시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그가 맡은 역은 탈옥수 백창규. 하지만 조직의 강압에 의해 은행강도로 변신 주인공 구동혁이 혁혁한(?) 공을 세우는데 일조한다.
구동혁 강력계 형사 만들기의 재물인 만큼 극중에서 그의 고초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직에 붙잡히는 장면에서는 감독의 컷 사인을 듣지 못한 동료 배우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야 했다. 조직에 붙잡힌 이후에는 팬티 바람으로 일주일 동안 캐비닛에 갇혀 있어야 했다. 이 장면을 위해 그가 들인 공은 대단하다. 팬티 차림으로 좁은 공간에 쭈그려 앉은 모습이 마치 <살인의 추억>의 백광호의 고문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자신만의 ‘팬티 신’을 위해 무려 20개의 애드리브를 준비했다. 최진원 감독 역시 별다른 연기 지도를 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그에게 맡겼다. 이에 부응하듯 그의 청승맞은 연기는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을 포복절도하도록 만들었다. 특유의 불쌍한 표정과 잔뜩 움츠려든 자세, 특히나 천의 표정을 가진 얼굴은 대사 이상의 표현력을 발휘했다. 캐비닛의 문이 열리는 순간의 두려움, 조직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감동과 눈물, 그리고 캐비닛 안에서 보낸 일주일에 대한 회한. 인간의 희로애락 네 가지 표정이 순식간에 그의 얼굴에서 떠올랐다 사라졌다. 표정 연기의 달인 짐 캐리를 능가하는 다채로운 표정에 상대배우들은 웃음을 참지 못해 연신 NG를 난발했다.
다음날 이어진 은행 신은 전날에 이어진 코믹 연기의 진수와 몸을 사리지 않는 살신성인이 감동을 자아냈다. 조직의 강요에 의해 은행을 털다 구동혁에게 잡히는 설정. 인질극을 벌이다 구동혁이 나타나자 자신의 몸을 자해하며 구동혁의 진압(?)을 돕는다. 멀뚱히 바라만 보는 구동혁 순경 앞에서 혼자만의 원맨쇼가 압권이었다. 왼손으로 오른손에 들고 있던 총을 쳐서 떨어뜨리고, 자신의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강타하고는 뒤로 넘어진다. 휴지통을 들고서는 던지는 시늉을 하다 다시 한 번 자신의 몸에 타격을 가한다. 감독의 OK 사인이 떨어지고 나면 구동혁 역의 김래원은 참았던 웃음을 쏟아냈다. 김래원 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모인 스태프와 촬영을 구경하고 있던 제천 시민들 역시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은행 신의 하이라이트는 은행창구 유리창에 머리를 들이받는 장면. 촬영전 그는 “유리 한 장 뿐인 것 다 안다. NG 없이 단 한번에 끝내주겠다”는 농담으로 스태프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감독의 슛 사인이 들어가자 자신의 예언 그대로 단 한 번만에 촬영을 마쳤다. 촬영을 위해 준비된 특수 유리였지만 파편이 튀면서 손등에서 피가 흘렀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다음 촬영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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