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속의 지우개’ 결혼하고 싶은 남자, 정우성
정신을 잃고 쓰러진 수진(손예진). 이를 발견한 철수는 수진을 안아 들고 몇 십 개나 되는 계단을 한 걸음에 뛰어 오른다. 비가 오는 데 밤길도 아랑 곳 하지 않고 두 팔에 번쩍 안고 뛰어가는 정우성. 촬영장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것을 한국판 보디가드! 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두번째, 부엌 고쳐주기. 건망증이 심해서, 매일 냄비를 태워먹는 아내 수진. 그는 절대 그녀의 건망증을 탓하거나 핀잔을 주지 않는다. 대신 아내를 위해 하루종일 자신의 손으로 부엌을 고쳐놓는다. 깔끔한 싱크대와 전자동시스템을 갖춘 가스레인지까지… 감동하는 아내에게 그는 조용히 웃으며 부드러운 키스로 답을 한다.
심한 건망증이려니 했던 아내 수진은 알츠하이머라는 판정을 받는다. 아내는 기억을 잃어가는 것을 물론 일상생활의 능력마저 잃어간다. 철수는 아내의 기억을 돕기 위해 집안에 온통 메모를 붙여놓는다.
‘수진아 밖에 나가고 싶으면, 혼자 훌쩍 나가 버리지 말고. 꼭 철수에게 전화해야 해 그러면 내가 더 멀리 데려가 줄게.’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겁먹지 말고 한발한발 천천히 1.2.3.4…11 까지 쓴 숫자를 읽으며 천천히 조심해서 오르고 내린다.’
‘환자를 보호하고 계신 분은 아래의 번호로 연락 바랍니다. 011-788-2207’
‘수진아 다른 건 다 잊어도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만은 잊지마’
‘안방 침실에서 철수가 아무리 곤하게 자고 있어도 수진은 심심하면 무조건 철수를 깨운다.’
실제 정우성은 미술팀이 작성해서 온통 벽에 붙어있던 메모를 한자도 빼지 않고 꼼꼼히 읽으면서 의견을 내기도 하고, 직접 메모를 써서 붙이기도 했다. 특히 ‘수진아 밖에 나가고 싶으면 혼자 훌쩍 나가 버리지 말고. 꼭 철수에게 전화해야 해 그러면 내가 더 멀리 데려가 줄게.’ 라는 메모를 가장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려, 자신을 보고 옛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아내를 향해 웃어주는 모습이다. 알츠하이머 병의 특성은 최근 기억부터 잃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수진은 남편 철수를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를 기억한다.
수진의 머리 속에서 철수가 지워져 철수를 향해 옛 남자의 이름을 부르지만 철수는 아내 앞에선 웃으며 대답하곤 집을 나와 혼자 흐느낀다.
지금까지 반항아적이고 섹시한 도시 남자로의 이미지가 강했던 정우성이 지극히 아내를 사랑하는 순애보의 남자로 변신했다. 멜로 영화에 이렇게 잘 어울리는 남자가 너무 늦게 멜로영화를 하다니..라는 탄식조차 나온다. 이미 정우성의 눈물연기가 장안의 화제다. 예고편에 나온 정우성의 눈물만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계속해서 글을 남기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정우성은 우리가 알던 정우성이 아니다. 가장 멜로영화에 어울리는 배우, 정우성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하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알츠하이머 병으로 인해 사랑했던 모든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손예진)과 그녀를 위해 대신 모든 것을 기억해주겠다는 순애보의 남자 철수(정우성)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편지>,<약속> 이후 슬픈 사랑영화에 목말라 했던 관객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11월 5일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제작 싸이더스픽쳐스/ 제공 CJ Entertainment / 감독 이재한
/ 주연 정우성, 손예진 /2004년 11월 5일 개봉 예정
싸이더스픽쳐스 개요
<살인의추억><지구를지켜라><말죽거리잔혹사><범죄의재구성><역도산>등을 제작한 영화제작사
웹사이트: http://www.sidu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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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픽쳐스 3014-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