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공연

서울--(뉴스와이어)--2005/2006 시즌의 포문을 여는 첫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오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최된다. 베리즈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안드레아 셰니에>는 고난도 발성과 기교로 노래 부를 수 있는 성악가가 많지 않아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품으로 더욱 유명한데 1985년 한국 초연, 1992년 리바이벌 공연 후 13년만에 예술의전당이 이탈리아의 지휘자 쟈코모 자니, 국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연출진, 성악가들과 함께 국내 제작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연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2004/2005 시즌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가면무도회>, <라 보엠>을 통해 집중도 있는 기획력으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 바 있다.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오페라 관객 몰이를 멈추지 않고 있는 예술의전당이 2005/2006 시즌 선택한 첫 작품은 오페라 역사 속에서 대본, 음악, 무대가 가장 아름답고 가장 공연하기 어렵다는 <안드레아 셰니에>.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서울시립오페라단 창단 기념공연으로 초연되었으며 1992년 같은 단체에 의해 리바이벌 되었고 13년만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1998년 ‘오페라 페스티벌’ 개최 이후 윤이상 오페라 ‘심청’, 홍혜경의 ‘라 보엠’ 등 오페라 제작 시스템를 착실하게 쌓아온 예술의전당이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무대화하기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인 <안드레아 셰니에>를 순수한 국내 제작물로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베리즈모 오페라’란 말 그대로 현실주의 오페라이다. 19세기 후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오페라 운동으로 문학상의 리얼리즘의 영향이 음악에도 나타나 일상생활의 현실적인 사건들을 다룬 대본을 오페라대본으로 채택하면서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줄거리의 오페라가 탄생하게 된다. 이전의 신화나 영웅의 과장되고 현실과 괴리된 대본에서 벗어나 냉혹한 현실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겪는 주인공들은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켰으며 대표작품으로는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 푸치니의 ‘외투’ 등이 유명하며 베리스모 오페라 계보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음악출판사 ‘손죠노’의 1890년 단막 오페라 공개 모집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라는 오페라를 쓴 청년 작곡가 마스카니를 스타 작곡가의 반열에 오르게 하였으며 ‘베리즈모 오페라’라는 새로운 오페라 운동의 출발이 되었다. 조르다노 또한 이 공개모집에 ‘마리나’라는 작품으로 응시하였으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손죠노 사장은 후원자로 나서 작곡에 매진토록 하였으며 6년을 기다린 끝에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최고 흥행작 중에 하나인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탄생하였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대혁명기에 32세의 나이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인 시인 ‘안드레아 셰니에’의 비극적 삶과 숭고한 사랑을 오페라로 옮겨 초연 당시부터 평단과 관객들의 절대적 지지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대부분의 ‘베리즈모 오페라’가 음악보다는 드라마에 비중을 두고 있으나 푸치니의 ‘라 보엠’을 쓴 루이지 일리카의 시적인 대본과 조르다노의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베리즈모 오페라’의 최고 걸작이 되었다. 1896년 3월 28일 밀라노 스칼라극장 초연 당시 뛰어난 극적 구성력과 시적인 언어로 대본 작가인 루이지 일리카가 관객들의 요청에 의해 유례없는 커튼콜을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격변기에 실존하였고 젊은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만 했던 시인 안드레아 셰니에의 삶을 그린 작품이지만 비극적으로 결말을 맺는 청춘 남녀간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 뿐만 아니라 계급간의 투쟁, 정치적인 음모와 모략 등 진지함과 오락성이 공존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에게 골고루 주옥 같은 아리아를 선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테너의 오페라’로도 불리는 작품인 만큼 코렐리, 델 모나코를 필두로 테발디, 도밍고, 카레라스를 거쳐 최근에는 알라냐, 리치트라까지 당대 최고의 테너들이 ‘안드레아 셰니에’로 그들의 존재감을 확고히 하였다. 즉흥시 ‘어느 날 장려한 푸른 하늘을 보았다/1막, 단장시 ‘ 5월의 어느 맑은 날처럼/4막’은 안드레아 셰니에가 남긴 두 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아름다움이 비할 데가 없다. 즉흥시는 안드레아 셰니에와 맏달레나에게 사랑이 얼마나 시적이고 아름다운지 알려주겠다며 부르는 노래이며 단장시는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며 죽음을 앞둔 비통한 심정과 시속에서 생을 마칠 수 있게 해달는 심경을 고백하는 노래이다.

1994년 개봉한 영화 ‘필라델피아’에 삽입된 호소력 짙은 마리아 칼라스의 음색으로 사랑받아온 맏달레나의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3막’는 국내에서는 CF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더욱 큰 인기를 누렸었다. 조르다노가 100년 후에 태어날 칼라스를 위해 작곡한 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칼라스의 가슴 저미는 연주가 유명하며 이후 칼라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실력있는 소프라노들의 도전이 줄을 잇는 아리아이다. 이 아리아는 맏달레나가 혁명 후 겪은 고난과 시련을 제라르에게 들려주며 셰니에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노래이다.

조르다노는 <안드레아 셰니에>라는 작품을 통해 바리톤에게 보석 같은 아리아 ‘조국의 적/3막’을 선물하였다. 셰니에와 제라르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심리적인 갈등을 교묘하게 묘사한 이탈리아 바리톤 아리아의 명곡으로 고뇌와 번민에 찬 제라르의 심경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세니에와 제라르의 이상적인 파트너십에 의해 작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둘의 팽팽한 신경전이 극적 재미를 더한다.

