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국익에 부합된다’는 정부의 주장에도 공감하기 어렵지만, 이를 위해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더욱 공감할 수 없다.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은 전세계적 흐름이다. 이는 작년에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총회 본회의에서 압도적 지지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이 채택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 인류의 지적-문화적 자산을 풍부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협약은 문화상품에 대해서 자국의 보호조처를 인정하여 스크린쿼터가 문화다양성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임을 인정했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은 문화다양성을 희생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반(反)문화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필요성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들고 있다. 그러나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며, 그것이 체결되었을 때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미 쌀 개방에 따른 농촌의 파탄 등 대책없는 개방에 따른 생존권 파탄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이에 책임을 져야 할 관료들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여전히 자유무역협정만이 살길이라는 논리로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국익’ 운운하기 전에 밀실에서 몇몇 관료들이 추진해온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고 공론에 부쳐야 할 것이다.
한목소리로 스크린쿼터 수호를 외치고 있지만 국내 영화계 또한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영화산업은 이미 거대 산업이 되어 몇몇 거대 자본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특히 영화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스텝’이라 불리는 영화 노동자들의 처지는 고용불안,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 전근대적 노동시스템으로 최악의 수준에 있다. 한마디로 한국 영화는 영화 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 성장했으면서도 일부 거대 자본과 스타시스템만 이윤을 챙기고 영화 노동자들은 인간 이하의 노동조건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 영화산업의 이런 비인간적인 노동현실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이 없는 한 스타 연기자와 감독들만을 내세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만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사실을 영화계는 알아야 할 것이다.
2006년 2월 1일(수)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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