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8편
커커시리 Kekexili:Mountain Patrol
루 추안 LU Chuan 감독 / 중국 / 2004년 / 91분 / 극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되어 있는 티벳 천혜의 고원 커커시리. 이 곳에서 야생 영양 밀렵이 자행되자 산악 경비대는 불법 밀렵꾼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산악 경비대를 취재하는 젊은 기자는 이들의 삶이 보기만큼 영웅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광활한 티벳 고원을 배경으로 밀렵꾼을 쫓는 산악 경비대는 멋있는 영웅이 아니라, 신념을 위해 생업까지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택하는 외로운 사람들이다.
1994년에서 1996년까지 활약했던 산악 경비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중국 5세대 영화의 감성과 할리우드 서부극 양식을 절묘하게 결합하고 있는 이 영화는 2005년 베를린 영화제, 선댄스 영화제 등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월마트와 한판승부 Talking to the Wall
스티브 앨브즈 Steve Alves 감독 / 미국 / 2003년 / 57분 / 다큐
거대 기업 ‘월마트’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그린 다큐멘터리.
“매일 가장 싼 가격으로 쇼핑하세요! (Everyday Low Price!)”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다국적 유통기업 월마트의 슬로건이다. 그러나 휴지와 탄산음료를 싼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우리가 지불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감독은 생태적인 고향 마을에 거대한 건물을 짓고 주차장을 만드는 월마트에 대항하여 싸우는 작은 전쟁에 주목한다. 이들의 전쟁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경험한다. 소비자본주의와 다국적 자본의 흐름 속에서 생태적 가치와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작품.
머핀 맨Muffin Man
제시카 아이즈너 Jessica Eisner 감독 / 미국 / 2003 / 93분 / 극
인류를 멸종 위기로 몰아가는 ‘유행성 비만’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섬뜩하게 그려낸 영화.
먼 은하계에서 온 미래의 인류학자들이 고대 행성인 지구를 연구하며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현대 인간)에서 호모 트윈쿠스 (일명 ‘머핀 맨’)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동시에 남자가 여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는 고전적 러브 스토리의 패턴 속에, 남자가 너무 많은 도넛을 먹게 되는 바람에 겪는 비극적 운명을 함께 그려나가고 있다.
작년 <수퍼 사이즈 미>에 이어 해학과 풍자로 가득 찬 재기 넘치는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띄고 있는 픽션 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제시카 아이즈너는 비만이 사람들을 죽이는 전염병이라는 위기 의식에서 직접 이 영화의 대본을 쓰고 제작까지 했다.
게오르기와 나비들 Georgi and the Butterflies
안드레이 파우노프 Andrey Paounov 감독 / 불가리아 / 2004 / 60분 / 다큐
불가리아의 시골에서 다 쓰러져가는 정신병동을 운영하는 게오르기 원장. 그는 자연을 활용해 생계 문제와 치료를 동시에 해결하는 이른바 ‘에코 테라피’를 시도한다. 달팽이 요리, 타조 농장, 보리빵 등 끊임없이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는 족족 실패하는 게오르기 박사. 엉뚱한 원장 게오르기와 순박해서 코믹하기까지 한 정신병 환자들의 일상을 경쾌하게 그렸다.
다큐멘터리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과 그들의 낙천적 자세가 극영화 이상의 재미를 주는 작품. 동유럽 특유의 음악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늘이 엄마보다 더 좋아 Garlic is as Good as Ten Mothers
레스 블랭크 Les Blank 감독 / 미국 / 1980년 / 51분 / 다큐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우리의 먹을 거리 문화를 넌지시 꼬집는 마늘 찬양가.
각종 요리에 들어가 풍미를 돋우는 마늘이 늘 환영 받는 것만은 아니다. 익히지 않은 마늘을 먹기는 영 내키지 않는 일이고, 입에서 풍기는 마늘 냄새는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나 미국 남부 뉴올리언즈 지방의 독특한 음악과 음식 문화를 카메라에 담아온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 레스 블랭크는 마늘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마늘 전문 식당에서부터 마늘 왕관을 쓰고 축제에 모인 마니아들까지, ‘마늘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울트라맨 - 어윈 발데베니토 이야기 Ultraman: The Minimal Story of Erwin Valdebenito
크리스찬 리튼 Cristian Leighton 감독 / 칠레 / 2004년 / 75분 / 다큐
매일 23킬로미터를 달려서 출근하는 평범한 공무원 어윈 발데베니토의 이야기.
42.195 킬로미터 마라톤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울트라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주인공의 노력과 일상을 따라간다. ‘울트라 마라톤’은 24시간, 48시간 등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얼마나 달렸는가를 재는 경기도 있고 600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달리는 방식도 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완주하지도 못하는 ‘울트라 마라톤’ 경기에서 어윈 발데베니토는 네 번이나 승리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울트라 마라톤 그 자체라기보다 마라톤을 하기에 극도로 불편한 도시 환경에서 자신을 북돋워가며 트레이닝을 하는 발데베니토의 생활 습관이다.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Valley of Sighs
카린 괴이여즈 Carin Goeijers 감독 / 네덜란드 / 2004년 / 51분 / 다큐
스페인 피레네 지역 외딴 계곡에 살고 있는 ‘농촌 총각’ 호세와 후안의 장가가기 프로젝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낡은 주거 시설과 부족한 문화 혜택, 그리고 농업의 어두운 전망 때문에 농촌 총각들이 결혼하기 힘든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감독은 마을 남자들의 일상적인 고민과 대화 속에서 그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미래의 꿈을 담는다. 작품의 원제는 “탄식의 계곡 (Valley of Sighs)”.
농촌 총각 문제를 과연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 것인지 묻고 있는 영화는 중간중간 남자들의 탄식과 함께 어떻게 하면 여자들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장면들로 미소 짓게 한다.
이 땅은 너의 땅 This Land is Your Land
로리치틀 Lori Cheatle , 데이지 라이트 Daisy Wright 감독 / 미국 / 2004년 / 82분 / 다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환경의 문제를 냉철한 시선으로 성찰하는 다큐멘터리.
가족과 이웃의 온정이 넘치던 축제의 공간은 어느새 다국적 기업의 간판과 네온 사인, 그리고 각종 브랜드로 넘쳐나는 3차원 광고판이 되어 버렸다. 자본은 지방 특유의 다양한 색을 지워버렸을 뿐 아니라 지역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괴물 같은 힘이 되었다.
나의 땅, 나의 삶의 터전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감독은 미국 전역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풍부한 자료화면, 그리고 도시 환경을 포착하는 예리한 카메라를 통해 현대 도시 공간이 처한 문제를 담는다.
서울환경영화제 개요
국내 최초로 ‘환경’을 테마로 하는 서울환경영화제는 2004년 10월에 첫 발을 디뎠으며 환경영화 사전제작지원 제도 등을 통해 수준 높은 환경 영상물의 창작과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
웹사이트: http://www.gffi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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