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난 2004년 한 해 동안 단전을 하루 이상 경험한 가구는 총 486,362가구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가구당 평균 3.2명으로 계산해 보면, 약 156만 명이 단전을 경험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0명당 3~4명이 단전을 경험했다는 것으로, 저소득계층의 에너지 소외가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고 있다.

가구당 단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 5.41%, 경기 5.34%, 서울 4.45% 순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경북 1.52%, 충남 2.90%, 제주 2.94% 순이었다.

지점별로는 경기 오산지점이 총 48,386가구 중 6,762가구가 단전을 경험해 전국 최고인 13.98%의 높은 단전율을 보였고, 다음으로 영종지점 12.93%, 시흥지점 11.69% 순이었다.

서울 강서지역 실태조사 결과

❍ 조사기간 : 2005년 9월 1일(목) ~ 15일(목)
❍ 조사방법 : 직접방문을 통한 설문 면접조사
❍ 조사대상 : 강서구 임대아파트단지 거주자 중 2005년 상반기에 단전을 경험한 182세대

< 실태조사 분석 결과 >

2005년 상반기 동안 서울 강서지역 임대아파트단지 거주자 중 단전을 경험한 가구는 총 182호였다. 2인 1조로 팀을 이뤄 이들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여 설문문항에 따라 질의·응답을 통해 총 41호의 설문을 받았다.

이번 실태조사는 단전경험자의 22.5%가 설문에 응했지만, 전체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강서지역 저소득층 단전경험 가구의 입장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 임대아파트단지 거주 단전 경험자들의 실태를 최초로 직접 조사했다는 데 이번 실태조사의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민주노동당은 각 지역 당원들과 함께 지역 내 저소득층 단전실태조사를 전당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1) 설문 응답자 기본 정보

강서구 임대아파트단지의 단전 경험가구는 총 182호였고, 평균 연체기간은 3.7개월이었다. 또한 평균 미납요금은 60,016원이었고, 이들의 평균 사용량은 576.5kWh였다. 한편 단전가구 중 기초수급자는 26호였다.

먼저 설문에 응한 가구의 일반현황을 보면, 2~4인 가구가 전체의 80.5%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세대주 연령은 40대와 50대가 73.2%로 주를 이뤘다.

가족 형태를 보면,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사는 보통의 가정이 19세대로 전체의 46.3%였고, 그 외에 한부·모(19.5%), 형제·자매(9.8%), 조부모·손자(9.8%), 독거(7.3%) 순이었다.

이들 설문에 응답한 단전가구 중 자녀가 있는 가구는 10가구였고, 대부분은 매월 10~30만원의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전가구 세대주의 직업은 무직이나 장애가구가 전체의 34.2%였고, 그 외 자영업 12.2%, 건설일용직 12.2%, 판매서비스직 9.8%, 운전 등 기능직 9.8%, 사무직 7.3% 순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가구의 대부분은 평균 월수입이 100만원 미만으로 나타나 극심한 생계곤란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항목별 응답 분석

에너지기본권 도입에 대해 응답자의 53.7% 적극찬성, 36.6% 찬성 응답을 보여 90% 이상의 높은 찬성 응답을 보였다.

단전의 주된 이유는 경제적 상황 때문이라는 응답이 82.9%로 가장 높았고, 연체를 몰라서 9.8%, 기타 4.9% 순이었다. 경제적 상황은 되나 시간이 없어서 단전된 경우는 없었다.

또한 응답자들은 단전되었을 때 대부분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해결하거나(36.6%), 한전에 단전유예 요청(24.4%), 공공기관에 도움요청(4.9%)한다고 답변했다.

단전 후 58.5%는 생활에 많은 영향이 있었다고 응답했고, 다소 영향이 있었다는 19.8%, 큰 영향 없었다는 7.3%, 영향 거의 없었다는 4.9% 순이었다.

