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성명-국회와 정부는 농민들의 절규를 똑똑히 들으라
350만 농민의 피눈물과 몸부림에도 눈한번 꿈쩍않는 국회가 어찌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일 수 있는가. 생존을 위해 절규하는 농민들의 집회에서 “모두 죽여버려”라며 무자비한 진압을 다그치고, 헌법에 보장된 집회및시위에관한자유에는 아랑곳없이 고속도로에서부터 차량진입을 막는 초법적 만행을 자행하는 공권력을 어찌 국민을 위한 것이라 하겠는가.
농민들은 죽음으로 항거하고 있다. ‘농업인의 날’이었던 11월 11일 전남에선 정용품이라는 농민이, 11월 17일 경북에선 오추옥이라는 농민이 농약을 마시고 자결했다. 그들이 죽어가면서 처절하게 남긴 말은 ‘쌀협상 국회비준의 반대’였다.
쌀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농업정책, 살농(殺農)정책으로 이미 벼랑 끝에 몰린 농민들의 등을 떠미는 살인행위이다. 350만 농민을 버리고 가려는 국가는 이미 국가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상위 10%만을 떠받들기 위해 노동자, 농민이 대다수인 90%의 희생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는 국민 적대적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오늘 전국의 농민들은 다시금 쌀협상 국회비준의 반대를 위해 여의도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계획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이에 귀기울이기는 커녕 또 다시 집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상경 진입로에서 집회참석 차량을 막는다고 한다.
지금 이 땅엔 자유민주주의의 그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자유’도, ‘민주’도 없으며, 노무현 정권이 자랑해마지 않는 국민의 ‘참여’도 없다.
집권자들은 대중의 분노가 공권력으로 해산할 수 없는 것임을 역사의 교훈을 통해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지역구도 타파를 역사적 소임의 한계라고 단정하는 관념의 저편에, 죽음의 행렬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민중들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폭동과 프랑스의 소요를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할 때가 아니다.
한국노총은 농민들의 식량주권 사수와 농업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함을 주장한다. 무엇보다 졸속적으로 이루어진 쌀협상에 대한 국회비준 시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생존을 위한 농민들의 집회가 합법적으로 보장돼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농민들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희생자로 살아가고 있고, 농민들의 자식이자 형제자매인 우리 노동자들은 농민들의 투쟁에 언제나 힘차게 실천적 투쟁으로 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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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Park, Young-sam) 朴泳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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