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스틱, 4차원 음악광의 전방위적인 음악도서 서평집 ‘음악을 읽다’ 출간

음악에 미친 음악광이자 독서가인 이봉호의 음악도서 읽는 방법에 관한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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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2016-11-09 09:00
서울--(뉴스와이어)--도서출판 스틱이 4차원 음악광의 전방위적인 음악도서 서평집 ‘음악을 읽다’를 출간했다.

◇4차원 음악광의 전방위적인 서평집

음악에 미친 음악광이자 독서가인 이봉호의 음악 읽는 방법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40권의 책으로 ‘가요, 록, 재즈, 클래식, 음악이론’ 문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음악의 신세계를 탐방한다. 한 시대를 사는 대표적인 뮤지션들의 음악적 활약상과 그들을 다룬 책 이야기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수많은 음악가와 그들을 둘러싼 음악 이야기들

신해철, 김중혁, 강헌, 신중현, 임진모, 황병기, 박준흠, 하세가와 요헤이 등이 쏟아내는 한국 음악 이야기가 형형색색 펼쳐지며 비틀스, 밥 딜런, 조지 해리슨, 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로버트 힐번 등이 말하는 록음악 정신과 삶 이야기는 저항정신이 깃든 록음악만큼이나 음악 살집을 불려준다.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황덕호, 류진현, 김현준의 만병통치약 같은 재즈음악 이야기, 안동림, 박종호, 김갑수, 노먼 레브레히트, 구스타프 말러, 베를린 필하모니, 레너드 번스타인 등이 수놓은 ‘아는 만큼 듣는 재미가 쏠쏠한 클래식음악’에 대해서도 수록되어 있다. 이외에 오디오, 정치권력, 음악이론, 미학, 에세이 등 음악을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익숙한 음악과의 이별’

TV에서 나오는 익숙한 음악과는 잠시 결별하자.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음악가와 음악이야기는 당신의 가슴을 벅차고 뜨겁게 하기도, 때론 차갑게 하기도 할 것이다.

아는 만큼 들리는 게 음악이다. 음악 읽기와 듣기를 반복하다 보면 체질에 맞는 음악을 발견할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선 읽기, 후 음악감상’을 병행해 보자. 시간이 날 때마다 듣고 읽기를 게을리하지 말지어다.

◇음악을 읽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음악에 취하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발동한다. 듣는 것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지미 헨드릭스, 제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은 왜 27살까지만 살았을까. 비틀스는 왜 인도음악을 자신들의 앨범에 넣었을까, 존 콜트레인은 왜 마일스 데이비스한테 구박을 받았을까, 라는 의문들이 음악과 함께 쏟아진다. 나는 이러한 현상들을 해결하기 위해 음악을 ‘읽기로’ 했다.”

음악과 관련한 것은 닥치는 대로 관심 가는 활자를 읽어 나갔고 신문에 나온 음악기사부터 월간지, 단행본, 원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텍스트와 마주했고 음악을 읽었다. 그렇게 4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고, 이런 과정에서 우리나라에도 읽을 만한 음악서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젠 책이 궁해서가 아니라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은 이런 연유에서 시작되었다. 인물에세이, 역사, 음악관련 책들은 많은데 음악전문서평집은 전무했다.(이제 몇 권이 나왔다.) 자연스레 서재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 음악서적에 시선이 갔고, 선별한 150여 권의 책 중에서 음악장르별로 다시 분류한 끝에 5 등분해서 총 40권의 책을 추렸다. 절판되지 않은 책 위주로 정리하다 보니 제외한 책이 적지 않았는데 못내 아쉽다.

