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60년간 선원의 참정권을 방치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올해는 해방 60주년이자 정부수립 57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지난 60년 동안 선원들은 선원이라는 이유로, 단지 바다에서 배를 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우리나라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정치권이 너무 무심했습니다. 입법부인 국회는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고 선거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제도적·법률적 장치를 보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힘없는 약자들, 소외받는 사람들의 권익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고 대변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절차적 규정의 미비로 선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고 싶어도 사실상 행사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헌법재판소에 현행 공직선거법에 대한 위헌심판을 청구하려 합니다.

저는 2003년 12월 선상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습니다. 이를 위해 일본에 가서 자료도 수집해 왔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2000년부터 선상투표제를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6월 30일 제254회국회(임시회)에서도『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일부개정법률안』(현행 공직선거법) 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하였습니다. 주요골자는 선원들이 팩시밀리 등 전자통신기기를 이용하여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상투표제도를 도입하려는 취지였으나, 아쉽게도 본회의에서 찬성 117 반대 123 무효 23으로 부결되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권을 보유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부재자 신고와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바다 위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선원들이 부재자 신고를 하거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나 방법이 미비하여 사실상 투표를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선상투표제도가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논란의 핵심은 선상투표를 할 때 과연 비밀선거가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절차상 원칙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참정권에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현재는 절차적인 문제점도 해소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자통신기기를 이용한 선상투표제가 가능해졌고 선장 책임 하에 공정한 선거관리도 가능합니다. 선원들의 민주역량이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설령 비밀선거의 원칙이 우려스럽다 하더라도 참정권의 보장과 상충될 때 무엇이 우선이냐는 문제는 명약관화 합니다. 일본의 최고재판소에서는 비밀선거의 원칙과 참정권 보장이 서로 상충될 경우 국민에게 참정권을 보장하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참정권이야말로 신성불가침한 천부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입니다. 선원들은 전국 방방곡곡에 있습니다. 바다와 맞닿지 않는 두메산골 출신도 많습니다. 4만 여명의 선원들은 수개월 동안 거센 풍랑과 폭풍우 등 온갖 어려움에도 해양수산의 발전과 외화가득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국가에 대한 병력, 납세 등 모든 의무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공간이 해상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근로의욕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마저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선원들의 투표권을 찾아줘야 합니다. 더 이상 선원들의 기본권을 방치하는 것은 정치권의 직무유기나 다름없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의 위헌성을 바로잡기 위해서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바입니다.

2005. 8. 18.
국회의원 김 형 오
국회의원 장 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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