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말순씨.. 36- 24 -36, 홈쇼핑에 등장하는 섹시 금발미녀는 아니다. 쥐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고운 자태를 뽐내는 만인의 연인도 아니다. 뽀글파마에 손으로 쥐도 때려 잡는다는 김말순 여사. 그런 그녀가 대한민국 여자 대표 자리에 오를 차비를 끝냈다.

문소리. 그녀의 발견은 대한민국 영화계에 행운이었다. 그리고 감독 박흥식의 꿈을 이루게 해줄 보석이었다. 1999년 <박하사탕>의 순진한 시골처녀 역을 통해 데뷔, <오아시스>의 뇌성마비 장애 여성을 연기하고, <바람난 가족>, <효자동 이발사>등 이름만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영화 리스트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급기야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배우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떨친 그녀! 그러나 그 영화들은 모두 예고편에 불과하다. 이 영화 <사랑해, 말순씨>의 그녀는 더욱 강력하다! 1980년 배경의 촌스러운 화장품 외판원이자 아들에겐 지긋지긋하고 창피하지만, 다시 보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엄마, 문소리가 200% 완벽한 우리 모두의 젊은 엄마를 연기한다.

부쩍 반항기가 심해진 열네살짜리 아들 광호와 다섯 살 먹은 딸 혜숙이를 키우며 중동에 돈 벌러 간 남편 대신, 화장품 외판원을 해서 번 돈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엄마. 그런 엄마가 아들에게는 가끔, 아니 자주 부끄럽다. 신문에 나오는 쉬운 한자도 모르는 무식한 엄마, 눈썹은 밀어서 괴물같고 진한 화장품 냄새만 풍기며, 커피도 후루룩 소리내가며 마시는 창피한 엄마, 우울해서 집에 왔더니 쥐잡는다고 부지깽이를 들고 설치는 엄마… 기존에 영화에서 보여지던 엄마들이 모두가 다 인자하고 따뜻하고 한없는 사랑의 결정체처럼 보였다면, 문소리가 연기하는 ‘김말순 여사’는 그 사랑의 보따리는 같으나, 그 표현방식이 남달라 아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아주 사랑스러운 엄마다. 화장품을 팔아 아들 생일을 비밀번호로 통장을 만들고 남편 대신 아들에게 맥주 한잔을 청하는 쿨하고 귀여운 우리들의 엄마!

아들역을 맡은 이재응군이 실제로 ‘소리엄마’라고 부르며 현장에서도 아이들을 거느리고 다녔던, 실제 엄마들보다 더 아이들을 챙기며 ‘말순씨네 가족’을 이끈 문소리! ‘김말순 여사’는 그녀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배역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창피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엄마와 ‘환상의 복식조’라 불리우며 완벽한 연기호흡을 맞췄던 두 모자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내 엄마의 젊은 시절, 나의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지만 그때는 몰랐던 어렴풋한 추억의 시간을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문소리, 이재응, 윤진서 주연의 <사랑해, 말순씨>는 현대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시대인 7,80년대를 배경으로 ’행운의 편지’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고 믿는 엉뚱한 소년 광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따뜻한 추억과 그리움의 드라마 <사랑해, 말순씨>는 10월말 전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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