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연대, 146일간의 장외철야농성을 마치며
오늘 우리는 지난 3월6일부터 진행된 광화문에서의 146일 천막농성을 마무리한다. 천막농성을 하는 동안 꽃샘추위와 장마철 폭우가 우리를 괴롭히고, 성가신 모기떼와 한밤의 자동차 경적이 힘들게 했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146일간의 천막농성을 진행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우리는 지난 1월26일 노무현 정부의 기습적이고 비열한 스크린쿼터 축소방침 발표 이후 지금까지, 숨 가쁜 투쟁의 나날을 보내왔다. 수차례에 걸친 영화인 총력집회와 문화제, 146일간의 광화문 1인시위, 단식농성, 국토종단, 깐느 영화제 원정투쟁, 각종 성명서와 보도자료 등, 영화인들로서는 솔직히 벅찬 투쟁을 전개했다.
이렇게 투쟁을 했음에도, 우리는 스크린쿼터 축소를 저지하지 못했다. 스크린쿼터 146일은 끝내 반토막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자학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화인들의 의지나 투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우리의 투쟁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성원이 부족해서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미FTA 협상의 전제조건이었다는 것, 더구나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미FTA 4대 선결조건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스크린쿼터 사수투쟁과 한미FTA 저지투쟁이 한 몸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오늘의 천막농성 해산이 투쟁의 끝이 아니라, 더욱 강력한 투쟁시작을 선포하는 자리인 이유다. 이에 우리 영화인들은 오늘 역사와 국민 앞에 보다 한 차원 높은 제2차 영화인 투쟁을 선포한다.
당장 내일부터 청와대 앞에서의 무기한 릴레이 1인시위가 전개될 것이다. 또한 영화학생들의 국토종단투쟁이 있을 것이다. 베니스영화제 원정투쟁이 있을 것이고, 부산영화제를 스크린쿼터 원상회복과 문화다양성 투쟁의 장으로 만들 것이다. 또한 국회의 국정감사 투쟁 등 다양하고 새로운 투쟁이 등장할 것이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며, 사회 각계각층의 원로와 종교인들과의 연대도 강화할 것이다. 나아가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각종 투쟁에도 앞장설 것이다. 수차에 걸쳐 밝혔듯이, 스크린쿼터를 원상회복하는 날까지 우리 영화인들의 투쟁은 결단코 멈추지 않는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다. 우리 영화인들의 삶 그 자체인 한국영화가 스크린쿼터 축소로 신음하면서 투쟁의 마당으로 불러내기 때문이다.
제2차 영화인 투쟁을 선포하며 정부와 열린우리당, 그리고 국회에 요구한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요구한다. 한미FTA 협상을 당장 중단하라. 그리고 영화인들과의 한마디 상의나 국민들의 공감대 없이 축소한 스크린쿼터를 즉각 원상회복하라. 스크린쿼터 원상회복과 한미FTA 중단을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추락만 하려고 하는지 안타깝다. 이 상태로 가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미래는 추락을 넘어 완전 붕괴로 이어질 것임을 심각하게 고민하라. 계속 고집을 피운다면, 우리 영화인들이 상상도 하기 싫은 악몽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되돌려 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노무현 대통령 퇴진과 열린우리당 해체투쟁에 영화인들이 앞장설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더 이상 영화인과 국민을 분노케 하지 마라.
다음으로 국회에 요구한다. 국회는 잠자고 있는 통상절차법을 즉시 통과시켜라. 현재의 법체계 안에서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중대한 통상협정의 협상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통상관료들의 독선과 전횡을 견제할 수 없다. 때문에 협상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관리 감독을 의무화하는 통상절차법의 제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미FTA 역시 통상절차법의 절차에 따라 처음부터 재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는 지금껏 한미FTA에 대한 국회의 책임을 방기해 오다가 뒤늦게 말도 안되는 한미FTA 특위를 구성하여 책임을 면피하려 하고 있다. 국회가 구성한 한미FTA 특위는 재정경제위나 외교통상위 같은 상임위 보다 적은 20명에 불과하다. 이 숫자로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특위 위원들이 한미FTA에 찬성하는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한미FTA에 대한 국민의 찬반여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성이다. 국민 다수가 반대한다는 여론에 비례해서 구성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일방적인 특위 구성은 한미FTA 협상의 구색 맞추기 정도로 자신의 의무를 축소하고 방기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국회는 즉각 한미FTA 특위를 해산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금까지 누누이 밝혀온 대로 행정부가 반토막 낸 스크린쿼터를 원상회복할 수 있는 곳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밖에 없다. 국회는 146일을 모법에 못박는‘영진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켜 부당한 미국의 압력으로부터 우리의 표현의 수단, 영상언어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한미FTA 중단하고 스크린쿼터를 원상회복하라!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은 퇴진하고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라!
2. 국회는 146일을 모법에 못박는‘영진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켜
부당한 미국의 압력으로부터 우리의 표현의 수단, 영상언어를 지키고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라!
2006년 7월 31일
제2차 영화인 투쟁을 선포하며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영화인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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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자료는 문화침략 저지와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가(이) 작성해 뉴스와이어 서비스를 통해 배포한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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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5일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