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의원, “난지도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전환해 서울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그렇다면 서울 시내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골프장이 아닌 녹지이다. 소수가 아닌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원이다. 난지도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전환해 서울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난지골프장의 조성 이유는 싼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서민들을 위해 서울 시내에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그 출발부터 잘못된 결정이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서민들 중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과연 얼마나 된다 말인가?
물론 골프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스포츠가 아니라는 주장도,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고 있는 효자 종목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퍼블릭 골프장이 건설이 시급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 시내에는 아니다. 30여년 만에 제 모습을 찾고 있는 난지도 내에는 더더욱 아니다.
4인이 1조가 되어 6분 간격으로 티오프를 할 경우 하루 240명이 난지도 노을 공원 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공원으로 조성할 경우 수만여명의 시민들이 다시 찾은 난지도의 아름다움과 맑은 공기를 맘껏 호흡할 수 있다.
이미 사용된 146억원의 골프장 조성비 때문에 이중투자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청계천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복원된 자연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만으로도 그 경제효과는 충분하다. 더욱이 수천억원이 투입된 청계천과 달리 난지도 골프장은 최소한의 투자로 노을 공원 10만평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난지도(蘭芝島)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은근한 향기를 갖고 있는 난초와 지초가 어우러졌던 아름다운 섬이었다. 철따라 온갖 꽃이 만발해 꽃이 피어있는 섬이라는 의미인 중초도(中草島)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생긴 모양이 오리가 물에 떠 있는 것 같다 해서 압도(鴨島)라 하기도 했다. 옛 시인들은 철새들이 한강으로 날아들면 난지도 위에서부터 내린다고 해 문섬(門島)이라 칭했다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놀잇배가 정박하는 작은 포구이기도 했고, 1970년대 중반까지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와 학생들의 소풍 코스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난지도는 1978년 이후 사라졌다. 향기를 내뿜던 난초와 지초도,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들꽃도, 겨울이면 찾아오던 철새도, 연인들의 행복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모두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해발 100m에 가까운 두개의 거대한 쓰레기 산이 들어섰다. 난지도는 그 후 15년여 간 서울의 모든 쓰레기를 말없이 받아들였다.
1993년 2월에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은 완전히 폐쇄되었다. 그리고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 더불어 월드컵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쓰레기와 악취가 넘치던 난지도 85만여평에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맑아지는 평화의 공원, 하늘 공원, 노을 공원, 난지천 고원, 난지한강 공원 등이 들어섰다.
그럼 이제 난지도는 예전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아니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노을 공원에 자리한 난지골프장 때문이다.
녹지는 도심의 산소이다. 지금 서울은 폐활량이 부족해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특히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가 나서 푸른 숲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서울의 미래 역시 회색빛에 불과할 것이다. 소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더 빨리, 너 넓게 녹지를 확보해야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지금이라도 난지도 골프장을 시민가족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는 노을 공원 10만평을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날아가는 골프공을 보며 굿샷을 외치는 공간이 아니라, 주홍빛 석양 아래서 가족과 연인이 사랑을 속삭이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87%의 서울시민이 난지도 골프장의 가족공원 전환에 찬성했고, 서울시의회도 가족공원 전환을 결정했다. 결단과 실천만이 남았을 뿐이다. 난지도 골프장의 가족공원 전환은 소수를 위한 개발보다, 다수를 위한 환경이 서울의 미래상이라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난지도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전환해 서울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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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0일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