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중견수필가 임수진 두 번째 수필집 ‘향기도둑’ 펴내

끊임없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며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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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드림출판사
2015-10-07 11:17
서울--(뉴스와이어)--좋은 향기는 누구나 깊이 들이마신다. 간직할 수 없으므로 기억하려는 까닭이다.

중견수필가로 성큼 성숙해진 임수진의 두 번째 수필집 ‘향기도둑’이 해드림출판사에서 나왔다. 첫수필집 [나는 여전히 당신이 고프다]를 발표한 이후 5년 만이다.

‘누군가 내 상처를 아는 체 해주었을 때 위로가 되는 것처럼 독자의 마음을 만져주고 싶다’는 ‘향기도둑’은 수필을 잡은 시간만큼이나 완숙해진 모습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여 계산된 문학적 장치를 통해 새로운 기법으로 작품들을 빚어냈다.

낯선 곳에 불시착해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다

누구나 낯선 곳에 불시착해 있는 듯한 불안감을 느껴 우울해질 때가 있다. 이런 일상에서 작가 임수진은 붓끝을 창밖으로 내보낸다. 거기에서 햇빛이 만져지고, 바람이 만져진다는 것을 안다.

사람은 위로가 필요한 곳은 내보이기를 주저한다. 가장 아픈 곳은 가장 깊은 곳에 있기 마련이다. 아무도 가까이 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고 있다. 더구나 작가는 누군가의 마음을 만지거나 자신의 마음을 만지게 하는 일에 서툴다. 그래서 글을 쓰고, 글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만져주고 건드려주고 싶은 것이다.

행복과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향기도둑’에서 작가가 애틋하게 드러내는 것 하나는 평소 엄마를 어둡게 하였다는 성찰이다. 엄마를 밝히는 일은 지극히 평범했다. 함께 밥을 먹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드라마를 같이 봐주고, ‘엄마’라고 불러주며 앞섶으로 손을 불쑥불쑥 집어넣어봐 주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소소한 그것을 못해 엄마를 늘 캄캄하게 꺼두었다. 그 미안한 마음들이 이번 수필집 곳곳에서 잿빛으로 채색되어 있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존재감이 각별한‘엄마’가 독자 아픔을 터치해주는 향기의 메커니즘 역할을 한다.

아로마 세라피, 그 섬유질 같은 감동을 향기로 담았다

지난날 기억 속 삽화를 잔잔하게 끼워둔 듯한 ‘향기도둑’에서 ‘향기’는 그녀의 ‘순수하고 자연적인 섬유질’이다. 대부분 여류 수필가들의 내성이 ‘섬세’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은 임수진의 수필이‘아로마 세라피’와 같다.

‘향기도둑’에는 향기로운 지난 시간들이 고스란하다. 오래 전 스쳐지나갔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그 시간의 문향으로 승화되어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만져지지 않는 것을 만져지게 하여 저장한 그것이 ‘아로마 세라피’로서의 ‘향기도둑’이다.

저자의 마음속에는 때 묻지 않으려 몸 사리는 순정한 소녀도 있다. 그 깨끗한 순정을 지키고자 세속을 떠나 멀리 오지로 비켜 있고 싶은 저자이다. 언뜻 일상을 얘기한 듯하지만 그 속에는 정제되지 않은 어린 감성이 드러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내 고향은 오지 중의 오지, 불도 들어오지 않던 청송의 작은 산동네였다. 살아오면서 나는 도회지 출신을 부러워해 본 적이 없다. 고향을 떠나서도 나는 늘, 나를 업어서 기른 느티나무의 거친 나무껍질을 그리워했다. 때문인지 내 글감의 모티브는 고향일 때가 많다. 옛집과 여우와 도깨비, 부엉이와 개구리 알, 반딧불을 손바닥에 올리고 뛰어다니던 골목길, 미끄럼틀이 되어 준 무덤, 그 이야기를 쓰고 싶어 작가가 되고 싶었다.

이제 집은 터만 남았고 동네엔 아는 얼굴 한 명 없지만 완벽한 성형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 정도의 변화라면 얼마든지 유년을 재생시킬 수 있다. 내 고향 청송은 아직도 사람 손을 많이 타지 않았다. 오지라 더 아름답다.

‘오지라서 더 아름답다’ 중에서

‘향기도둑’의 대문 같은 짧은 이 문단 하나로도 ‘향기도둑’에 들어 있을 수필가로서의 풍부한 서정과 천연적 정서를 가늠할 수 있다. 박꽃처럼 순박하다. 가늘게 흔들리는 꽃가지처럼 스칠 듯 말듯 한 향기를 안고 수필들이 애 닳으며 다가온다.

특별히 이런 독자를 생각해 본다. 아픈 시간을 겪고 있는 사람, 아픈 시간을 버티고 난 사람.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새살이 돋아나 있을 것이다.

◇여운 있는 책속의 한 문장

사람 대부분은 뒤편에 슬픔이 많다고 합니다. 어쩌면 제 부모도 뒤에 슬픔을 감추신 분이었을 겁니다. 오늘 밤 꿈속에서라도 두 분을 만나게 되면 가만히 뒤로 돌아가 등을 안아드리고 싶습니다.(당신의 뒤편)

사랑에 빠지면 햇빛이 들어올 공간조차 아까울지 모른다. 종일 마음이 붙잡혀 있다. 지하철에서도 컴퓨터에서도 느닷없이 튀어나온다. 이유가 없다. 그냥 좋다. 그냥 보고 싶다. 막을 수 없다. 막히지도 않는다.(사랑이 무엇이냐고)

깊이 들여다보면 저처럼 골다공증에 거린 마음이 의외로 많습니다. 밀도가 낮은 마음에는 무심히 던진 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다뤄주면 좋겠지요.(취급주의)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걸 어떻게 저장하겠어요?” 그의 말이 이어졌다. “마음에 저장하는 거죠. 그보다 확실한 게 또 어디 있을까요?”(향기도둑)

엄마도 내게 그랬다. 늦둥이로 낳아 사랑을 오래 못 준 것도, 늙어서 산후바라지를 못해 준 것도 두고두고 미안해했다. 그뿐인가. 내가 용돈을 드리고 맛있는 걸 사드릴 때도 미안해했다. 살아계셨다면 내가 수술한 걸 보고 또 미안해하셨을 거다. 엄마가 미안해할 일이 아닌데도 기쁘면 기뻐서 슬프면 슬퍼서 미안해한다. 엄마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병실로 찾아든 이 달 역시 보름달이 아니라 막내딸이 걱정되어 찾아온 엄마인지도 모르겠다.(엄마 마음)

◇중견수필가 임수진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작은 산골에서 1남5녀 중 막내로 태어났고 대구교육대 교육대학원에서 윤리인성학을 전공했다. 2004년에 월간 ‘수필문학’지에 ‘아름다운 화석’으로 등단한 후, 2010년에 수필집‘나는 여전히 당신이 고프다’를 출간하였다. 2011년 현진건 문학상 신인상, 2014년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단편소설 대상을 받았다. 한국문인협회와 대구수필가협회, 대구소설가협회 회원이며, 대구문학관 도슨트로 잠깐 활동 중이다.

임수진 지음
면수 272쪽 |사이즈 변형신국판 | ISBN 979-11-5634-105-5| 03810
| 값 13,000원 | 2015년 9월 30일 출간 | 한국문학 | 에세이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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