단전에 의식주 등 기본생활 불편을 응답한 가구가 24.4%, 냉장고 미사용에 따른 음식부패가 7.3%, 자녀학습 문제가 7.3%, 기타 2.4% 순이었다. 특히 기타의견으로 단전에 의해 가내수공업을 중단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단전경험 가구의 절대다수(90%)는 에너지기본권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들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전기요금을 미납한 상태(82.9%)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

단전이후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36.6%)하거나, 한전에 유예를 요청(24.4%)하였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단전에 따라 생활에 큰 불편(78%)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단전영향으로 냉장고 미사용에 따른 음식부패 등 기본생활 불편(31.7%), 자녀학습 문제(7.3%) 등의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 사항
- 등촌동 ❍❍동 ❍❍호 : 조그만 식당을 하다가 장사가 잘 되질 않아 가게를 내놓았는데 계약하러 온 사람이 없어 벌어들이는 수입은 없고, 한달에 200만원 정도의 계속된 적자로써 전기료를 낼 엄두를 못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정부의 긴급 지원금에 대한 동사무소의 문의를 주선함
- 등촌동 ❍❍동 ❍❍호 : 모자 가정으로서 수급권자에 해당되었으나 아들이 20세가 되면서 수습권자에서 탈락. 집안에서 봉제일을 하고 있으나 일정한 수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
- 등촌동 ❍❍동 ❍❍호 : 회사에서 급여를 받지 못해 전기료를 내지 못함
- 등촌동 ❍❍동 ❍❍호 : 남편이 있으나 거의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성격으로 실 수입은 30여만원 정도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
- 가양동 ❍❍동 ❍❍호 : 장애를 가진 아들이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음
- 가양동 ❍❍동 통장(단전가구는 아님) : 수급권자보다는 오히려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함

정부 단전대책의 문제점

정부는 에너지정책 수립에 있어 저소득층 단전가구 대책수립보다 원자력 홍보가 몇 백배 중요하다는 것을 예산으로 보여주고 있다.

(1) 전략적 접근 없는 단전유예조치

전기공급약관 15조에서 단전유예조치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임의적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규정하고 있다보니, 아래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실제로는 일정 규모 안에서 임의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전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각 지점별로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단전가구 중 생계곤란 가구가 전국적으로 1,027가구라고 했는데, 그 선정근거가 무엇인지 대단히 의문스럽다. 예컨대 단전가구가 30,657가구인 전남지사에서 선정한 인원이 242명이었는데, 107,607가구가 단전을 경험한 서울은 94명이라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경기 광주의 단전에 의한 여중생 촛불화재 사망 이후, 한전은 전국적으로 202,932가구에 대해 단전유예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혹서기가 지나 단전유예조치가 끝난 후에는 광주 여중생 사례와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언제 또다시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전류제한기 - TV·냉장고조차 사용 못해

산자부와 한전은 올해 들어 단전가구에 110W의 전력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인 소전류제한기 1,000기(대당 51,000원)를 도입했고, 여중생 촛불사망 이후 단전가구 대책으로 2,000기(대당 48,500원)를 추가 구입하여, 9월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 보급할 방침이다.

상반기 단전에 의해 소전류제한기를 부착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전국 265가구였고, 이중 163가구(61.6%)가 일주일 이내에 전류제한기를 철거했다. 또한 부착가구의 34%인 90가구가 설치 당일에 전류제한기를 철거한 것으로 나타나, 그 실효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할 만 하다.

산자부와 한전은 소전류제한기를 부착할 경우 “형광등 두개와 14인치 TV”를 시청할 수 있다고 항변하지만, 전력거래소가 조사한 평균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TV의 순간전력이 120.4W이고, 사실상 14인치 TV를 시청하는 가구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가정에서 TV시청은 불가능하다.

110W의 전력은 형광등 서너 개 정도를 겨우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이고, 잇따른 “단전에 따른 촛불 화재사고”의 재발만은 방지하겠다는 수준으로 저소득층 단전가구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3) 단전가구 기초수급 선정 심사

보건복지부는 단전·단수가구 및 가스공급 중단 가구 380,843가구를 통보받아, 이중 47,309가구에 대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 지원여부를 심사한 결과 단 7.5%인 3,531가구만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급여를 신청한 가구의 92.5%인 43,778가구가 기초생활부적합으로 탈락하였는데, 이중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인하여 탈락한 가구가 33,991가구,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하여 탈락한 가구가 9,787가구였다.

