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탈주범 강모씨, 대구 교도소측 ‘홀리데이’ 시사회 참석, 인터뷰 불가 방침에 단식투쟁 선언
지난 16일 강씨를 대신해 <홀리데이>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한 강영태씨는 “너무나 슬프고 감동스러운 영화다. 특히 형이 인질과 함께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당시 형 모습이 떠올라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실제 사건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돼 형에게 못 보여주는 게 한스럽다.”며 다음날인 17일 대구 교도소에 강씨의 면회를 다녀왔다.
그러나 면회를 갖다 온 강영태씨는 예전과 달라진 교도소 분위기에 깜작 놀랐다. 1급 모범수인 강씨는 통상적으로 입회자 없이 면회가 이루어져 그 동안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했는데 웬일인지 입회자를 두고 면회가 진행돼 영화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부각이 되면서 교도측에서 약속했던 사항을 어기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눈 앞에서 벌어질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변변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하고 돌아온 강영태씨는 다음날 형 강모씨의 전화를 받고 또 한번 놀랐다. 강모씨가 단식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 동안 내가 저지른 죄값을 충분히 반성하며 1급 모범수로 착실하게 수형 생활을 해왔으며 곧 출소를 앞두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자신을 흉악범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제는 사건의 진실에 대해 말할 때가 온 것 같아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도 보고 국내 언론을 통해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 시키겠다고 전화 내용을 밝혔다
<홀리데이>의 제작사인 현진씨네마의 이순열 대표는 오늘 오전에 동생으로부터 세상에 이럴 수 있냐는 하소연 섞인 전화를 받고 “그 동안 교도소 측과 인터뷰 등을 주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는데도 영화가 개봉을 앞두면서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자 자칫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길 거 같아 대구교도소 측이 <홀리데이>와 관련한 모든 민원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18년을 차디찬 교도소에서 회한의 나날을 보낸 것도 모자라 한 개인이 자신의 인권을 위해 단식 투쟁까지 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교도 행정이 그 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개탄스러워 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강헌 사건을 영화로 옮긴 <홀리데이>는 오는 1월 1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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