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일) 오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국정원 강당에서 인혁당, 인혁당재건위,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정원 진실위의 발표에 따르면 인혁당은 북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써클 수준의 조직이고, 인혁당 재건위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으며, 민청학련은 ‘반유신 투쟁을 위한 학생들의 연락망 수준의 조직’으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고 해도 반(反)국가단체로 볼 수 없는 사건으로 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작을 위해 고문, 가혹행위 등이 관행적으로 가해졌다. 특히 대법원 확정 판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형이 집행되 국제법학자협회가 '사법사상 치욕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던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경우 “박정희 대통령이 (사형판결과 집행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비록 뒤늦고 불철저하지만 그나마 사건의 진실 일부가 밝혀진 것에 대해 환영한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이를 통해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며, 이것은 가해자의 사죄와 피해자의 용서, 혹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복권과 적절한 배상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임으로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국정원 진실위는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적절한 조치”만을 언급할 뿐 가해자에 대한 처리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비단 이 세 사건의 가해자들만 보아도 우리사회가 얼마나 거꾸로 선 사회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이 세 사건의 최고 책임자인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가 이 나라 제1야당의 당수이다. 고문과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당시 중앙정보부의 책임자들과 기관원들은 퇴직해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있다. 정권의 시녀가 되어 양심을 팔고 거짓 판결을 일삼았던 판사들과 검사들은 그 후에도 출세가도를 달렸고 지금도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이들은 반성은커녕 지금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결과 인권말살과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진실위의 발표가 나간 다음에도 이들 중 누구하나 참회했다는 소식이 없다.
이렇게 가해자들은 전혀 반성도 하지 않은 채 호의호식하며 잘살고 있고, 피해자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해자가 처벌받기는커녕 참회하지도 않으니 용서와 화해를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러니 약사 빠른 사람이라면 정의와 자유의 편에 서기보다는 불의와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것이 편안한 삶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비웃는 현실이 계속되는 한 정의는 여전히 흔들리고 진실은 반쪽짜리 진실일 뿐이다.
우리는 이런 이유로 진실과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도 과거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과 함께 가해자들에게 반드시 엄중하게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화해와 용서도 가능할 것이다. 그와 함께 희생된 열사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오늘에 이어가는 일 또한 중요하며 우리는 또한 이 일을 우리의 사명으로 삼고자 한다.
2005년 12월 8일(목)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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