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2005년 8월(1~26일 평균) 현재 엔화에 대해 1월대비 9.3%, 2004년 1월대비 20.9% 절상.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 이하로 하락하는 것은 1998년 7~8월(각각 925.10원, 901.46원)이래 처음. 외환위기 이후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000원대를 지속했으나 2005년(1~8월 평균)들어 950원대로 하락.
엔화는 달러화, 유로화에도 약세
2005년 들어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기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도 8월 현재 지난해 하반기 평균대비 0.4% 절하. 엔화는 2005년 1월 달러당 103.24엔에서 8월(1~26일)에는 110.78엔으로 6.8% 절하. 달러당 110엔대의 환율은 2004년 하반기 평균 107.86엔을 상회. 유로화에 대해서는 5~6월의 강세에서 다시 약세로 전환.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4월까지 1월대비 2.3% 절하되었으나, 유로 헌법안의 부결 등의 영향으로 5월과 6월에는 다시 강세로 전환. 6월 이후 엔/유로 환율은 다시 상승, 8월 현재 1월대비 0.4% 절하.
이 같은 엔화 약세는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 따름. 일본의 2005년 2/4분기 실질GDP는 전기분기대비 0.3% 성장에 그쳐 당초 예상치 0.5%를 하회. 일본경제는 2004년 4/4분기 이후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으나 재고조정과 수출 둔화, 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이 지연. 일본 주식시장의 상대적 부진과 낮은 금리도 엔화 약세에 영향. 2005년 7월말 현재 Nikkei지수는 2003년 1월말 대비 42.7% 상승했으나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87.8%, 44.2% 상승. 일본 정부채권의 수익율도 같은 만기의 한국과 미국 채권을 크게 하회.
엔화 약세의 영향
2005년 들어 원/엔 실제환율이 균형환율을 하회
외환위기 이전에는 원/엔 실제환율이 균형환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실제환율이 균형환율에서 괴리. 외환위기 이후 2003년 말까지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100~1000원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 이는 외환위기로 인한 대외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외환정책의 하나로 원ㆍ엔 교환비율을 10:1로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했기 때문. 같은 기간 중 원/엔 실제환율이 균형환율을 상회해 엔화에 대한 원화의 저평가세가 지속.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 개방과 경상수지 흑자 누적으로 원화의 절상압력이 커지면서 실제 원/엔 환율이 균형환율로 접근.
2005년 1월 이후에는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세 지속으로 실제환율이 균형환율을 하회하며 원화가 고평가된 상태. 2005년 7월 현재 원/엔 실제환율(100엔 당 927.2원)은 균형환율 대비 3.9% 절상된 상태. 2005년 8월 현재 원ㆍ엔 교환비율은 9.2:1로 1월의 10:1을 크게 하회(2005년 1월 10:1 → 2월 9.7:1 →8월 9.2:1). 원화는 1월 이후 달러화에 대해서도 고평가세를 지속. 엔화와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무역수지 흑자규모 축소와 경제성장률 하락 등 부정적 영향 유발. 원화 강세로 인한 수입단가 하락은 소비재 수입의 증가와 원부자재 및 자본재의 해외의존도를 심화시키는 요인. 내수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로 수출이 부진할 경우 성장률 둔화가 우려.
가격 경쟁력 약화로 수출 차질 발생
원화와 달러화에 대한 엔화 약세로 미국시장에서 주력 품목의 수출이 부진. 엔화 약세와 함께 경쟁국의 저가 공세 및 IT 경기의 부진 등으로 무선통신기기, 반도체의 대미 수출 감소폭이 확대. 엔화 약세가 두드려졌던 2005년 상반기 반도체의 대미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 휴대폰의 대미 수출은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중저가 시장 공략까지 더해져 2/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44.6% 감소. 자동차의 수출도 2005년 2/4분기에는 감소세로 전환. 고유가와 GM, Ford 등 미국 자동차 업계의 가격 할인 등의 영향으로 미국의 자동차 수입이 2/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0% 감소.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엔화약세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중 전년동기대비 11.4% 증가한 반면 한국은 9.8% 감소.
우리 수출은 결제통화 중 달러화 비중이 80% 이상으로 원화에 대한 엔화가치보다는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의 변동에 더욱 큰 영향을 받음. 전체 수출에서 대일본 수출 비중은 8.6% (2005년 1~7월 현재)에 불과. 원화와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1999~2003년 중에는 원/엔 환율 1% 상승은 대일본 수출을 0.9% 증가시킴. 2004년 1월 이후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절상폭이 엔화보다 커지면서 원/엔 환율과 대일본 수출의 관계가 통계적 유의성을 가지지 않음. 엔/달러 환율과 주요국가 및 경제권으로의 수출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유로지역으로의 수출이 엔/달러 환율에 상대적으로 민감.엔/달러 환율의 변동에 대한 미국, 유로, 아세안, 중국으로의 수출 탄력성은 각각 -1.01, -0.91, -0.84, -0.16으로 나타남. 이는 소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일본과의 가격경쟁이 크다는 것을 의미.
