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의원, “2.3 한미 FTA 협상 개시선언에 대한 우리의 입장”
정부는 농업계, 문화계, 학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늘부터 한미 FTA협상을 개시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에 2004~2005년 정부의 쌀협상 과정을 지켜봐온 우리는 심각한 우려속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한미 FTA 협상의 개시는 한국 농업에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4년부터 FTA에 대한 실무적 검토에 들어갔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체결시 2조원 가량의 농업피해(생산액 감소)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은바 있다. 또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Rogowsky 연구원은 8조8천억원의 한국농업 피해를 예상한 바 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현재 추진중인 한아세안, 한캐나다 FTA 피해예상액의 20여배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농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늘어놓으며 협상을 강행하는 정부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둘째, 한미 FTA 협상 시작의 전제조건으로 수용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의 수입은 국민의 건강권마저 내팽개친 굴욕적 협상의 전형이다.
미국은 협상개시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였고 정부는 지난 1월 13일 뼈를 제외한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를 수입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광우병 우려가 전혀 없으며 안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가 안전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된바 없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바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괴변만을 늘어놓고 있다.
미국내에서조차 광우병 소에 대한 관리와 예방체계가 허술하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미 당국의 말만 믿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정부 당국의 답변을 믿을 수 있는가?
얼마전 ‘일본의 쇠고기 수입금지 사례’에서도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문제가 된 등뼈가 붙어있는 쇠고기 역시 뉴욕에 있는 대형 업체가 수출한 것으로 이 업체에는 미 정부 검사관이 상주해 있으며, 검사필 증명서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등뼈가 붙은 쇠고기는 수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고 이같은 상황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에 세계 많은 나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보다 강화된 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이를 이유로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U는 광우병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허용되고 있는 호르몬제를 투여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조차 막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셋째, 이번 협상 개시는 국민적 의사수렴없는 일방적 통상협상에 다름 아니다.
협상 시작전 이해당사자인 농업계, 문화계, 기타 산업계와의 대화는 전혀 없었고, 협상개시선언 하루전 요식행위에 불과한 공청회 개최를 통해 형식적 절차만 마무리 짓고 시작하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었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FTA를 추진함에 있어 이해당사자를 비롯하여 국민적 의견수렴을 통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지 타당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쌀협상에서도 그러했듯이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하기에 앞서 이해당사자에 대한 의견수렴을 전혀 진행한바 없다.
넷째, 한미 FTA협상은 미국 정부의 무역협정 신속협상권(TPA)이 종료되는 2007년 6월 이전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는 일정에 무리하게 쫓겨 시작되었으며, 졸속협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통상협상의 권한이 의회에 있고, 행정부는 의회의 권한 위임에 따라 협상권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권한이 2007년 6월이면 종료되고 이후 미 대선이 있음에 따라 권한의 연장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어떻게든 미 행정부의 협상 권한이 만료되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 하고자 급하게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역력하다.
실제 협상기간 역시 미국 행정부와 의회간의 협의 등 미국내 절차 때문에 2006년 5월부터 2007년 3월까지 9개월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쌀 한품목에 대한 협상조차 1년이나 걸렸는데 9개월만에 전산업 전분야에 걸친 협상을 마무리 한다는 데 졸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농민의 죽음까지 부른 지난 2년간의 쌀협상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정당성을 상실한 한미 FTA의 추진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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