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는 한 마디로 ‘정부 예산안은 국민혈세를 펑펑쓰는 돈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낭비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정부는 한나라당의 감세안에 대해 “지출은 더 이상 줄일데가 없다”거나 “감세하면 세수부족” 운운하면서도 내년 예산에 공무원 관련 경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환율이 05년예산 기준 1,150원에서 1,000원으로 하락해 외화예산이 대폭 줄어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화예산이 오히려 전년보다 432억원이 늘어났다. 늘어난 외화예산에는 공무원 해외여비도 포함되며 예를 들어 중앙인사위원회 소관의 공무원 교육훈련 내년 예산이 379억 8,800만원으로 책정되어 05년 예산 410억 4,100만원보다 원화로는 감소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 기준환율이 150원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11억원이나 더 늘려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나라경제가 어려운 때 경상경비에 해당하는 해외여비를 전년수준으로 동결해 국민과 고통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와는 상관없이 예산편성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공무원의 업무성과에 따라 차등지급받는 성과상여금 예산은 내년 예산에 4,135억원이 책정되어 05년에 기본급의 57%에서 내년에는 80%로 23%p나 늘어났다. 이와 함께 기획예산처 장관은 업무추진비를 장기적으로 없애 경상경비를 절감하다고 약속하고 실제 내년 예산안 편성에 업무추진비를 전년보다 감액편성했으나(05년 1,992억 92백만원 → 06년 1,730억 4,100백만원. 15.1% 감소) 다른 인건성 경비인 직급수행경비(직급보조비, 월정직책급비 등 해당)를 늘려(05년 1조 3,591억원 → 06년 1조 4,173억원. 19.3% 증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편법을 동원했으며, 매년 예비비를 계상했다가 연말에 집행하는 봉급조정수당(05년 1,500억원)도 그대로 예산에 계상되어 있다.
② 이미 다른 경비로 사업을 집행하다가 내년에 신규로 예산을 계상하는 경우다. 이는 명백히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무력화시키는 행정부의 잘못된 행태다. 예를 들어 국무총리실의 4대폭력근절대책위원회,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 등 8개의 위원회와 기획단이 05년에 신설되어 예비비를 사용하다가 내년 예산에 신규로 총 34억원이 계상되어 있다. 행자부는 이미 Happy Call 전화 운영을 올해부터 다른 사업비에서 하다가 내년에 ‘고객만족관리 및 이미지제고’ 사업(3억원)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정보화마을 사업도 그동안 국회의 심의를 받지 않던 특별교부세 사업으로 운영해오다 내년에 신규사업으로 78억원을 들여 농어촌에 초고속인터넷을 깔아주고, 마을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의 사업을 하는 것 등이다. 또 중기청 예산중에는 ‘공고를 통한 기능인력양성’ 사업은 국회 승인없이 올해 이미 17개교를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시범사업을 했고 내년 예산에 49억 9,800만원을 신규사업으로 책정했다.
③ 현 정부는 역시 ‘위원회 공화국’답게 위원회 예산이 많다.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 경비만 총 310억원이 계상되었고 이는 전년보다 11%나 늘어난 것이다. 국무총리실만 보더라도 내년에 신규로 예산이 반영되는 위원회와 기획단이 4대폭력근절대책위원회, 새만금환경대책위원회 등 총 8개에 내년 예산은 34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국무총리 소속 이들 위원회중에는 기존 부처에서 다 하고 있는 업무를 총괄조정한다고 불필요하게 만든 경우도 많다.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이미 지난해에 광복60주년 기념사업을 다 집행한 상태에서 내년에는 기념사업에 대한 평가와 후속사업 추진 등을 위해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 7명의 인건비와 백서발간 등의 경비로 5억 14백만원이 예산에 계상되어 있는데 일반회계 적자국채가 9조원이나 되는 재정형편에 이런 위원회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④ 내년 예산안에는 관광레저도시, 에코시티, 참여형도시, 유비쿼터스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다양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예산이 계상되어 있다. 마치 ‘도시박람회’를 개최하려는 듯 각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도시만들기 예산을 계상하고 있다. 특히 문광부의 관광레저도시추진기획단 운영(신규. 20억원)은 기존의 문광부에서 하는 관광정책 사업과 중복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건교부의 참여형도시만들기(신규. 10억원) 사업은 유형별 도시모델을 개발해 국민이 자발적으로 도시만들기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목적인데, ‘참여’라는 이름하에 목적도 애매한 사업을 신규로 꼭 추진해야 하는지 의문이고, 이름도 생소한 유비쿼터스도시구축방안연구(50억원)도 공동주택홈네트원크 사업(신규. 6억원)과 중복가능성도 있고 대다수 국민들이 다들 늘어나는 세금부담과 내집마련하기도 빠듯한 형편에서 꼭 필요한 사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⑤ 현 정부는 새로운 대학원 만들기 열풍을 보여주고 있다. 재경부의 금융대학원 설립지원(신규. 57억원), 건교부의 물류전문대학원(신규. 20억원), 교육인적자원부의 법학전문대학원체제정착지원(9억원)과 치의대대학원 지원 등의 예산이 그것이다. 