예술의전당의 야심작 <안드레아 셰니에>를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출진과 성악인들이 뭉쳤다. 이탈리아 출신의 오페라 지휘자 쟈코모 자니, 정통파 연출가 최지형, 테너 김남두, 소프라노 김향란 등 중견 성악인과 바리톤 한명원, 박경종, 테너 이정원 등 신인 성악인이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며 예술의전당과 이미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춰온 국립합창단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함께 한다.

팔레르모의 마시모 극장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이탈리아 출신의 자코모 쟈니는 베르디 국립음악원과 프랑스 파리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이태리를 비롯하여 영국,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오페라 지휘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탈리아 작곡가의 작품인 만큼 섬세하고 아름답게 <안드레아 셰니에> 음악을 한국 관객들에게 펼쳐보일 것이다.

지난 여름 오페라 무대를 뜨겁게 달군 ‘마술피리’의 연출자 최지형은 2000년 롯시니의 ‘비단사다리’를 비롯하여 살리에리의 ‘음악이 먼저...’, 페르골레지의 ‘음악선생님’ 등의 국내 초연 작품들을 우리말 가사로 번역, 연출하여 호평받았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사실적이고 방대한 스케일로 정통 연출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레아 셰니에> 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테너 김남두가 셰니에의 매력에 취해 살고 있다. 1997년 정명훈 지휘의 오페라 ‘오텔로’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아이다’의 라다메스, ‘오텔로’의 오텔로, ‘투란도트’의 칼라프 등 왕이나 장군 등 힘있고 위엄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해왔는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번민하고 사랑에 고뇌하는 시인 안드레아 셰니에를 어떻게 연기할 지 오페라 애호가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남두와 함께 셰니에에 캐스팅된 이정원은 연세대 음대 재학시절 프랑스 리옹에서 플로토우의 ‘마르타’로 일찍이 유럽 무대에 데뷔하였다. 이후 프랑코 코렐리 국제 콩쿠르, 마리아 칼라스 국제 콩쿠르 등 권위있는 성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유럽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출연 제의를 받았다. 2001/2002 헝거리 부다페스트 오페라하우스에서 <투란도트>의 ‘칼라프’역을 열연하여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2004년 세계적인 푸치니 오페라 페스티벌인 토레 델 라고의 ‘푸치니 페스티벌(Festival Puccini di Torre del Lago)’에 초정되어 <투란도트>의 ‘칼라프’역으로 출연하는 등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의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2004년 프랑스 보르도 국립극장 무대에 <투란도트>의 ‘칼라프’역으로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유럽의 ‘한국인 칼라프’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지난 8월 유럽주역 갈라 콘서트에서 천역덕스러운 연기과 천부적인 음악성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제라르 역의 바리톤 한명원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경력과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무서운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태리 피렌체 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리골레토역으로 세계적인 테너 라몬 바르가스와 함께 열연하여 청중들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제르몽의 정확한 성격 표현과 놀랍도록 풍부한 성량을 보여 주었다. (L'opera, 2004, 10)" 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콘서트 가수로도 뛰어난 면모를 보이며 2004년 1월 정명훈의 지휘로 동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NHK 신년음악회’에 초청되어 일본 전역에 생방송 방영되기도 하였다.

한명원과 함께 제라르에 캐스팅된 박경종은 이태리 현지 언론으로부터 “진정한 바리톤의 음색, 마술의 바리톤, 진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으로 관객을 감동시키다.(이태리 국립방송)”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돈 조반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멕베드>,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등 풍부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유럽 정상의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메트의 디바 홍혜경과 함께 아름답고 서정적인 미미를 선보인 소프라노 김향란이 맏달레나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태리 베로나 아레나 원형 극장에서 2년간 ‘나비부인’과 ‘투란도트’의 주역으로 활발하게 활동 후 귀국하여 현재까지 국내 오페라의 주역으로 20년간 흔들리지 않는 아성을 보여주고 있는 김향란은 중견 성악인의 자존심을 세우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향란과 함께 맏달레나에 캐스팅된 이지연은 미국 줄리어드음대를 전학년 장학생으로 졸업하였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 파이널리스트, 이태리 카루소 국제 콩쿨, 리치아 알바네즈 푸치니 재단 국제 콩쿠르 우승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조안 서덜랜드, 마릴린 혼, 리치아 알바네즈 등과 함께 마스터 클래스에서 공연하기도 하였다. 현재 ‘나비부인’, ‘투란도트’, ‘라 보엠’, ‘라 트라비아타’, ‘오텔로’, ‘시몬 보카네그라’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데 모이네 메트로 오페라단, 델라웨어 오페라단 등 주로 미국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연날짜 : 2005.10.28(금) - 10.31(월)
공연시간 : 오후 7시 30분 (단, 일요일은 오후 4시)
공연장소 : 오페라극장
주 최 : 예술의전당
협 찬 : KBS한국방송, BC카드
후 원 : 방송위원회
입 장 권 : VIP석 9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B석 3만원, C석 2만원
문의 및 예매 : 예술의전당 02)580-1300, 티켓링크 1588-7890


웹사이트: http://www.s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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