이 서평집은 멋진 멜로디나 리듬이 들릴 적마다 마시는 시원한 맥주처럼 즐기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때론 현실세상과 음악세계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그동안 참 많은 음악을 들었다. 어떤 음악은 첫대면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어떤 음악은 기억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그 모든 음악이 없었다면 이 서평집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 장별 요약

1장. 한국음악을 읽다

사랑처럼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 하지만 언어가 등장하는 음악을 살펴보면 크고 작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연유에서 가요는 가장 흡입력이 강한 음악장르다. 가요는 빨리 좋아졌다가, 금세 싫증을 느낄 만한 감성적 기재가 존재한다. 언어는 문화 중에서도 가장 전파력이 강한 존재다. 소개하는 장에서는 로커, 음악평론가, 소설가, 국악연주자, 대중문화연구자, 방송인들의 한국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고루 선정해 보았다.

2장. 록음악을 읽다

젊은 시절, 록음악에 관심이 없던 친구들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부모와 학교와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알파고 같은 존재였으니까. 록음악에는 저항정신이 오롯이 숨어 있다. 록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해서 누구나 로커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어서도 록음악을 버리지 못하는 이는 영원한 젊음을 잃지 않는 멋진 존재라고. 근육량을 늘린다고 흘러간 젊음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냥, 록음악을 즐기자.

3장. 재즈를 읽다

재즈만큼 제멋대로인 음악이 있을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재즈만큼 흡입력이 강한 음악은 없다. 어떤 장르의 음악도 재즈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왜냐하면, 재즈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멋지게 변형해서 들려주는 일종의 만병통치약 같은 음악이기 때문이다. 연주시간도 마음대로다. 아직도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면 기타리스트 짐 홀이 연주한 아랑훼스 협주곡을 들어보라. 순간, 그대는 이미 재즈의 마력에 중독되었음을 감지할 것이다.

4장. 클래식을 읽다

나는 클래식음악을 띄엄띄엄 들었다. 대학시절에도 클래식음악은 친해질 만하면 사라지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였다. 신기한 일은 나이를 먹을수록 클래식음악이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른 장르의 음악이 별로라는 말은 아니다. 모르긴 해도 클래식음악만큼은 꼭 읽으면서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는 만큼 듣는 재미가 쏠쏠한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다. 주의할 점 하나. 절대 클래식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목에 힘주지는 말 것. 세상에는 다른 음악이 존재할 뿐 나쁜 음악을 별로 없으니까.

5장. 다시, 음악을 읽다

마지막 장에서는 4개 장에서 언급하지 못했던 책들을 골라 보았다. 오디오, 정치권력, 음악이론, 미학, 에세이 등 음악을 둘러싼 이런저런 주변의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다. 오랜 세월 음악에 빠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악과 관련한 주변의 텍스트들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작곡가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가 말했던가. 음악은 현재를 인식하는 유일한 영역이라고. 그렇게 우리는 음악을 읽으면서 삶을 이겨내고 시간을 초월한다.

◇저자 소개

이봉호(문화중독자)

받들 봉(奉)에 넓을 호(浩). 황해도 출신인 외할아버지가 점지한 이름이다. 성북구 장위동 단칸방에서 팝송이 나오는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움켜쥐고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미국산 팝음악에 푹 빠져 살았다. 중학교에 가서는 <성시완의 음악이 흐르는 밤에>라는 아트록 FM 방송의 광신도로 변신한다. 자나 깨나 아트록, 꺼진 아트록도 다시 듣는 전천후 음악광으로 연명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수업시간에 록밴드 이름과 곡명을 암기하고, 음악적 공상으로 세월을 죽이는 문제학생으로 거듭난다.

대학시절에는 광화문, 신촌, 명동의 음반점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음반(LP) 수집에 열을 올린다. 다행히도 세 번의 장학금을 받는다. 공부의 목적은 사회진출이 아니라, 장학금으로 음반을 사는 것이었다. 졸업반 시절에는 전액장학금을 받는다. 당연히 음반 구매에 투자했다. 단기사병 기간을 포함해서 6년간 재즈와 블루스 음악을 마르고 닳도록 듣는다. 외국에 나가는 이들에게 잊지 않고 음반리스트를 전달하는 적극적 인간형으로 알려진다.