대학원 육성지원은 기본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관장해야 마땅하다고 판단되며, 교육인적자원부도 대학과 대학원에 최대한 자율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공정하게 국가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그런데 마치 부처에서 국민혈세를 갖고 각자의 업무영역을 확대하려는 듯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대학원을 설립하고 지원하는 것은 예산낭비의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⑥ 현 정부의 무차별적 전방위 홍보의 특성을 예산안에서도 여실히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국정홍보처의 거의 모든 주요사업이 이에 해당하고(국가주요시책 홍보 84억원, 국가이미지제고 홍보 38억원 등), 전 부처에서도 홍보예산이 대폭 증가했다. 예를 들어 재경부는 홍보강화를 위해 직제를 3개과 17명에서 5개과 29명으로 늘리고 예산을 전년대비 7억원(38.2%)을 늘려 27억원을 책정했다. 각 부처에서 편성한 홍보예산도 홈페이지 동영상 제작,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광고, 홍보대사 운영(공정거래위원회), 고객만족도 조사, 여론조사 등이 있다.(※건교부, 정책홍보기획연구운영 사업으로 06년에 13억 8,000만원. 전년보다 188%나 증가. 홍보동영상 제작, 인터넷을 활용한 정책홍보, 여론조사, 정책홍보 마스터플랜 3억원, 정책홈페이지 구축 2억원 등) 특히 대통령실에서는 네티즌 정책모니터링 운영 사업(34백만원)이 있는데 이는 매달 50명의 네티즌 정책모니터 요원에게 2만원씩의 활동비를 주는 경비이다.
최상의 홍보는 국민에게 와닿는 좋은 정책을 개발해 추진하는 것이다. 국정지지도가 20%대로 떨어지는 것이 야당과 언론의 탓이라고 주장하는 현 정부의 시각에서는 홍보가 부족해서라고 하겠지만 국민혈세를 펑펑 써가며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국민부담을 늘리고, 사실을 왜곡시키는 등 국민에게 이중고, 삼중고를 안겨줄 뿐이다.
⑦ 내년 예산안에도 불요불급한 건물의 신축 또는 유지보수 비용이 많다. 감사원 예산에는 토사유출방지댐 설치 및 주변정비공사 예산이 있다. 이의 사업내용은 장마때 감사교육원 주변계곡의 토사유출로 인해 감사교육원 산책로, 주말농장, 약수터 등 감사원 시설을 보호하고 주변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댐을 설치하는 등의 사업을 하는 것인데 빚내서 나라살림을 하는 형편에서 이런 사업이 그렇게 시급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문화재청에는 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 사업이 내년 신규로 20억원이 계상되어 있다.
⑧ 내년에도 올해부터 시작한 혁신관련 예산이 각 부처에 다수 있다. 혁신관련 예산은 크게 혁신과제 추진(856억원)과 혁신능력서비스 개발 사업(교육훈련 사업)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혁신과제추진 사업의 세부내용을 보면 혁신관련 해외연수, 혁신업무유공자 포상금 지급(법무부·외통부 등), 혁신동아리 지원 등이며, 혁신능력서비스 개발 사업은 직급당 교육훈련비를 책정해 산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혁신’ 관련 예산은 실제 민생에 직접 혜택이 가는 예산사업도 아니고, 아직까지 공무원이나 정부기관의 행정서비스가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⑨ 실제 개별 사업을 보면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국방 전력강화사업이 많이 있다. 30mm자주대공포(일명 비호사업)은 그 성능과 가격에 있어 지속적으로 국회에서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예산이 증가해 계상되고 있고(06년 616억원), 한국형헬기사업도 국회의 의결로 감사원에서 감사까지 받은 사업으로 문제가 많음에도 정부는 사업명을 바꿔가며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06년 661억원) 그 외에도 많은 전력사업들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방위사업청 신설 예산 350억원도 관련법 제정이 여야 합의없이 처리되어 현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중으로 조정되어야 마땅하다.
⑩ 해마다 결산에서 지적되듯이 이월·전용 등 집행부진이 예상되는 사업 예산이 여전히 예산계상이 많이 되어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해 예산을 다 쓰지못하고 다음해로 이월이 되거나 다른 사업 전용재원으로 쓰여지는 예산들이 많이 있는 곳은 건교부의 댐관련 예산, 해수부의 항만개발 사업, 농림부의 정책자금 이차보전 사업 등이다.
지금까지 10가지로 나눠 내년 예산안의 문제사업들을 살펴보았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고, 앞으로도 예산심의까지 더 많은 사업들을 발굴하고 문제화할 것이다. 이렇게 불요불급하고 낭비적인 사업들이 많음에도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왜 그토록 “더이상 삭감할 데가 없다” 며 버텨온 것인지 이유를 묻고 싶다. 우리 한나라당은 계속된 경제침체로 삶이 고단한 일반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최소화하고,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나라빚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는 최우선의 목표를 가지고 국민이 국회와 야당에 부여한 예산심의권을 철저히 수행해 나갈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다짐한다.
2005. 11. 9(수)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 이종구·예결위원장 김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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