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제시한 수정안을 보면 정부안에 사실상 손을 들어주는 내용들 일색이다.
우선 한국노총의 수정안은 기간제 관련하여 사유제한 없이 2년을 사용하고 기간초과시 고용의제를 적용하는 것으로 했다. 이는 기간제 확대를 막는 최소한의 장벽인 사유제한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폭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상시적 업무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기간제를 고용할 수 있게 되는 바, 사실상 정규직의 모든 일자리를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2년 초과시 고용의제를 적용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2년이 되기 전에 계약해지 후 재계약을 통해 이를 피하는 것은 누워서 밥먹기 보다 쉬운 일이다. 결국, 비정규직은 무한 확장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의 길은 허울만 남는 것이 한국노총의 수정안이다.
또한 한국노총은 파견업종을 현행대로 26개로 유지하고 허용기간을 최장 2년으로 하되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고용‘의제’가 아니라 고용‘의무’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조항을 포기하는 것으로 사실상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것이다. 개악안도 이런 개악안이 없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국회가 비정규직 법안 처리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 요구를 법안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수정안을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의 이번 수정안은 노동계의 요구를 반영하기는커녕 비정규직의 무한 확장에 노동계가 도장을 찍는 첨병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정규직은 비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은 영원히 비정규직으로 묶는 개악안에 한국노총이 앞장선 것이고, 이것은 어떤 명분을 든다고 해도 노동자에 대한 배신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한국노총의 이번 수정안 발표를 강력히 규탄한다.이번 수정안 발표로 한국노총은 그동안 내부 개혁의 성과로 얻어진 그나마 있던 신뢰도 모두 잃고 다시 어용의 총본산으로 추락했다.
진정 비정규직 노동자를 생각한다면 "한국노총의 입법 마지노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아무도 믿지 않는 립서비스나 하지 말고, 한국노총은 지금이라도 즉각 적전분열(敵前分裂) 행위인 수정안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노총은 영원히 어용으로 낙인찍혀 자신이 조직기반인 노동자들에게도 버림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5년 11월 30일(수)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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