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고위직 인사에서 전남 출신을 집중 등용하고 있다. 청와대는 인물 위주로 인사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라고 하지만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시 노 대통령다운 화끈한 인사이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악화된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권 나름의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같은 호남인데 전북은 고려되지 않은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전북은 아직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작년 총선 이후 전남지사를 비롯하여 목포시장, 진도·해남·강진 군수 등 연이은 재보궐선거 패배와 최근 대연정 및 국민의 정부 도청 발표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광주 전남에 대한 노 대통령의 고민이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형적인 인사를 대하는 광주 전남 사람들은 감사하다는 생각보다는 의아하고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전남 출신의 법조계 싹쓸이가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이래저래 전남 사람들만 욕먹게 되어 있다. 언제 전남 사람들이 법조계 싹쓸이 인사를 희망했는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런 고위직 인사가 그 지역의 일반 서민대중들에게는 ‘강 건너 고층빌딩’ 일 뿐 그들의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다.

호남소외의 핵심은 경제이고 특히 서민대중의 민생경제이다. 일반 국민들은 호남출신이 5년간 집권했고 현 정권도 호남을 중심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이제 호남의 경제적 소외, 경제적 불평등이 많이 해소된 걸로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경제적 불평등은 이미 구조화되어 더욱 심화되고 대물림까지 되고 있다. 모든 것을 말해주는 인구 면에 있어서 인구의 대외유출 1위가 전북이고 2위가 전남이다. 매년 각각 3만명 이상의 인구가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매년 군(郡)이 하나씩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먹을 것’이 있다면 인구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시도별 재정자립도는 전남이 14%로 꼴찌이고 전북이 18%로 그 다음이다.

행자부의 ‘낙후지역 선정지표’ 계산공식에 따른 전국 234개 시군구의 활력도 조사 결과도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남 1위인 목포는 전국 87위, 광주 1위인 서구는 전국 79위에 그쳐 있다. 전남은 하위 50위 안에 전체 22개 시군구중 64%인 14개가 포함되어 있다. 전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5.18 때 광주를 방문한 노 대통령은 호남민심 악화에 대한 보고를 받고 호남인들에게 섭섭함을 표시했다고 지역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섭섭해 할 쪽은 노 대통령이 아니다. 정치적인 문제는 그만 두고라도 정부가 호남고속철, 새만금, 부안 방폐장,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 등 지역현안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근에는 전남지역 최대현안인 ‘J프로젝트’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호남고속철은 지역민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가고 있다.

노 대통령이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국가균형발전은 호남과 강원 등 가장 낙후된 지역에 국가의 재원을 우선적으로 투입시켜야 이루어 질 수 있는 일이다.

이런 핵심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법조 등 사정 정보기관에 유례없이 전남출신 인사를 집중 배치시키는 기형적 인사는 전시성 이벤트일 뿐 소외지역의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대법원장 백 명 시켜주는 것보다 공장 하나 지어주는 것이 서민대중에게는 와 닿는 일이다.

2005년 8월 21일
민주당 대변인 유종필(柳鍾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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