어쩌다 보니 직장에 들어간다. 남들은 자가용에, 룸살롱에, 도박으로 심신단련을 했지만, 여전히 그에겐 음악이라는 두 번째 가족이 존재했다. 쾌도난마의 정신으로 모든 인생을 음악으로 단순화하는 득도의 경지에 이른다. 이번에는 클래식과 브리티시 포크음악에 도전한다. 퇴근 후에는 홍대로 달려가서 또래의 음악광들과 변치 않는 미래를 꿈꾼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처음 들었던 음악을 지금도 좋아하는 일편단심형 음악인에 속한다. 그의 주변에는 공연기획, 음악평론, 오디오평론, 록밴드, 희귀음반점, LP 카페 등에 종사하는 지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진취적이고 건설적인 탈자본주의형 음악중독자다.

저서로 ‘나쁜 생각’, ‘나는 독신이다’, ‘광화문역에는 좀비가 산다’, ‘제9요일’이 있으며, 논문 ‘20세기 프랑스와 미국 문화지원정책 연구’가 있다. 금융인 문화제 특상, 광명시 신인문학상, 계간 만다라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음악잡지에 ‘포크뮤직’을 연재했다. 영국 노섬브리아 문화경영대학원, 홍대 문화예술 MBA 졸업, 건대 문화정보콘텐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문화예술 관련 홍익대학교 및 나사렛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며, 마포 FM ‘라디오네의 별책속으로’에 출연한 바 있다.

◇추천사

홍대 ‘메타복스’ 대표 조남걸

태초부터 홍대에는 음악이 살았다
올해 2월 말 음반점 메타복스(METAVOX)를 이전했다. 홍대 근방에서 매장을 운영하면서 정확히 세 번 이삿짐을 쌌다. 술집과 카페가 득실거리는 홍대 번화가에서 음악사업을 한다는 것. 이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드는 행위와 다름없다. 그동안 메타복스에는 수천 명의 음반수집가가 들락거렸다. 이전한 매장은 상수역에서 홍익대학교로 이어지는 사잇길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는 낮에는 한산하지만, 주말 저녁에는 불야성을 이루는 번화가다. 나는 이곳에서 좋아하는 음반을 감상하고, 수입하고, 설명하고, 판매한다. 한 장의 LP에는 수많은 인연과 사건들이 음악과 함께 숨 쉬고 있다. 따라서 나는 소리를 매개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사업을 하는 셈이다.

어느 느지막한 저녁 시간에 오래된 손님이 방문했다. 1998년 홍대입구역 인근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을 때부터 드나들었던 남자였다. 그는 고즈넉한 미소를 건네면서 계산대에 세 장의 CD를 올려놓았다. 음반은 라는, 비틀스(Beatles)의 원곡을 재즈로 연주하는 음악가들의 연작 CD였다. 생각해보니 그와 음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별로 없었다. 조용히 음반을 고르고,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마무리하는 게 인연의 전부였다. 그렇게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알고 지내던 손님이 파란색 바탕의 책을 건넸다. 제목은 ‘나쁜 생각’. 일상에 대한 작지만 울림이 가득한 에세이집이었다.

그 후 ‘나쁜 생각’의 저자로부터 매장으로 전화가 온 시점은 금요일 오후였다. 기억하건대 그가 매장으로 통화를 시도한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봄의 시작을 알리려는 것일까. 날씨는 원두커피의 두 번째 목 넘김처럼 포근했고, 행인들의 발걸음은 솜털처럼 가벼웠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섯 번째 책의 추천사를 내게 부탁했다. 만약 봄이 아니었다면, 오래된 인연이 아니었다면, 요란스럽게 음악적 내공을 뽐내려는 자였다면, 나는 어렵지 않게 그의 요청을 거절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메타복스에서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상수역 근처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아름다웠던 1990년대 홍대거리와 빛나는 음악들과 음반수집의 열정과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역사에 대해서 작은 목소리를 주고받지 않았나 싶다.

그의 글은 온순하지 않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적당한 긴장감이 흐르고, 일상을 방치하지 않으려는 고집이 엿보인다.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글을 써왔다는 증거다. 평소 생각했던 그답지 않게 속도감이 넘치는 글을 선보인다. 나는 진짜로 그를 만났던 것일까. 아마도 우린 공기 속을 헤집고 다니던 음악이라는 동료의식으로만 존재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책을 통해서 그와 두 번째로 소통했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가 메타복스의 문을 두드릴지 궁금해진다.

