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길강 ‘야수’와의 특별한 인연
<야수와 미녀>와 <야수>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 안길강
자신의 조직을 와해시킨 검사 탁준하(김강우 분)를 말로만 ‘담그자’고 우기며 툭 하면 담벼락 위에 숨곤 하는 <야수와 미녀>의 심약한 조폭 도식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야수>의 ‘양기택’ 과 그를 동일인물로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 <야수>의 양기택은 전 구룡파 No.2로 보스 유강진(손병호 분)의 비밀을 쥐고 있어 장도영(권상우 분)과 오진우 검사(유지태 분)의 수사에 극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야수’ 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에,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에서 ‘구룡파’ 소속 조폭으로 등장하는 안길강. 그러나 두 영화에서 ‘야수’ 가 시사하는 바가 서로 다르듯 극 중 두 캐릭터의 모습 또한 완전히 다르다.
한 쪽이 완전 코믹이라면 한 쪽은 완전 카리스마인 셈. 실제로 두 영화 촬영 기간이 다소 겹쳐 양 쪽을 오가며 촬영에 임하기도 한 안길강은 “촬영 기간이 오버랩되면서 배역 몰입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하지만 두 영화의 분위기나 극중 캐릭터가 180도 달라서 그런 점에선 전혀 걱정이 없었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만 연기 외적인 면에서는 헤어 스타일과 의상을 통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야수와 미녀>에서는 도식의 코믹한 면모를 살리기 위해 머리를 위로 바짝 끌어올려 세우고 <야수>의 양기택 역할을 위해서는 앞머리로 이마를 덮어 무거운 헤어 스타일을 연출한 것.
<야수와 미녀>와 <야수>를 통해 코믹과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변신을 꾀한 안길강은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로 스크린에 데뷔, 장신에 선이 굵은 외모로 <아라한 장풍 대작전> <태극기 휘날리며> <주먹이 운다> 등 남성성 짙은 영화에 주로 출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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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7일 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