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사수 한미FTA 저지’를 위한 146일 장외철야농성에 돌입하며

서울--(뉴스와이어)--기자회견문

우리는 7월 31일(월)까지 장외철야농성에 돌입한다.

오늘부터, 우리 영화인들은 광화문에서,「스크린쿼터 사수와 한미FTA 저지」를 위한 146일 장외철야농성에 돌입한다. 이 농성은 3월 6일부터 시작하여, 146일째가 되는 7월 31일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이 농성에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을 시작으로, 감독, 배우, 제작자, 교수, 학생 등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영화인 대책위에 함께하는 모든 영화인들이 참여할 것이다. 또한 영화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일반 국민들의 농성도 조직할 것이다.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사수하라!

장외철야농성 146일! 이렇게 우리 영화인들이 146일의 장외철야농성을 선택한 이유는 단호함의 표현이다. 그것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146일’ 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확고한 결의의 표현이다.

영화현장을 떠나 146일의 장외철야농성을 하는 동안, 3~4월의 꽃샘추위가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할 것이다. 또 한여름 무더위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장마와 폭우는 우리의 의지를 꺽으려 할 것이다. 또한 성가신 모기떼도 우리의 피를 빨며 짜증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꽃샘추위도, 한여름의 무더위와 폭우도, 성가신 모기떼도, 결코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우리 영화인들의 의지를 꺽지는 못한다. 그것은 바로 146일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우리 영화인들의 절박함 때문이다.

스크린쿼터 146일! 이것은 우리에게 그냥 버리거나 과거의 기억으로 흘려버려도 될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영화의 오늘의 영광을 만든 주역이다. 146이 없었다면, 영화관객 1000만명 시대를 몰고오는 영화를 그 누가 만들 수 있었겠는가. 미국 메이저 배급사의 서슬에 눌린 영화관이 한국 영화가 10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할 때까지 상영할 수 있었겠는가. 146이 없었다면, 그 누가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이름 난 국제영화제에 출품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겠는가. 146이 없었다면, 독립영화를 비롯한 한국 영화의 다양한 실험이 어찌 가능했겠는가. 146이 없었다면, 훌륭한 젊은 인재들이 영화감독으로 영화배우로 영화스탭으로 영화학과 교수로 학생으로 도전할 생각이나 했겠는가. 스크린쿼터 146일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한국 영화는 아예 탄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스크린쿼터 146일은 한국 영화를 계속 살아 움직이도록 만든 생명의 원천이다. 나아가 월드컵 4강신화에 견줄만큼 한국 영화를 세계에 휘날리며 한류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며, 자존심이다. 그토록 소중한 146일을 미국과 노무현 정부가 73일로 축소하고자 한다. 한국 영화와 영화인들이 백척간두에 내몰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 영화인들이 풍찬노숙을 결의하고 이 자리에 섰다.

영화인의 투쟁이 물꼬가 되어, 한미FTA 저지의 거대한 강물을 이룰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편으로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양극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양극화의 상징인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하면서, 급기야 한미FTA를 체결하겠단다. 모순이다.

한미FTA는 앞으로 10년간 양국간 교역품목의 90% 이상을 무관세로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그 결과는 한국경제의 피폐화로 이어진다. 국가의 전략품목이어야 할 한국의 농업부문은 붕괴되고, 그 대신 미국의 농업은 한국에 200% 이상 수출을 증가시킨다. 보건의료와 교육 등의 개방으로 일부의 사회 상층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룰지 모르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고통당할 것이다. 주한 미상공회의소의 2005 정책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바,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43~54% 증가하고 반대로 한국의 대미 수출은 21~23% 증가하는데 그친다. 한국의 대미무역흑자 100억 달러 규모는 한미FTA 발효 후 5년 정도가 경과하면 적자로 돌아설 것이다. 이렇듯 한국 경제의 피폐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인데도, 또 한국 경제의 피폐화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인데도, 노무현 정부는 일부 재벌기업의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한미FTA를 체결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한미FTA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내걸었다. 뻔뻔함도 이런 뻔뻔함은 없다. 우리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이 한미FTA 저지투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식량주권과 경제주권, 정치주권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문화주권만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우리 영화인들은 거울을 보듯 똑바로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스크린쿼터 사수투쟁을 한미FTA 저지투쟁의 물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동자, 농민, 서민, 양심적 지식인, 학생, 국민들과 연대하여 투쟁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경고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의 영화를 백척간두에 몰아 세웠다. 그리고 이제 한국 영화를 벼랑 끝으로 밀쳐버리려 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국민들로부터 동의받지 못하는 스크린쿼터 축소와 한미FTA 체결은 노무현 정부의 심장부를 향한 화살이 되어 박힐 것이다. 이미 땅바닥에 떨어진 국민들의 불신에 기름을 뿌리고, 준엄한 심판의 불을 당기는 꼴이 될 것이다. 그것은 정치인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던 영화계와 문화계, 나아가 모든 양심적 세력의 분노를 폭발시켜, 노무현 정부 퇴진운동으로 나가게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음이다. 우리가 백척간두에 서는 것이 아니라, 바로 노무현 정부가 백척간두에 선 상황으로 뒤바뀔 것이다. 상상도 못한 악몽의 시간이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앞에 펼쳐질 것이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다. 노사모 회원들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 75.6%가 스크린쿼터의 현행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인들의 투쟁 기세가 꺽일 것이라 오판하지 마라. 우리에게는 무궁무진한 투쟁방법이 있다. 절박함만큼 단호함이 있고, 의지가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다. 다음 대통령 선거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꺽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을 괴롭히지 마라.

스크린쿼터 축소방침 즉각 철회하라!
한미FTA 체결 기도 중단하라!

2003년 3월 6일
스크린쿼터 사수투쟁 40일째
장외 철야농성 1일째를 맞이하며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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