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작가회의, 계간 ‘작가들’ 2005년 가을호 발간
“깨어있는 삶, 깨어있는 문학”을 모토로 내걸고 지역 문예지로서의 특성을 자각하면서 출간하고 있는 「작가들」이 계간으로 전환한 지 4호째 1년을 경과한 것이다.
인천 지역의 태반을 둔 지역 문예지 「작가들」이 중요하게 다루는 꼭지가 바로 <현장통신>이다. 이번호의 <현장통신>은 '문학산의 위기와 활로'이다. 인천 지역 역사의 시원지이면서 전통시대 인천문화의 중심지였던 문학산이 최근에 처한 곤경을 두루 살펴보고 문학산을 되살리기 위한 활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1950년대 후반 미군에 의해 강제 징발된 이후로 오늘날까지 미사일 공군부대가 진주하면서 그 정상에 아무도 오르는 못했던 문학산이 1998년 미사일 오발 사고를 계기로 인천시민에게 귀환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최근에 국방부가 이곳에 다시 패트리어트 미사실 기지 설치의사를 밝혀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문학산의 역사유적과 보존'에 대해 견수찬 씨가 '문학산의 생태적 위기와 활로'를 권창식 씨가, '문학산의 귀환, 동북아의 평화를 위하여'는 이희환 작가들 기획위원이 수고하셨다.
한편, 6.15 시대를 맞아 해방 이후 처음으로 지난 여름 남·북 민족작가대회가 평양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 대회에 참여한 신현수 본회 지회장의 생생한 대회 참관기가 대담으로 소개된다. 북녘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보고와 함께 이미 ‘6·15시대’로 들어선 우리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은 남·북의 독자를 모두 염두에 두는 통일의 문학이어야 하지 않겠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시란은 역시 가을을 맞이하여 풍성하기만 하다. 인천에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향토사학가이자 시인인 조우성 씨를 비롯하여 인천문인협회장인 김윤식 시인이 시를 주셨고, 그외에도 정민나, 김형식, 유정임, 박성한, 홍승주, 함순례 등의 여러 시인들이 신작시로 시란을 빛내주셨으며, 소설란 또한 조혁신, 기정옥, 김해림 씨 등이 동시대의 진실을 담아내고, 서사의 향방을 묻는 진지한 열작들이 주옥처럼 성성하기만 하다. 일독을 권한다.
이번호의 <특집>은 '민족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이미 낡은 ‘민족주의’ 담론에 대응하여 ‘탈민족’의 담론이 승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는 가히 ‘민족’간의 치열한 역사 투쟁과 기억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 즉하여 특히나 젊은 평론가들의 재기에 찬 빛나는 사유를 통해 오늘날 ‘민족’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를 ‘민족’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고민하면서 각기 다른 사유와 실천의 길로 나아갔던 지식인들인 신채호, 이광수, 최남선의 행로에 비추어 탐사해보려 했던 것이 이번 특집의 목적이었다. '신채호의 민족학적 상상력'에 대하여 노연숙 씨가, '이광수의 문화적 민족주의'에 대해' 신지영 씨가, '최남선, ‘민족’이라는 신앙과 신학의 한 기원'에 대해 구인모 씨가 민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필독을 권한다.
「작가들」은 이번 14호를 계기로 1년간의 계간지로의 안정적 재편을 일단락하면서, 보다 내실있는 지역 문예지로 전화하고자 또 한 번의 혁신을 준비하려고 한다.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작가들 내부에서의 치열한 비평과 토론을 되살리고, 아울러 일반 독자분들이 보다 다양하면서도 친근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엄숙한 문학의 경역을 과감히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의 글과 작가들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에서 새로운 삶의 담론과 실천이 싱싱하게 산출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웹사이트: http://www.writers.or.kr
연락처
인천작가회의 이희환 010-7123-8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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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10일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