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네트워크성명-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규탄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이 군사 패권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핵심적인 계획이다. 이는 이라크 침공이 보여주듯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외피를 쓰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전쟁에 주한미군을 신속하게 차출·투입시키고,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고 유사시 주한미군의 개입을 가능케 하며, 북한에 대한 예방적·선제적 군사 행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는 국가와 민족의 존망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의 범위를 한반도 방어로 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무시한 조치이다.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자, 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3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다"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원칙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비롯한 외교안보팀도 동북아 밖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은 인정할 수 있어도, 동북아 안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또 다시 국민들의 뒤통수를 치듯,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해주고 말았다. 국민들에게는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말해놓고는,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토론 없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과연 우리가 민주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전략대화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구절을 포함시킨 것을 상당한 성과인 냥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국이 과연 한국의 입장을 존중할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근본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국의 불개입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의 영토·영공·영해를 군사 행동에 이용하는 순간, 한국은 어떠한 형태로든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외교안보팀의 '겉치레식 협상'에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최초로 협상다운 협상을 했다"는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국민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야기하고 있다. 작년에 논란이 된 작전계획 5029를 개념계획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 엄청난 성과인 냥 자랑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이는 외교안보팀의 협상 전략이 '국익 증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실하고 위험한 협상을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거듭 이번 합의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현 세대는 물론 미래의 세대에게도 엄청난 부담과 위험을 강요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무효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2006년 1월 20일 평화네트워크(대표 정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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