책 ‘음악을 읽다’는 저자의 음악인생 축소판이다. 그는 책을 통해서 음악 읽는 방법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장르 또한 가볍지 않다. 가요, 록, 재즈, 클래식의 문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서평집이 탄생한 거다. 소개하는 40권의 책을 통해서 우리는 듣는 음악이 아닌, 읽는 음악의 신세계로 빠져들 것이다. 나는 ‘음악을 읽다’를 통해서 잊고 지냈던 친구와 재회했다. 친구의 이름은 홍대이기도 하고, 음악이기도 하고, 문화중독자라는 작가이기도 하고, 추억이라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태초부터 홍대에는 음악이 살았다. 저자의 무한 건필을 기원한다.

◇차례

[추천사] 태초부터 홍대에는 음악이 살았다

[시작하는 글] 음악을 읽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제1장] 한국음악을 읽다
01 악역을 맡은 자의 기쁨 | 마왕 신해철 (신해철)
02 좋은 음악은 시간을 붙든다 | 모든 게 노래 (김중혁)
03 경상도산 전자이빨의 넋두리 | 전복과 반전의 순간 (강헌)
04 음악에 취한 남자들 | 뛰는 개가 행복하다 (신대철 김칠영)
05 잠자는 사자의 피크를 움켜쥐다 | 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신중현)
06 그렇다면 평론인가 찬사인가 | 가수를 말하다 (임진모)
07 미궁에서 탈출하다 |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황병기)
08 10년의 약속 | 공감 (EBS 스페이스 공감 제작진)
09 500원의 행복을 찾아서 | 빽판 키드의 추억 (신현준)
10 응답하라 홍대입구 | 한국의 인디레이블 (박준흠)
11 훔쳐보기 | 고고! 대한 록 탐방기 (하세가와 요헤이)

[제2장] 록음악을 읽다
12 만화로 만나는 록의 역사 | Paint It Rock 1~3 (남무성)
13 1960년생 록밴드의 탄생 | 비틀스의 작은 역사 (에르베 부르이)
14 기타와 생맥주 | 더 기타리스트 (정일서)
15 LP와 귓속말을 나누다 | 레코드를 통해 어렴풋이 (김기연)
16 그니리치 빌리지의 신화 | 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
17 영원불멸의 삶을 꿈꾸며 | 조지 해리슨 (고영탁)
18 1969 | 우드스탁 센세이션 (마이클 랭, 홀리 조지-워런)
19 인생의 잡음을 제거하라 | 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20 어제의 사건·사고 | 전설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노래가 되었나 (로버트 힐번)

[제3장] 재즈를 읽다
21 이야기로 듣는 재즈 | 그 남자의 재즈일기 (황덕호)
22 재즈의 역사를 바꾼 남자 | 마일스 데이비스 (마일스 데이비스)
23 시작이 반이다 | 내 인생 첫 번째 Jazz (강모림)
24 재즈피아노의 음유시인 | 빌 에반스 (피터 패팅거)
25 사운드의 미학 | ECM Travels 새로운 음악을 만나다 (류진현)
26 교양으로 읽는 재즈 | 김현준의 재즈파일 (김현준)

[제4장] 클래식을 읽다
27 오래된 음반은 아름답다 | 이 한 장의 명반, 클래식 (안동림)
28 풍월당의 전설 |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3 (박종호)
29 클래식이 너희를 자유케 하라 |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김갑수)
30 클래식 음악의 빛과 그늘 | 클래식 음반 세계의 끝 (노먼 레브레히트)
31 말러리안을 위한 교향곡 | 구스타프 말러 (김문경)
32 이타적 지휘자의 출현 | 마에스트로의 리허설 (톰 서비스)
33 피아니스트의 음악에세이 | 피아노를 듣는 시간 (알프레트 브렌델)
34 최고의 선율을 찾아서 |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헤르베르트 하프너)
35 뉴욕좌파의 지휘법 | 레너드 번스타인 (배리 셀즈)

