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박재완 의원 5분자유 발언 내용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 박재완입니다. 먼저 동료의원의 국무위원 내정에 대해 축하는 고사하고 이처럼 반대의견을 전달하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모름지기 선공후사와 비례부동이야말로 국회의원이 되새겨야 할 참된 덕목이라고 믿고 용기를 내었습니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절차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함으로써,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된 장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비록 오늘 청문경과는 보고드리지 못하지만 그 경위나마 설명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구하기”에 나선 여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음으로써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우선 한나라당이 신청한 증인 3명의 채택이 인사청문회 사상 처음으로 무산되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증인들을 면담하여 편집한 영상물이라도 청문 질의의 거증자료로 삼고자 하였으나, 이 역시 국회법에 없는 옹색한 논리와 멀티미디어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발상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청문회를 마치고도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는 진기록도 수립됐습니다.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후보자의 적격성에 관한 위원들의 판단이 일치되지 않을 경우, 한편 이러이러한 사유로 적격이라고 판단하는 견해와 다른 한편 저러저러한 까닭으로 부적격이라고 평가하는 견해가 대립되었다고 기술하면 되고, 또 그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여당의원님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관적인 견해에 대해서조차 왈가왈부하면서 이를 수정하지 않으면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므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말미의 평가 부분은 아예 삭제하고 그냥 질의ㆍ응답의 요지만 보고서에 수록하자고 무책임하게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보고서는 속기록의 요약본에 불과하며, 알맹이가 빠진 문서라고 할 것입니다. 무릇 청문경과보고서의 주된 목적은 속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후보자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평가를 집약함으로써 청문위원과 인사권자의 결정이 훗날 역사의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함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의든 과실이든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책임져야 할 12건의 범법ㆍ위법행위들을 확인했고, 그밖에 계층ㆍ집단간 갈등과 긴장을 증폭시키는 후보자의 평소 언행 등 치명적인 흠결들도 파악했습니다. 따라서 후보자는 보건복지부장관 이전에 국무위원으로서 심각하고도 중대한 결격사유를 지니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당초에는 도덕성, 인성과 자질을 비롯해 국무위원으로서 필요조건과, 보건복지정책의 비전과 현안 대응역량 등 복지부장관으로서 충분조건을 모두 꼼꼼히 검증코자 하였으나, 필요조건에 미달되는 하자가 너무 많이 돌출되었기 때문에 충분조건은 검증할 시간도 부족했거니와 검증할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후보자는 1999년부터 2000년까지 13개월 동안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3년 동안 국민연금 부과대상소득을 축소 신고했습니다.
그러므로 자영사업자와 전문직업인의 소득 파악을 비롯한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이 초미의 현안으로 대두되어 있는 시점에, 후보자가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국민연금 개혁은 벽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2004년 국민연금 미납 파문으로 관방장관 등 6명의 정치인이 물러났고, 미국에서도 1989년 20여년 전 학자금 대출금을 갚지 않았던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청문결과에 아랑곳없이 후보자를 곧 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안 됩니다. 물론 국무위원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이는 자유재량이 아니라 기속재량이므로 국민의 여론을 감안하여 신중하고도 공정하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인사청문을 실시하는 참 뜻이기도 합니다.
왜 다수의 여당 의원님들조차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했으며, 왜 의회 사상 초유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는지 대통령께서는 그 배경을 잘 헤아리셔서 상식에 입각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 필요하다면 여론을 조사해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을 제안합니다.
끝으로 이번 청문회를 통해 느낀 제도개선사항에 대하여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먼저 국회법을 고쳐서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국회의원의 상임위 배정을 국회의장의 경우처럼 금지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국회의원의 질의시간에 영상면담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차제에 공직후보자는 세금 외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납부실적도 함께 제출하도록 공직선거법 역시 손 볼 것도 제안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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