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민주노총이 파견제와 기간제를 사실상 승인하는 협상안을 냄으로서 가뜩이나 후퇴하고 있던 협상에, 한국노총이 ‘노사관계 로드맵’ 논의가 중요하다며 민주노총의 안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수정안을 제안하려 하자 논의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간제 사유제한을 사실상 포기하는 등 비정규직의 권리를 쟁취하기는커녕 오히려 비정규직의 광범위한 확산을 가져올 내용을 노동계의 협상안으로 던진 민주노총의 태도도 문제가 있지만, 그나마 형식적으로 걸려 있던 사유제한도 없애고 고용의제 조항도 포기한 한국노총의 수정안 내용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는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노동계가 원안만을 고집하면 국회가 입법을 하더라도 현재 논의되는 안보다 훨씬 후퇴된 안이 입법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의 말처럼 국회에서 개악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원칙에 집착하기 보다는 실리를 얻자는데 양대노총 지도부가 대략 공감하는 듯 하다. 한마디로 어차피 안 되는 것 떡고물이라도 얻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노동자의 목을 가장 심하게 조이고 있는 비정규직의 무한 확산을 가져올 내용을 주고 얻을 실리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 전체가 비정규직이 되더라도 얻어야 하는 실리가 있다면 노동자 대중 앞에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법안 개악 저지를 위해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게을리 한 채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한국노총 지도부의 무책임한 자세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양대노총의 무책임한 협상 흐름을 우려하며, 노동자의 입장에 근거해서 분명한 안을 제시하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05년 11월 29일(화)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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