이중 경로연금, 보육료 지원 등 타 법령지원 3,010가구, 차상위 의료급여 특례 551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민간지원 370가구, 자치단체지원 296가구 등으로 4,226가구는 지원을 받지만 나머지 39,552가구는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단전 대책 및 에너지기본권 보장 방안

(1) 에너지기본권 확립을 위한 제도 개혁 방안

조승수의원이 지난 4월 대표 발의한 「에너지기본법」의 취지는 에너지 사용의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다. 동법은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설치하여 위원장은 매 3년 마다 ‘에너지생활기본권실현계획’을 수립하는데, 다음의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1) 에너지생활기본권실현을 위한 정책목표 및 추진방향
(2) 빈곤층의 에너지 이용 및 요금납부 현황, 에너지공급 및 이용경로의 안전성 여부 등 빈곤층의 에너지 사용에 관한 실태조사
③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에너지공기업, 에너지공급업자로 구성된 에너지생활기본권실현 지원체계
④ 지원대상, 지원내역 및 규모 등을 포함한 에너지생활기본권실현 원계획
⑤ 에너지생활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부의 재정조달 계획 및 지방자치단체의 분담계획
⑥ 에너지생활기본권 실현을 위한 민간의 자발적 참여·지원계획
⑦ 에너지생활기본권실현계획의 효율적 시행을 위한 행정계획
⑧ 그 밖에 국가에너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항

또한 “정부·지자체·에너지공기업·에너지공급자”가 공동으로 지원체계를 구성하며, 에너지기본권 보장의 대상은 ①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한 기초생활수급자, ②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한 차상위계층, ③시·군·구 단체장의 추천을 거쳐 광역자치단체장이 선정한 빈곤가정 등이고, 이들에게 전기, 가스, 난방열을 제공한다.

(2) 저소득층 10만 가구 필수전력 공급 방안 및 예산추계

전력거래소가 제출한 “가전기기 보급률 및 가정용전력 소비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가구가 보유중인 가전제품(보유율 80% 이상)은 “TV(99.9%), 냉장고(99.8%), 세탁기(91.9%), 선풍기(95.6%), 전기다리미(95.7%), 헤어드라이기(99.4%), 진공청소기(79.46%), 전기밥솥(83.2%)” 등이었다. 이들 생활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데는 월 평균 100kWh의 전력이 필요하다.

지난 2002~2004년까지 3년 동안 매월 평균 44,642가구가 단전을 경험했고, 그 중 41,567가구는 재공급 됐으나, 3,075가구는 단전 중 가구였다. 지난 2004년 1년 동안 단전을 경험한 고객은 486,362가구였고, 일년 동안 매월 말 기준 단전중인 가구는 총 34,456가구였다. 이들 34,456가구에 100kWh의 전력을 일년간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약 24억원의 예산만 있으면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광주 여중생 사고와 같은 참사를 방지할 수 있었다.

정책적으로 우선 지원 대상 저소득층 단전가구 10만 가구를 선정해 최소전력 무상공급 정책을 실시할 경우, 100kWh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매월 5,830원(한전 전력구입 원가는 4,922원)임을 감안할 때, 7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따라서, 연간 70억원의 예산이면 저소득층 단전가구 10만가구에 최소전력 100kWh를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전력산업이 경쟁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그동안 한전이 자체적으로 수행해 공익기능을 정부가 담당하게 되면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하였다. (전기사업법 제48조)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요금의 4.591%로 구성되고, 2004년 기준으로 연간예산이 1조 6,372억에 이른다. 동 기금은 연간 높은 증가세에 있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미집행 여유자금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04년의 경우 8,000억원에 이르렀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의 미집행 여유자금 1%도 안 되는 70억원을 저소득층 단전가구 중 10만 가구에게 최소 생활에 필요한 전력 100kWh를 매월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예산집행은 기금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저소득층 단전가구 대책의 수립이 절실하다.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생계가 곤란한 저소득층의 생활에 필수적인 전력을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돈 몇 만원이 없어 단전에 내몰리는 비참한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사회적 약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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