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의 새로운 부흥을 위한 만화 작가 단체 성명서
(사)한국만화가협회와 (사)우리만화연대에서는 한국만화의 가치와 가능성을 인정하고, 만화산업과 만화문화의 발전을 위해 민병두 의원이 제안한 여러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또한 이를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모든 만화가 및 양대 만화작가 단체가 힘을 합쳐 정책의 개발과 시행을 강력히 추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만화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선배 작가들은 심의의 피해와 만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 그리고 독점적 시장 구조에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어려움을 돌파해 왔다. 한국만화는 격동의 현대사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청소년보호법과 대여점의 확대로 만화시장을 끌어가던 청소년 만화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형 출판사들은 대여시스템을 극복하고 판매 시장을 확대하기 보단 대여점을 통한 판매에 집중했고, 독자들은 만화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결국 판매시장이 붕괴하자 잡지판매가 줄어들며 수익이 악화되었고, 악화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더욱 더 많은 일본만화가 수입되었다. 출판사에서 찍어 총판을 통해 대여점으로 가 인기가 없으면 바로 반품되는 왜곡된 시장구조는 독자들의 선택권이 배제된 생명력을 잃은 죽어가는 시장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만화의 힘은 놀랍게도 새로운 곳에서 그 가능성을 꽃피웠다. 마이너 장르로 치부되던 학습만화는 판매 시장을 통해 2000년대 이후 일약 한국만화의 주류로 떠올랐다. 수십만부에서 수천만부가 팔리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으로 연계되었다. 온라인은 만화의 새로운 신천지가 되었다. 젊은 작가들은 온라인에서 다른 콘텐츠들과 경쟁하며 혁혁한 성과를 낳았다. 또한 만화는 영상콘텐츠의 원작으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해외 수출 역시 확대되어가고 있다. 90년대 데뷔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세계 최고의 만화대국인 일본에서 만화를 연재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잡지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해 주고, 신인을 발굴하는 잡지만화 시장은 대여 시스템과 일본만화의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활발하게 확대되며 발전하고 있는 한국만화의 힘을 이제 잡지만화 시장에서도 보여주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정비하고, 공정한 룰에서 우리 작가들이 일본 작가와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한다. 대여권, 만화출판쿼터제 그리고 각종 지원 제도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다.
민병두 의원이 지적했듯이 이제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영화산업은 한국영화를 보호하는 스크린쿼터와 다양한 펀드와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밑바탕이 되어 오늘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만화도 영화만큼, 온라인 게임만큼 커다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이 경쟁력을 우리나라의 산업적 자산, 문화적 자산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소극적이고 방어적 정책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 차원에서 만화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한다.
기왕에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논의되었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만화의 체질을 개선하고, 공정한 경쟁의 룰을 만들며, 산업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확대시키기 위해 양 만화단체는 앞으로 여러 관련 단체 및 전문가들과 연계해 만화정책을 개발하고, 이의 도입과 시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우리의 다짐과 요구 -
(1) 민병두 의원이 제안한 만화를 살리는 다양한 정책적 제안을 환영하며, 앞으로 한국만화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양 만화 단체는 적극적으로 대안을 개발하며, 이의 시행을 노력할 것이다.
(2) 현재 만화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대여시스템으로 인한 물량 공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여권과 만화출판쿼터제를 즉각 도입한다.
(3) 만화출판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는 만화 예산을 확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견인해야 한다. 만화 펀드를 조성해 새로운 만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판권담보출판지원 등 여러 정책 대안을 도입해야 한다.
(4) 정부는 중소규모의 서점에 만화전문코너의 신설을 지원하며, 공공도서관 및 초중고교 도서관에 만화장서를 도입하고, 대여점을 만화전문서점 및 문화콘텐츠복합공간으로 변화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 지원해야한다.
(5) 만화출판사들은 이번 기회에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에 의해 좋은 만화를 출판할 수 있도록 정책개발과 시행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한다.
(6) 이 모든 정책은 작가단체, 출판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빠른 시일내에 입안되어지고 입법부와 행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한다.
(7) 11월내로 양 만화작가 단체는 새로운 만화정책을 공개된 자리에서 토론하기 위한 토론회를 시행할 것이다.
(8) 오는 2006년이 한국만화 발전과 부흥의 새로운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양 만화작가 단체와 모든 만화가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5년 10월 10일
(사)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이현세
(사)우리만화연대 회장 이희재
웹사이트: http://www.bdm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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