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한 개인의 인생설계는 1 代에 그치지 않으며, 한 나라의 경영은 萬世를 내다보아도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는 萬世는 커녕 바로 눈앞에 닥쳐오고 있는 대 재앙을 두고서도 태평성대인 것처럼 세월을 허송해 왔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국민연금은 지속될 수 없고, 지속될 수 없는 것으로 예상되는 제도는 곧 붕괴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지금 네 가지 위기를 맞고 있다.

첫째, 정당성의 위기이다. 국민연금은 돈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노후 생계를 외면함으로써 사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저소득 계층을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신뢰의 위기이다. 기금고갈이 확실하게 예정되어 있는 저부담-고급여의 현행 재정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제도개혁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근시안적이고 편협한 이기주의와 단기적 인기에 영합하면서 임기응변과 임시방편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정부 때문이다.

셋째, 공평성의 위기이다. 강력한 재분배기능을 지닌 국민연금제도 하에서 소득파악의 부실은 자연히 소득이 정확하게 노출되는 가입자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금고갈에 따른 세대간 불공평으로 인하여 국민연금제도가 젊은 세대로부터 비판받고 외면당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넷째, 기금의 국민경제적 부작용에 따른 위기이다. 연금기금은 이미 국내 채권시장의 1/5을 점유하고 있으며, 30대 기업 중 21개 기업에서 1~5대 주주가 되어 있다. 연금기금의

적립이 계속되어 대규모 기금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지배할 경우 시장경제는 新관치를 넘어 國營經濟로 변모해버릴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GDP의 50%에 가까운 대규모 기금이 자본시장에서 단기간에 급속하게 빠져나갈 경우에 국민경제가 받게 될 충격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국민연금 개혁은 미래의 위험에 대한 방책인 동시에 눈앞의 불합리와 부조리를 극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전쟁의 폐허에서 극빈을 헤치고 분연히 일어나 피와 땀과 눈물로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일구었던 우리 어르신들이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또다시 소외되고 희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최근 4년 동안(2000~2004년) 약 1.7배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에 70대 노인의 자살자 수는 10만명당 25.8명에서 81.9명으로, 80대 이상 노인은 10만명당 42명에서 127명으로 각각 3배 이상 급증했다. 2004년 한 해 동2안 자살한 60세 이상 노인의 수는 4,118명으로 하루에 무려 11.3명의 노인이 세상을 등졌다. 우리가 가장 고마워해야하고 가장 먼저 보살펴야 할 분들이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사각지대는 장차 노인이 될 세대의 노후생활도 빈곤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 1,689만명 중 32%인 536만명이 향후 온전한 노령연금을 받지 못할 것이다.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2047년 이후에 노령에 이르는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 다음 세대에 견딜 수 없는 부담을 지우지 않고서는 정부가 지금 약속하고 있는 안락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출산율이 지금보다 현저히 높아지지 않는 경우 기금고갈 시점은 2030년대로 앞당겨지게 될 것이며, 기금고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24%까지 높여야 한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 재정건전성 확보, 형평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 자본시장에 대한 중립성 확보 등을 통하여 국민연금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이미 17대 국회출범과 함께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고 기초연금제도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제시하였다. 한나라당의 국민연금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기초연금제도의 도입을 비롯한 연금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국민연금개혁의 다섯 가지 기본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를 최우선적으로 해소한다.

둘째,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아 연금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한다.

셋째, 모든 선진국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일부 연금가입자의 소득파악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불공평성을 최소화한다.

넷째,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국내 자본시장의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하고, 자본시장에 대한 기금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지배구조를 확립한다.

다섯째, 기금 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 투명성을 제고한다.

한나라당 소속 국민연금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열린 마음으로 국민연금제도의 근본적 개혁에 임할 것이며, 창의적인 제도개선으로 나라선진화의 초석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05년 11월 16일

국민연금제도 개선 특위 한나라당 위원 일동
(고경화, 박재완, 이주호, 이혜훈, 정형근, 주호영, 진수희, 윤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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