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수 시인, 월간 시사문단 통권 174호 종합중앙문예지 9월호 통해 등단

장성고등학교 국어국사로 재직 중 시인으로 등단

월간 시사문단 통권 174호 종합중앙문예지 9월호, 나현수 시인 작품 세 편 ‘나의 그늘에게’, ‘하루살이’, ‘다랑논’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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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사문단사
2017-09-18 16:35
서울--(뉴스와이어)--월간 시사문단 통권 174호 종합중앙문예지 9월호를 통해 목포출생 나현수씨(현 장성 고등학교 국어국사로 재직)가 시인으로 데뷔했다. 나현수 시인의 작품 세 편 ‘나의 그늘에게’, ‘하루살이’, ‘다랑논’이 당선되었다.

심사위원인 마경덕 시인은 심사평에서 첫 번째 당선작 ‘나의 그늘에게’ 중 ‘그늘은 사춘기의 트러블처럼 돋아났고/ 어느새 나를 뒤덮을 만큼 커져갔다/ 흰개미가 점차 목재 내부를 파먹듯이/ 나를 지탱하는 뼈대가 점점 허물어지고'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마 시인은 “이 작품은 서정시로 화자가 자신에게 고백하는 시이다”며 “문학장르 시에서는 함축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에 시적 상상력을 중요시 여긴다”고 9월호 심사평에 썼다.

한편 나현수 시인은 현재 빈여백 동인으로 할동하고 있고 2017년 남양주 북한강문학재 추진위원으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9월호 당선소감에서 나현수 시인은 “시가 시인 자신이 느낀 감정을 그대로 직역하는 배설구로만 쓰인다면 이는 소통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액면 그대로 슬픔을 슬픔이라 쓰고 기쁨을 기쁨이라 쓰는 게 맞는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 시인은 “시는 감정의 그 너머를 보아야 한다. 시는 조각나고 훼손된 파편들을 근원적인 형태로 상상하게 하여야 한다”며 “그시인은 사물의 본래의 모습, 그 근원적인 형태를 상상해야 하는 극한 노역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고 전했다.

현재 빈여백동인으로 문학활동과 2017년 남양주 북한강문학제 추진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당선작 보기

나의 그늘에게 외 2편


나 현 수

나에게는 그늘이 없었다. 그러나
나만의 의지로 되지 않은 것들이 늘어나
열망으로 가득한 마음이 사체死體처럼 딱딱해질수록
그늘은 사춘기의 트러블처럼 돋아났고
어느새 나를 뒤덮을 만큼 커져갔다
흰개미가 점차 목재 내부를 파먹듯이
나를 지탱하는 뼈대가 점점 허물어지고
주변의 격려는 단단한 그늘을 뚫지 못한 채
하루살이처럼 스러질 뿐이었다
들끓는 마음을 쏟아내지 못해 길을 나선다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나 종착지는 없었기에
여름철 뙤약볕에 쬐며 그렇게 저녁을 맞았다
그때야 알았다
태양의 그늘은 이토록 짙었다는 걸
그러나 그의 그늘에서는 생명이 살아갈 수 있음을

용기 내어 나의 그늘을 안아 본다
오늘 밤, 그에게 이야기를 건네야겠다.

하루살이

길게는 3년의 시간
적층의 어둠 속에서 하루살이는 꿈을 꾼다
외로움을 이해해 줄 누군가를 만나는 꿈
이를 위해 스무 번이 넘는 허물을 벗으며
희망의 고통을 감내하는 숙연의 마음
그렇게 하루살이가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먹는 것도 잊은 채 빛을 향해 날아간다
천 일을 밝히는 달빛 아래 그들이 만나
처음 인사하는 영혼의 춤사위
그 춤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생명의 춤
하루살이가 불빛에 이끌려 방안으로 들어온다
그 춤을 마주하기엔 너무 눈이 부셔
전등의 전원을 살며시 내리었다
이제 나에게도 적층의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은 나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말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허물이 거듭 벗겨지면
나 또한 언젠가 그들처럼 춤출 수 있기를
숙연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다랑논

산비탈에 땅을 개간하여 논을 만들면
논이라 하여 사람들은 으레 쌀을 기대하지만
벼를 키우기 위해서는 물길이 그곳에 있어
다랑논의 척박한 터를 계속 채워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은 마음속 다랑논의 물을 생각지 않은 채
푸면 풀수록 닳아져 언제고 척박한 밑바닥이 드러날 터인데도
물길이 끊기는 마지막까지 ‘희생’이란 단어로 강말라 간다
바보 같은 그대여
이제는 자신에게 물길을 돌려야 할 시간이다
다른 소리에 귀 막고 스러진 이삭을 추슬러야 하는 시간이다
논의 갈라짐이 쌀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말자
그대의 메마름 또한 누군가를 구원할 거라 생각지 말자
지금은 척박해진 가슴을 축축이 적셔야 할 시간
다시 내게 물을 대야 하는 내면으로의 시간.

월간 시사문단 9월호 심사평 원본 보기

<시 당선작 심사평>

나현수 ‘나의 그늘에게’ 외 2편

2017년 9월호 월간 ‘시사문단’ 시 부문 신인상에 나현수의 ‘나의 그늘에게’ ‘하루살이’ ‘다랑논’ 세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첫 번째 당선작 ‘나의 그늘에게’ ‘그늘은 사춘기의 트러블처럼 돋아났고/ 어느새 나를 뒤덮을 만큼 커져갔다/ 흰개미가 점차 목재 내부를 파먹듯이/ 나를 지탱하는 뼈대가 점점 허물어지고’ 이 작품은 서정시로 화자가 자신에게 고백하는 시이다. 문학장르 시에서는 함축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에 시적 상상력을 중요시 여긴다. 여기서 시적 화자가 말의 대상과 고백의 대상에 화자 그자신을 시적 상상력으로 가미시킨 것이라 보겠다. 요즘 시의 현상이 이렇게 서정시 형태로 가는 이유는 어쪄면 당연히 문학 사조로 보면 될 것이다. 왜냐면 옛날처럼 시를 암호화하는 코드시는 시의 사조가 전 세계화가 되었으니 굳이 암울한 시이거나 주지시 즉 목적시를 담아내면 독자는 읽기를 중단한다. 요즘 시문학이 독자에게 멀어진 이유가 이것에 있다. 그런 면에서 서정적이고 화자의 독백적인 속삭임을 시로써 잘 승화시켰다고 하겠다.

두 번째 당선작 ‘하루살이’ 작품은 관조적인 시각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인간에게선 하루살이란 곤충은 어찌 보면 밤의 시간대 하찮은 미물로 볼 수 있지만 화자는 그 하루살이란 시의 소재를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시적 상상력을 배가시킨 작품이다.

세 번째 선정작 ‘다랑논’ 작품 또한 시의 소재가 참신하다. 시의 소재를 선택하는데 나현수 시인은 시인의 관조적인 눈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훗날 큰시인이 되리라 믿는다. 당선을 감축드린다.

심사위원 : 김후란 박효석 홍윤기 김용언 조성연 손근호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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