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늘 새벽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개시를 공식 발표했다.더군다나 정부는 수많은 쟁점과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한미FTA를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마무리한다는 성급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FTA가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심화, 농수산업과 일부 제조업·서비스업의 몰락, 공공서비스의 시장화 등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 는 물론 협상준비와 국내대책마저 없는 상태에서 졸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민주노동당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운명이 달린 통상조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필수적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그 하나는 이해관계자의 의사·정보수렴, 국회를 통한 정치적 합의와 협상에 관한 철저한 준비 등 민주적 절차의 선행이며, 다른 하나는 철저한 사전대책의 수립이다.
미국의 경우 통상협상 개시 90일전 의회는 협상목표, 타당성 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고, 국제무역위원회는 구체적 영향평가를 시행하며,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행정부-의회-이해관계자의 삼위일체의 논의절차를 거치고 있다. 더불어 일반적인 무역조정지원제도를 통해 무역피해에 대비한 사전-사후 대책을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미FTA에 대한 국민적 논의와 준비 없이 정부가 일방적인 협상개시 선언을 감행했고, 한미FTA에 대비한 정부의 국내대책은 전무하다. 게다가 정부는 각가지 가정을 전제한 한미FTA의 경제효과에 대한 장밋빛 선전을 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 산업경쟁력이 강화되고, 생산요소가 경쟁력 있는 분야로 이동하고, 소득축적에 의한 자본축적이 장기적으로 발생할 경우 2%의 GDP 증가와 10만의 고용증대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FTA는 가정에 근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무한경쟁을 의미한다. 미국무역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미FTA는 한국의 경우 연 90억불의 무역역조와 섬유의류를 제외한 모든 산업에서 고용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미 미국의 공산품관세가 2-3%에 불과하고 DDA 협상이 타결될 경우 1%대로 내려갈 것이기에 정부가 주장하는 장밋빛 경제효과는 반감될 것이 자명한 현실이다.
또한 한미FTA는 서둘러 단기간에 추진할 협정이 아니다. 정부는 내년 6월에 만료되는 미국 대통령의 무역증진권한(간소한 절차로 통상조약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성급한 협상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역대 모든 미국대통령은 다자협상이 진행될 경우 무역증진권한을 부여받았다. 더군다나 공화당이 미국의회의 다수파인 상황에서 미국대통령의 무역증진권한 갱신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미 그 갱신을 위한 대통령과 의회의 협상이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근거없는 주장은 일부 대기업과 대기업단체의 조급성이 과잉대표된 현실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강조하건대, 한미FTA협상 개시 이전에 민주적 절차에 따른 국민적 논의, 국회의 검증, 철저한 준비, 국내대책의 선시행이 우선돼야 한다. 국민적 합의 없는 한미FTA 추진은 천문학적 사회갈등비용, 경제조정비용(생산요소이동에 소요되는 비용)과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무대책으로 인한 경제전반의 혼란과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한미 FTA협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정부의 이같은 한미FTA협상 추진에 분명히 반대하며, 한미FTA 체결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려나갈 것이다. 원내, 원외를 막론하고 한미FTA를 저지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를 위해 통상협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과정을 엄격하게 제도화하기 위한 통상절차법안을 여야 의원 40여명의 동의를 얻어 권영길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수혜자로부터 재원을 확보해 피해자에게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에 관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관련시민사회단체등 전 사회적 연대구조를 형성해 한미FTA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강력히 벌여나갈 것임을 밝혀둔다.
2006년 2월 3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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