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사위 관련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오늘 새벽 3시에 법사위에 들어갔다. 원래는 오늘 오전 10시 법사위 회의장에 가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원들에게 비정규직 법안 재논의를 촉구할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부득이하게 새벽 3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오늘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해 왔고, 두 번째로는 오늘 새벽 5시에 경위들에게 출근을 명해 놓은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무작정 점거해서 들어간 것이 아니다. 과거 환노위 때처럼 법사위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파악을 했기 때문에 새벽 3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오늘 6시 30분경 안상수 법사위 위원장은 오늘 비정규 법안과 금산법은 처리하지 않겠다. 열린우리당이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해도 응하지 않는다. 양당 원내 대표 차원의 합의가 있기전에는 처리하지 않는다. 합의가 있다하더라도 오늘은 처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성폭력 방지법을 비롯한 법사위에 계류 중인 법안 처리에 협조할 계획이다. 법사위원장의 발언을 존중해 오늘 법사위는 막지 않는다. 다만 오늘 여당의 강행 처리 시도를 대비해 의원 전원이 법사위를 참관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만일 약속과 달리 오늘 여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온 몸을 던져 막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 게이트가 정쟁거리로 전락하는 세가지 조건
김재록 게이트가 정쟁거리로 변하고 있다.
권력형 비리라고 하는 게이트가 의혹이 되고, 정쟁거리로 비화하는데는 세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말해야 할 사람이 말하지 않을 경우
둘째는 말해서는 안 될 사람이 말하는 경우
셋째는 수사가 이 말들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이다.
최근 김재록 게이트, 론스타 사건 수사를 두고 여당 당 대표가 실종되어 있다. 정몽구 회장처럼 출국하지 않은 것은 확실한 데 도대체 아무런 말이 없다. 김재록 사건과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국민적 이슈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정동영 의장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국정운영의 동반자인 여당의 침묵은 혹여 국부유출의 공모자로 국민들에게 의구심을 낳을 뿐이다.
여당 정동영 의장의 침묵이 이 사건을 의혹 속에 몰고 있고, 또한 정쟁거리로 만들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론스타 사건, 김재록 게이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하나의 말해야 할 사람이 말하지 않고 있다. 이헌재씨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주부터 이헌재씨의 소재를 파악해 왔다. 일단 국내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재록과 관련된 모든 의혹의 배후에는 이헌재씨가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연계되고, 저렇게 해도 관련이 있다. 부패와 부실의 허브가 아니냐는 의혹이 점증하고 있음에도 전직 부총리까지 지낸 분의 처신이라고 볼 수 없는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말해서는 안될 사람이 말하는 경우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금요일 김재록 조사단 명의로 몇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이번 사건에는 많은 의혹과 사람들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당의 조사 행위라면 최소한의 기승전결은 갖춰야 한다고 본다. 증권가 정보지 수준의 정도 내용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제기된 의혹은 진실로 가지 않고, 정치공방, 정쟁으로 끌려 갈 뿐이다. 더욱이 우리는 한나라당 역시 모피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여러 가지 정황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한나라당과 같은 방식으로 제기하지는 않겠다. 김재록 게이트가 처음 발생했을 때, 한나라당은 태도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우리 쪽을 쳐다 보지 말라”였다. 우리는 이번 사안이 범정치권을 휘감고 있다고 보며, 한나라당이 애초 직감한대로 한나라당 역시 그 의혹의 대상이다. 의혹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아울러 외환은행 매각 등 연계된 이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기 매각 중단 촉구 결의안과 검찰 수사 입장을 같이하고 있지만 외환은행의 재매각에 대한 입장은 일체 말이 없다.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재매각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식 당론을 밝혀야 한다.
셋째는 수사가 말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이다.
주요 피의자 또는 핵심 관계자, 특히 이들이 막대한 재력을 보유한 재벌 회장인 경우, 지금까지 검찰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예정된 허술함을 보여 왔다.
정경검언 유착과 불법 상속의 핵심 관련자인 삼성 이건희 회장은 유유히 수사망을 빠져나가 국외에서 체류하다 8000억원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김재록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정몽구 회장 역시 유유히 국외로 빠져나갔다. 얼마나 갖고 들어오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하기 위해 미국의 공기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검찰이 재벌 회장들이 나가야 갈 때와 들어와야 할 때를 알아서 챙겨주는 재벌 전용 국제여행사가 된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혹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처신은 알아서 했어야 한다.
우리는 정몽구 회장이 조속히, 그것도 돈 가방 없이 빈손으로 귀국하기 바란다. 이번 사건은 결코 이건희식 솔루션이 적용될 수 없음을 정몽구 회장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몽구 회장의 조기 귀국에 대해서는 검찰도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 4월 3일 오전 9시 45분, 정론관
- 심상정 수석 부대표
웹사이트: http://www.kdlp.org
연락처
2077-05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