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김동수교수 등 관동대학살 진상규명 번역서 발간
이 책은 재일사학자 강덕상씨(시가현립대 명예교수)가 1975년 ‘關東大震災’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가 이를 대폭 증보 수정해 2003년 펴낸 ‘關東大震災, 虐殺の記憶’(靑丘文化社)을 번역한 것이다.
1923년 9월, 14만명이 떼죽음을 당한 관동대지진의 와중에 조선인 6천여 명이 학살당한 사건의 발생원인에 대해 지금까지는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풀어넣었다’거나 ‘폭약을 터트리려 한다’는 유언비어가 떠돌아 이에 자극받은 일본 민중들이 집단 흥분상태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덕상 교수는 “관동 대학살은 지진이라는 재앙을 당해 흥분한 일본 민중들이 유언비어에 자극 받아 집단 광기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재앙에 불안해하고 흥분한 민중들의 분노가 왕실이나 치안당국으로 향하지 않을까 염려한 일본 관헌 수뇌부의 술책에 의해 자행된 것”임을 증거를 통해 조목조목 밝혀내고 있다.
사건의 본질이 조선인에 대한 일본 제국의 공포심이 불러온 집단 살인이자 민족범죄임을 새롭게 확인시키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광범한 자료를 활용해 무고한 조선인들이 왜 무참하게 학살당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잔인한 학살 방법까지 세세하게 묘사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저리를 치게 한다.
책을 번역한 전남대 김동수 교수는 “나라를 빼앗기고 이국을 떠돌던 조선인들을 처참하게 대학살하도록 유도해놓고도, 책임을 지는 것은 고사하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정부를 고발하고, 아직까지 이 일에 대해 문제제기는커녕 아무런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책을 번역하게 된 배경을 소개하고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극우로 치닫고 있는 일본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함께 통렬한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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