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나라 없는 백성은 개와 똑같아. 만약 일장기가 올라가고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것을 알았다면 난 베를린 올림픽에서 달리지 않았을 거야”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1912∼2002)은 생전에 이런 말을 자주 되뇌었다고 한다.

1936년 8월 9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 손 선생은 시상대 위에서 시종 고개를 떨어뜨리고 땅바닥만 내려다봤다. 일장기를 달고 참가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있는 힘껏 달린 자신에 대한 회한과 나라 잃은 설움 때문이었으리라. 그 이후 손 선생은 일제가 끝날 때까지 마라톤을 멀리했다.

광복이 되자 손 선생은 다시 마라톤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선수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마라톤 유망주 20여 명을 뽑아 서울 안암동 자택에서 밥을 먹여가며 훈련을 시켰다. 이때 훈련한 선수중 서윤복(82)씨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1947년)에서 2시간 25분 39초로 1등을 했고 런던 올림픽에도 세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미군정시기라 별다른 국가 지원이 없던 시기에 손 선생은 선수들의 합숙비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고 한다. 제자인 서윤복 선생은 “선생님이 합숙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전한다.

얼마전부터 인터넷에서는 손기정 옹의 금메달을 보관하고 있는 육영재단에게 메달을 유족에게 돌려주던지 국가에 헌납하라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한 네티즌에 의해 시작된 이 운동은 17일 오후 벌써 3000명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메달이 육영재단으로 간 계기는 세계 아동의 해인 지난 79년 5월 손 옹이 널리 일반에 전시해 달라는 뜻으로 금메달과 전국에서 보내온 축전 등 총1500여 점을 육영재단 측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손 옹의 유족들이 "메달의 보존 상태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단 측은 "잘 보관되어 있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하면서 문제가 붉어졌다.

사회적 여론이 일자 박근영 육영재단 이사장은 16일 서울 어린이회관 3층 집무실에서 손 옹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따낸 우승 메달과 헬름스 체육상 메달, 그리고 베를린올림픽 참가 기념메달 등 3점을 공개했다. 메달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격 공개를 결정했으며 육영재단은 손옹의 금메달에 관한 보유권과 기념관에 대한 정통성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메달을 공개 하기전에는 육영재단 사무국장조차 자신들이 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지도 몰라 "그런 물품을 보관한 일이 없다"고 딱 잡아떼기도 했던 뒤에 나온 강변이라서 더욱 기가 차다. 어떻게 관리했냐고 물으니까 96년도까지는 어린이 회관 문예관에 전시하다가 보안상의 이유로 금고에 보관해 왔다고 한다. 보관의 수준이라는 것도 관계자가 직접 닦아서 면직물에 싸둔 정도다.

손기정 옹이 육영재단에 금메달을 맡긴 것은 후세에 널리 알리고 항일정신을 일깨우기 위함이었지 골동품처럼 보관함에 넣어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하라는 뜻이 아니었을 것이다. 육영재단은 손기정 기념관을 진작에 개관하려 했으나 재정이 부족해서 늦어졌으며 재정이 확보되는데로 기념관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했다.

본인들이 능력이 없어서 못하면 국가에 헌납하거나 능력있는 곳에 맡기면 될 일인데 지금까지 꽉 움켜쥐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기념관 개관에 엄청난 재정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2억원 정도 필요하다는데 그 정도 재원도 마련 못해서 26년동안 개관을 늦춰왔다면 육영재단은 이제 손기정 기념관에서 손을 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 젊은 대한 청년이었던 손기정옹이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주었던 기쁨과 일장기를 달고 달릴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슬픔을 상징하는 손기정옹의 금메달은 단순히 특정한 누구의 것이 아닌 국가적 유산이다. 젊은 네티즌들이 메달을 국가에 헌납하라는 캠페인을 스스로 만들어서 진행하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따라서 나는 육영재단이 손기정 옹의 기증품을 국가에 반환하는 것을 포함하여 이번기회에 손기정 옹의 금메달을 문화재로 지정할 것을 건의한다. 잘 보존하여 후세에 물려줄 가치가 있는 국가적인 유산이 문화재라면 손기정옹의 금메달이 문화재가 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귀중한 물건에 대해 특정 재단이 단지 기증받았다고 해서 자신들이 보관의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공개, 비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유족에게 조차 보여주지 않는 뻔뻔한 행동을 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나는 문화관광위 위원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손기정옹의 금메달이 국가문화재로 지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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