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만에 부활한 비단벌레장식 말갖춤...울산MBC, 복원 성공해 경주박물관에 기증
5세기에 만들어진 황남대총 출토유물을 실로 1600년만에 재현시킨 것이다. 울산MBC는 이 복원품을 경주박물관(관장 김성구)에 기증, 앞으로 석달동안 특별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비단벌레장식 말갖춤은 울산MBC가 ‘천년 불사(不死)의 꿈, 비단벌레’ 다큐멘터리를 기획.제작(PD 박준영)하며 복원한 것으로 기증식과 전시개막은 2006년 4월 28일(금) 오후 4시 30분에 국립경주박물관 미술관 로비에서 있을 예정이다. 기증식에는 이번 복원품 제작에 도움을 주신 비단벌레기증자, 복원기술자, 자문위원 등도 참석한다.
비단벌레는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식물로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극소수 남아있다. 울산MBC는 이번에 처음으로 HD카메라를 이용하여 비단벌레의 식생을 생생히 기록하였으며, 비단벌레를 이용한 문화유산의 복원을 통해 고대의 기술과 그 의미를 되짚어보았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고대사회에서 비단벌레는 귀중한 물건을 꾸미는데 주로 이용되었다. 즉 비단벌레에서 Ep어낸 딱지날개는 무늬를 맞새김[透彫] 기법으로 새긴 귀금속장식의 뒷부분에 깔아 넣어 매우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쓰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단벌레 장식 문화재는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말갖춤[馬具]이며, 이번 복원 대상이 바로 이것이다.
이번에 복원. 기증되는 비단벌레장식 말갖춤 복원품은 여러모로 깊은 의미를 지닌다.
고고학에는 실험고고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유산의 복원뿐만 아니라, 현상적으로 확인되는 문화유산의 외형과 더불어 그 내면에 숨겨진 기술체계를 오늘날 되새겨 볼 수 있는 뜻 깊은 작업이다. 이번 작업에서 우선 주목할 사항은 고대의 소재와 기술을 직접 쓴 점이다.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식물인 비단벌레는 일본에서 인공 사육된 것을 기증받았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에서 비단벌레연구소[玉虫硏究所]를 운영하는 아시자와시치로[芦澤七郞] 선생이 이번 취지에 공감을 나타내고 천여 마리를 무상으로 기증하였기에 이번 작업의 단초는 마련될 수 있었다. 아울러 경주에서 전통 금속공예작업소를 운영하는 최광웅 선생[금오산방(金鼇山房)]이 선뜻 기술복원에 나서주어 마무리되었다.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비단벌레장식 말갖춤은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특수수장고에 보관중이다. 비단벌레 장식의 영구보존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은 이 문화유산을 글리세린용액에 담아 항온항습과 암실 시설이 갖추어진 특수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영구보존을 위해 실물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기증된 복원품으로 인해 우리는 비단벌레 장식 말갖춤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비단벌레장식 말갖춤 만들기에 도움을 주신 분
금속공예가 최광웅(崔光雄 ; 野石)
- 1942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남
- 1971년부터 전통 금속공예기술을 바탕으로 문화유산 복제 작업을 시작
- 1980년 전통 금속공예의 연구 및 제작을 위해 경주에 금오산방(金鼇山房)을 개업
- 35년간 여러 사리장엄구와 문화유산 복제 작업에 헌신하였으며, 이 복원 말갖춤을 손수 만듬.
비단벌레 기증자 아시자와 시치로[芦澤七郞]
- 1932년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후지[富士]시에서 태어남
- 1978년 인장점(印章店)을 개업
- 1988년 비단벌레 인공사육을 시작
- 2005년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에다[藤枝]시에 비단벌레연구소[玉虫硏究所]를 설립하였고, 이번 복원작업을 위해 비단벌레 천여마리를 무상으로 기증함
황남대총
황남대총은 두 개의 무덤이 남북으로 서로 맞붙은 쌍무덤[瓢形墳]이다. 남쪽 무덤[남분 ; 南墳]을 먼저 만들고, 뒤이어 북쪽 무덤[북분 ; 北墳]을 잇대어 만들었다. 두 무덤은 모두 신라 고유의 무덤 형식인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이다. 남쪽 무덤에는 남자가 묻혔고 북쪽 무덤에는 여자가 묻혔는데, 이들은 부부로 추정된다. 전체 길이가 120m이며 가장 높은 지점이 23m인 이 무덤은 신라의 쌍무덤 가운데 가장 크다. 남쪽 무덤을 만든 때는 연구자에 따라 5세기 초 또는 5세기 중반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며, 한국고고학의 중요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황남대총 남분 출토 말갖춤
여러 벌의 말갖춤이 발굴되었으나, 단연 으뜸은 이번에 복원한 비단벌레와 용무늬로 꾸미고 금으로 도금된 말갖춤이다. 비단벌레와 용무늬로 꾸민 말갖춤은 가장 높은 지위의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물건이다. 이와 같이 특정 지위 혹은 신분을 나타내는 물건은 위세품(威勢品)이라 부른다. 용무늬를 맞새김[透彫] 기법으로 새긴 꾸미개는 원래 고구려에서 유행하였다. 신라 마립간시기(麻立干時期 ; 356~500년)의 전반기(前半期)는 고구려와 매우 가까웠고, 서로 문물교류도 많았다. 이 말갖춤은 그때의 상황을 전해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비단벌레[玉蟲, 玉虫 ; Buprestid]
· 과명 : 비단벌레과 Buprestidae
· 학명 : Chrysochroa fulgidissima(Schönherr)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나, 우리나라 · 대만 · 일본에 사는 비단벌레는 전체적으로 금록색의 금속성 광택을 띠며 딱지날개에 두 줄의 붉은색 띠를 지녀 가장 아름답다. 다 자란 비단벌레는 6~8월 사이에 볼 수 있으나, 30여일 밖에 살지 않기 때문에 관찰하기 어렵다. 현재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식물로 보호하고 있으며, 한반도 남부지역에 극소수 살고 있다. 울산MBC는 ‘천년 불사(不死)의 꿈, 비단벌레’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으로 HD카메라로 그 식생을 기록하였다. 비단벌레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고대사회에서 귀중한 물건을 장식하는데 쓰였다.
웹사이트: http://www.ulsanmbc.co.kr
연락처
경주박물관 함순섭 학예관 054-740-7531
울산MBC 김잠출 홍보심의부장 052-290-1240 011-864-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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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26일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