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더 이상 사회적 이동을 위한 통로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연구 결과는 오히려 교육은 계층재생산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김경근 교수가 전국 교육연구소 네트워크에서 발표한 “한국사회의 교육격차” 에서는 수학능력고사의 평균이 강남-지방 읍면학생 사이에 43점차가 나타나는 것을 밝히고 있다. 대학 입학시험에서 가장 결정력이 높은 수학능력고사에서 지역과 계층 간의 교육격차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내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점수 격차가 32점에 이르는 것은 국가가 주관하고 있는 수학능력고사가 사교육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김현진 중앙고용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003년 중ㆍ고생과 대학(원)생 등 1198명을 대상으로 가구 소득별과 부모의 학력별, 거주 지역별로 월평균 사교육 지출을 조사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강남·송파·서초구)의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원 이상이 거의 절반이나 됐다. 반면 서울지역 비강남권은 50만원 미만이 84.5%로 대조를 보였다.
교육이 계층 재생산의 통로가 되고, 교육의 결과가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는 사회는 봉건 세습 사회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이러한 결과는 유아 단계에서부터 구조화되고 있다. 학교에 들어가기 이전에 적어도 “출발점 평등” 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가치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목고 진학을 위한 대비반이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4-5학년부터 만들어지고, 강북 지역에 있는 특목고 학생의 대부분은 강남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평준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던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서 지방자치단체마다 특목고와 외국인학교,공립형 자율학교 등, 특수 계층을 위한 학교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이러한 교육 불평등을 구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기회가 결정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고착화될 경우에 우리 사회는 남북 분단과 함께 또 하나의 분단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광복 60주년 경축사에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침을 천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의 양극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극화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모든 이들에게 질 높은 양질의 교육을 정부와 사회에 의해 사회적 기본권으로 부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유아 교육단계부터 진정한 공교육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적어도 고등학교 교육을 의무교육 단계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둘째 계층 간 지역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가칭 교육격차 해소와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시 군 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금의 격차가 서울의 경우에도 강남과 강북지역의 차이가 매년 수십억 원에 이르고 있는 모순된 상황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셋째. 이를 위해서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교육재정 6%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작년도에 1조억원이 넘는 세수 결함으로 오히려 교육재정은 악화되고, 시 도 교육청은 빛을 얻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노무현 정부는 계층간 지역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킨 정부로 평가될 것이다.
2005년 8월 16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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