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정책논평-세계화는 우리의 운명? 그럼 양극화의 고착도 우리의 운명인가?

서울--(뉴스와이어)--“세계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운명이라고 본다. FTA할꺼냐 말꺼냐 추상적인 논쟁으로 시간을 버려서는 안된다. 이런 해묵고 낡은 좌파적 시각에서 접근해서는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98년 한미BIT 협상 때, 스크린쿼터 일수가 조정되지 않아서 결국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그런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스크린쿼터를 지켜왔다. [...] 이미 98년도 협상에서 논의되었던 사항을 다시 되돌릴 수 없어 정부는 스크린쿼터 일수 조정에 합의할 수 밖에 없었다. ”

"줄어든 73일은 영화산업의 감독, 스태프, 배우들과 우리의 문화의 힘, 국민 모두의 노력에 의해서 지켜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송영길 의원이 2월9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한 발언이다. 여당 국회의원이 들고 나서는 이 패배적 운명론은 정부 여당이 얼마나 초라한 논리위에 서 있는지 잘 보여준다. 천영세 의원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자료를 인용, 미국은 농산품 뿐 아니라, 공산품에서도 한국에 대한 수출흑자를 낙관하며, 정부 주장과 달리 FTA는 전적으로 미국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됨을 상기시키고 국회가 나서야 할 때임을 주장한 직후에 나온 화답이기에 그의 역설은 더욱 기막히다.

양극화를 가속화, 고착화하는 세계화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해야 할 일은 있는 힘껏 그 운명을 걷어차는 것이지, 그 슬픈 운명에 머리를 조아리며, 어떻게 하면 덜 비참한 모양새로 일그러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운명이니 무조건 FTA협상은 해야 하고, 미국의 일정에 따라 3월 이전에 끝내야 하며, 예전에 말나왔던 것이니 스크린쿼터는 내주고 시작하고 정부가 주장하듯 혹 국익이 있을지 몰라도 이토록 굴욕적인 협상 자세를 지닌 정부가 그 국익을 당차게 꿰차 줄 것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98년 한미BIT협상을 하자고 나섰던 쪽은 정부이며, 끝까지 스크린쿼터를 사수해서 협상을 결렬시킨 쪽은 영화인들을 비롯한 국민들이다. 정부가 BIT협상을 희생해가며 스크린쿼터를 지킨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투기자본 유입을 보장하는 BIT협상의 결렬은 희생이 아니라 구사일생의 행운이었다. 축소된 쿼터는 영화인들과 국민들이 지켜줄 것이라고 말하는 송영길 의원의 바람처럼 정치인들이 엎질러 놓은 물은 피 땀흘려 주어 담았던 것은 언제나 국민들이었다.

막강한 국민적 영향력을 가진 영화인 집단에는 선뜻 4천억이라는 지원금을 언급하면서 더욱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고, 줄줄이 피해가 이어질 중소서비스 업계에도 늘 그래왔듯이 알아서 먹고 살아라 국익을 위해서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정부. 대기업의 운명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정부와 언론의 주장에 이끌려 지금까지 국민들은 고통은 분담해왔지만 남은 것은 양극화의 고통 뿐이다.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지금은 신자유주의자로 옷을 갈아입은 여당 의원에게 좌파적 시각은 해묵고 낡은 것으로 여겨지겠지만, 대미종속 만을 헌정사 이후 국시처럼 강요해온 정부 여당의 태도야 말로 낡고 해묵은 것이며, 지구 반대편 남미의 좌파 정권들이 몰고 오는 반세계화, 반미의 바람은 미국이 주도하는 불평등의 세상에 가장 새롭게 떠오르는 신선하고도 강력한 바람이다

1인 시위를 기점으로 해서 그동안 정부와 언론과 기업들이 똘똘 뭉쳐 일방적으로 오도해 오던 정보가 다각적인 관점에서 언급되기 시작하고, 국민들은 점차 새로운 시각에 접근해 가고 있다. 이번엔 엎지른 물을 힘들여 주워 담기 전에 필사적으로 물이 엎질러지지 않도록 막아야한다. 이것이 무능한 정부를 둔 우리 국민이 열어나갈 운명이다.

2006년 2월 11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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