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일방적 시범학교 선정 “유감”
“강행만이 능사가 아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오늘 발표한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은 지난 6월, 정부가 교원평가제를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학교현장의 갈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교원단체가 합의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정부 스스로 파기한 것이다. 또한 교원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평가 강행에만 집착하여 민주성과 합리성 보다는 꿰맞추기 식으로 시범학교를 선정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교원평가제는 강행만이 능사가 아니다. 절대 다수 교원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학교교육력 제고나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일방통행 식 시범학교 선정 보다는 평가의 주체이자 대상인 교원의 이해를 구하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현장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 확실시 되는데도 물리적으로 교원평가를 강행하는 것은 교원을 학교교육력 제고를 위한 주체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개혁 대상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는 교원이 주체가 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도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과거 정부의 교원 개혁 대상화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꼴로서 교원의 전문적 자율성과 학교의 다양성을 교육행정권한으로 강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결국 교직사회의 교육적 열정을 이끌어 내는데 찬물을 끼얹어 학교교육력 ‘제고’ 보다는 ‘저하’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의 일차적 적용 주체와 대상은 교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현장교원의 의견은 철저히 짓밟은 채 국민여론만을 쫓아 평가 강행을 고집하는 것은 교육정책의 본질에 충실하기 보다는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교원을 마녀사냥 식 여론의 희생양으로 삼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한국교총은 정부가 교원평가제를 시행하면 학교교육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도그마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를 바란다. 학교현장의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관료들과 일부 교육학자들이 어설프고 현학적인 논리와 국민여론만을 들이대며 평가 강행에 집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우리 교육을 위해 서글픈 일로서 학교현장의 갈등만 확산시키고 교육구성원 간 불필요한 마찰과 교육적 신뢰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정부가 두 가지 안으로 시행되는 교원평가 운영방안도 평가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논란의 소지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범학교 선정과정에서 일선 학교로부터 강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제기된 것은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하여 교원평가 시범실시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시범학교가 내년 8월까지 운영된다는 점과 한 달 후에 겨울방학이 시작되어 학교별로 수업이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겨울방학 전까지 시범학교로 선정된 학교에서 교원평가와 관련된 구체적인 평가진행이 어렵다. 이는 교원의 인사이동 과 학년의 변경 등 내년 3월에 새로이 시작되는 학사과정과의 연속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교원의 수업을 평가하는 본격적인 교원평가 작업은 내년 3월에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굳이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과 함께 발표한 수업시수 감축 및 교원 업무경감 방안 등은 평가제 시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며, 그 방안 또한 구체적 이행장치가 담보되지 않은 설익은 방안이다. 교원의 수업시수 감축을 위해서는 수업시수 법제화가 필수적이며, 교원증원을 위한 구속력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교원업무를 경감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의 시작은 교원의 직무기준 정립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조치들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교원평가제 시행을 위한 ‘설익은 당근책’일 뿐이다.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교원평가 시범실시에 대해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교원단체나 그 구성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미리 예단하여 고발 등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야 말로 이번 교원평가 시범실시가 얼마나 현장교원의 의견에 반하여 정당성을 잃고 강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교총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교원과 학교에 재갈을 물리려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고 절차와 내용의 정당성을 잃은 시범학교 선정 보다는 현장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평가방안 마련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개요
1947년 설립 이래 교육발전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힘써온 전문직 교원단체로, 현재 교사, 교감, 교장, 교수, 교육전문직 등 20만명의 교육자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정통 통합 교원단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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