엔화 약세 지속 시 대일 무역적자 확대 우려
원/엔 환율 하락 만으로는 단기간 내에 대일본 수입 증가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 일본으로부터 수입 중 가격탄력도가 높은 소비재 비중은 전체 수입 중 7.0% (2000~2005.1-7 평균)에 불과. 대일 수입 중 철강, 기계, 전자 등 내수 및 수출용 원자재와 자본재 비중(2000~2005.7)이 각각 35.9%, 55.6%로 전체 수입의 91.5%. 2004년 현재 원유를 제외한 원자재 수입 중 대일본 원자재 수입비중은 19.2%(2005년 1~7월 중은 19.5%), 자본재의 경우는 30.5%(28.0%). 원/엔 환율이 하락해도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영향으로 대일본 수입의 급증은 없을 전망. 2005년 1~7월 중 원화가치가 엔화에 대해 9% 내외로 절상되었어도 대일 수입 증가는 2.9% 증가에 그침. 특히 수출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수출용 자본재의 수입은 같은 기간 중 전년동기대비 1.7% 감소.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대일본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부담은 축소. 엔화의 원화와 달러화에 대한 약세는 대일본 원자재 및 자본재의 수입부담을 경감. 일본 수출의 결제통화는 달러화(48.6%)와 엔화(40.1%)가 86.9%를 차지해 원화의 달러화 및 엔화 강세는 우리기업들에게는 유리한 상황. 2005년 1~7월 중 달러화와 원화에 대한 엔화가치 하락은 대일본 수입단가 하락요인으로 작용.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이미 심화된 대일 무역의존도 및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 2005년 하반기 이후 내수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내수용 자본재 및 원자재 수입의 대일 의존도 심화가 예상. 2005년 1~7월 중에도 대일 무역적자는 139.6억 달러로 대중 무역흑자 126.1억 달러, 대미 무역흑자 55.7억 달러를 상회.
전망 및 시사점
엔화 약세요인 점차 약화
일본 경제는 2005년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됨. 일본은행은 200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005년 7월과 8월 2개월 연속 경기상황판단을 상향 조정. 일본 내각부도 8월 중 경기판단을 상향조정. 수출과 생산 호전, 고용사정의 개선 등이 경기회복의 주요인. 일본의 2/4분기 중 상용직 근로자수가 전년동기대비 0.9% 증가해 1998년 1/4분기 이후 최고의 증가세를 기록. 2005년 경제성장률도 당초(1.2%)보다 상향 조정된 1.9%로 전망.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현재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 2005년 8월의 엔/달러 1년물 선물시세는 달러당 106.05엔으로 8월 현물 시세보다 달러당 4.73엔이 낮음. 이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예상과 미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과. 미국은 2005년 상반기 중 3.6%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나 하반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 2006년에는 경제성장률이 3.2%로 하락할 전망. 미 연방은행 의장 앨런 그린스펀은 8월27일 연준 컨퍼런스에서 쌍둥이 적자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을 미국경제의 위험요소로 지적.
대일 수입 의존도 축소와 수출 상품의 경쟁력 제고
수입 대체노력을 통한 자본재와 원자재 위주의 대일본 수입 비중을 축소. 일본은 전체 수입의 21%(2004년 기준)를 차지하는 제1 수입국이며 대일본 수입 중 원자재와 자본재수입이 90% 이상을 차지. 외환위기 이후 대일본 수입 증가율은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며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 2005년 1~7월 중 대일 수입은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회복 지연으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에 그쳤으나 대일 무역적자(139.6억 달러)는 전체 무역흑자 규모 143.0억 달러에 접근.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제품의 수입단가 하락은 대일 수입의존도를 높여 국내제품의 생산 및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원부자재 및 자본재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은 안정적인 국내 생산기반의 확충과 함께 기업들의 환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
품질 제고와 새로운 시장선도 수출 품목 개발로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를 극복. 연구개발을 통한 수출 품목의 품질 개선과 적극적 해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제이디 파워(J.D. Power)는 2004년 상반기 회사별 품질평가 결과에서 현대자동차를 도요타에 이어 혼다와 공동 2위로 선정, 현대자동차의 해외 수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임. 기존 제품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박람회 및 국제행사 지원 등 제품 및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 주력 품목을 개발. 반도체, 휴대폰, PDP/LCD 등 IT부문에서는 시장선도적 지위를 가진 제품이라도 가격경쟁이 치열해 원가상승이나 원화가치 상승 등을 수출가격에 전가시키기 어려움. 시장 선도제품의 경우에도 제품 및 가격 차별화를 통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품질과 가격 경쟁력 변화에 대응.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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