[제5장] 다시, 음악을 읽다
36 브리티시 사운드에 미치다 | 굿모닝 오디오 (최윤욱)
37 왜 히틀러는 바그너를 사랑했을까 | 음악과 권력 (베로니카 베치)
38 만들어낸 음악 vs 만들어진 음악 | 대중음악이론 (키스 니거스)
39 막시스트의 예술여행 | 신음악의 철학 (아도르노)
40 1971년생 나이 탐험가의 독백 | 보통의 존재 (이석원)

[마치는 글] 음악에 미쳐야 하는 몇 가지 이유

◇본문 중에서

무엇인가를 알려고 애쓰는 자는 늙지 않는다. 그들에게 노화란 육체적 변화를 의미할 뿐이다. 노화방지를 위해 보톡스에 투자하고, 영양크림을 발라주고, 비싸고 화려한 옷을 고르고, 억지 미소를 지어봐야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들은 껍데기 교양가꾸기에 시간을 허송세월했기 때문이다. 감춰봐야 소용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피부는 소나무껍질처럼 거칠어질 것이고, 그들의 머릿속은 광우병에 걸린 황소의 뇌처럼 여기저기 구멍이 산재할 것이다. (시작하는 글, 8쪽)

‘음악을 읽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음악가와 음악이야기를 읽다 보면 듣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주저하지 말고 ‘선 읽기 후 음악감상’을 병행하면 된다. 이렇게 읽고 듣기를 반복하다 보면 체질에 맞는 음악을 발견할 것이다. 아는 만큼 들리는 게 음악이다. 시간 날 적마다 듣고 읽기를 게을리하지 말지어다. (시작하는 글, 8쪽)

신해철은 서둘러 스타가 되는 급행열차에 탑승하지 않았다. 개갤 만큼 개개면서 천천히 자신의 삶을 조율했다. 이기적 유전자가 아닌, 자생적 유전자를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을 준비한 것이다. 세상은, 연예계는 신해철을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19쪽)

놀랍게도 강헌은 베토벤을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로 꼽는다. 베토벤을 음악 역사상 최초의 로커라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가설이다. 평생을 비정규직으로 살았던 베토벤을 강헌은 오선지 위에서 공화주의자의 이상을 구현하고자 했던 현실주의자라 명명한다. 평범한 외모와 독신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베토벤을 시민계급의 등장에 힘입어 승리한 계급투쟁의 산증인이라고 부언한다. (30쪽)

신대철은 문화적 노예근성을 버리고 살자고 주장한다. 그에게 진보니, 보수니 하는 진영논리 또한 허튼소리에 가깝다. 어떤 진영이든 간에 잘못한 것이 있다면 호된 지적이 중요하다는 거다. 그에게는 인생도 음악도 일종의 선택 과정이다. (35쪽)

도대체 한국에는 어떤 전통음악이 있느냐는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내밀 만한 음악이 있다는 것. 그들로부터 놀랍다는 인사성 발언이 아닌, 아름답고 멋지다는 감탄사가 나올 만한 음악이 바로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다. (46쪽)

이제 음악 또한 산업의 일부분이 되었다. 음악산업의 적자로 탄생한 인디뮤직의 부침은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그나마 인디음악가의 필수코스였던 음반제작은 사형선고를 받은 지 오래다. (64쪽)

한국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에 웬 일본인이? 양평이 형으로 알려진 하세가와 요헤이가 그 주인공이다. ‘외국인인 주제에 한국음악에 대해서 뭘 안다고.’라고 하면서 얕보지들 마시라. 하세가와 요헤이는 20년 넘게 서울을, 홍대를 화장실 드나들 듯이 오가는 가요음반 컬렉터이자 뮤지션이니까. (65쪽)

록음악을 좋아한다는 사람치고 비틀스를 멀리하는 이가 있을까. 비틀스. 3분 예술의 극치이며 록음악의 모든 것을 보여 준 천재밴드. 이런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비-틀-스라는 세 글자에서 풍기는 어감만으로도 사람들은 비틀스에 환호한다. 그만큼 국내에 비틀스와 관련된 책은 여느 음악가보다 많이 출간된 상태다. (75쪽)

밥 딜런의 음악인생 40년을 지탱할 만한 예술적 원천은 그가 사랑했던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있었다. 그는 미술, 문학, 역사, 철학에 대한 관심이 충만했던 지적인 음악가였다. (91쪽)

아쉽지만 록음악의 추락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일본을 포함한 한국에서도 록음악의 전성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소수 음악광들의 전유물로 근근이 예전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114쪽)

과연 마일스 데이비스를 빼놓고 재즈를 말할 수 있을까. 기라성 같은 재즈연주자들이 역사에서 등장했다 사라져갔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가 마일스 데이비스다. 하드밥, 쿨, 모드, 퓨전재즈라는 반세기 동안 재즈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창조해낸 인물. 그가 리더로 활동했던 밴드를 거쳐 간 연주자들 또한 만만치 않다. 존 콜트레인, 빌 에반스, 존 스코필드, 마이크 스턴, 윌튼 켈리, 폴 챔버스, 행크 모빌리, 허비 행콕, 조지 콜맨, 론 카터, 레드 갤런드 등의 대가들이 마일스 사단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121쪽)

자신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늘 보편적 감성을 잃지 않기 위한 음악, 전문가보다는 일반인의 감각에 다가설 수 있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인물이 빌 에반스다. 자신의 재능 없음을 인정할 줄 알며, 그 재능 없음을 장점으로 흡수하고자 했던 인물.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정중동은 또 다른 재즈의 역사를 창조했던 천재의 자아이자 우주였다. (135쪽)

김문경의 클래식 강의는 명쾌하면서도 친절하다. 그는 특유의 미성으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중학생 시절 졸면서 배웠던 음악시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마치 딴 나라에 사는 왕자님이 클래식이라는 황금마차를 타고 재림한 듯한 분위기마저 든다. 그렇게 김문경은 클래식 전도사로 제2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167쪽)

아무리 클래식에 문외한일지라도 카라얀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도심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동네 이발소에도 카라얀의 흑백사진이 떡 하니 걸려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이발소에서는 클래식음악 대신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가 흘러나왔다.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지휘봉을 잡은 카라얀의 사진은 교양부족증에 시달리는 소시민들의 애장품이었다. (182쪽)

히틀러는 독일을 위대하고 유복한 나라로 만들고자 했다. 문제는 어떻게 원하는 바를 이루느냐에 있었다. 그는 붓 대신 총과 칼을 선택했다. 행군하는 독일군인들이 노래를 부르면, 청중은 이 거대한 집단의 노래에 조건 없이 동화되었다. 청중은 음악을 듣는 순간 군인들을 동정하는 세력으로 변신했다. 히틀러는 국민의 영혼에 음악을 통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다. 음악은 정치의 시녀인가. 답변은 무한권력을 꿈꾸는 지배자에 대한 영원한 숙제로 남겨놓자. (202쪽)

그는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대다수 음악가의 소극적인 태도, 즉 후기산업사회의 산물인 인간소외 현상을 묵시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해석한다. 파괴적인 현대문명에 대한 순응적 음악가로서의 스트라빈스키와 음악적 진보의 상징으로 인정한 쇤베르크. 아도르노가 바라본 음악철학이란 극소수의 음악가만의 공론장이다. 그가 쌓아올린 음악철학의 장벽을 무너뜨릴 새로운 이론이 절실한 시대다. 막시스트의 예술여행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적어도 대량복제 시대의 산물로 전락해버린 대중음악이 아도르노가 원하는 정답은 아닐 듯싶다. (212쪽)

스틱 개요

2014년에 창립한 출판사로 2015년도부터 도서를 출간하고 있다. 종합출판사로서 경제경영, 에세이, 인문사회 분야의 단행본 도서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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