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투자증권, “조선산업, 석유메이저와 조선산업”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대우조선해양 및 현대미포조선이 이유는 다르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을 Top Pick으로 유지하는 근거인 “고유가에 의한 수주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며, 이러한 수주 모멘텀이 단순히 유가 급등에 따른 단기 수혜라기 보다는 에너지 시장의 판도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수혜로 여겨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서론
당사에서는 지속적으로 조선산업의 호황을 유지하는 무게중심이 기존 선박(VLCC, Container, Bulk 등)에서 LNG선, 해양 시추설비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전망의 배경에는 “고유가”가 자리하고 있는데 최근 세미나를 다니면서 주로 받은 질문은 “유가가 하락한다면?” 혹은 “LNG 수요가 예상보다는 늘어나지 않는다면?”등으로 “고유가”로 인한 조선업종의 새로운 호황기 도래라는 장밋빛 전망에 과연 Risk는 없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고민해 볼 수 있는데 이번 레포트에서는 해양시추설비와 LNG선박의 실질적인 발주처로 추정되는 석유메이저의 관점에서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석유메이저의 고민
일단 석유메이저라 하면 석유개발에서 수송, 정제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석유사업의 전 단계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을 일컬으며, 엑슨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로열더치쉘, 쉐브론, 토탈 등이 5대 석유메이저에 해당한다. 이들 석유메이저는 한때 전세계 석유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한편, 중동지역 석유 생산량의 90%까지 장악하는 등 막강한 위세를 떨쳤다. 물론 산유국들이 OPEC을 결성하면서 그 입지는 상당부분 축소되었지만 세계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견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그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 적절한 투자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자원 보유 국가들이 천연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면서 경제성 있는 유전을 확보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례로, 나이지리아는 통상 15% 수준이었던 국영기업의 신규 유전 참여 비중을 2006년부터 45%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원 보유 국가들도 외국 민간기업 주도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제한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석유 정제설비에 대한 투자여건 또한 악화되고 있는데 환경보호 차원에서 개발제한구역이 확대되는 한편, 환경의식의 고조로 적절한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어려워진 것이다.
2. 개발지역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투자 비용이 크게 늘어나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자원 보유 국가들의 개발 제한으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석유 메이저가 심해 및 오지에서 석유 개발을 추진하게 됨에 따라서 석유 개발과 관련한 제반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 및 인도의 국영 기업들이 석유 개발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입찰 경쟁에 따른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3. 대체에너지의 확산이다. 유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원유 소비국들이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석유경제를 담보로 영업활동을 영위했던 석유메이저들로서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LNG선박에 미치는 영향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고민들로 인해 석유 메이저의 투자전략은 상당히 방어적으로 선회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LNG에 대한 투자이다. 천연가스는 풍부한 매장량과 친환경성이 부각되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더구나 2003년 이란과 카타르 사이에서 전세계가 50년간 사용(2003년 소비량 기준)할 수 있는 천연가스 유정이 발견되면서 LNG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실 천연가스는 대부분 오지에 매장되어 있고 높은 기술력과 자본력이 요구되는 데다, 액화시켜 운송하는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이 최대 석유의 12배까지 소요되는 등의 단점이 있어 채산성 측면에서 불리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천연가스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고, 가스터빈 기술이 발전하고, 수송을 위한 각종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석유메이저들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의 경우 아직까지 석유와는 달리 개발에 따른 비용이나 기술력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자원 보유국가들의 규제 및 개발제한이 그리 엄격하지 않다. 석유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중국도 작년 11월 천연가스 개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방의지를 표방했다. 즉, 풍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메이저들에게는 천연가스가 석유를 대신할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석유메이저가 주도하는 천연가스 개발은 본격적인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LNG선박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유가 상승이 기본적으로 LNG선박에 대한 반사 수요를 증가시켜준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유가가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석유메이저들의 천연가스에 대한 개발의지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 하락= LNG 선박 감소”로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 시추설비에 미치는 영향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원 보유 국가 및 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들의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자원 보유 국가들의 경우 자국 자원에 대한 독점권 강화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미보유 국가들의 경우 자원 개발 경쟁에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석유메이저에게는 양쪽의 행동이 모두 다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투자처 확보도 쉽지 않을 뿐더러 국영 자원개발업체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석유메이저들은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정제설비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본업인 석유개발에 전력을 투구하고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 2차 오일 쇼크 때 정제설비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던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제한이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을 뿐더러, 유가의 상승으로 채산성이 확보된 유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석유메이저들은 다량의 유정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나 채산성을 이유로 개발이 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이중 상당수의 유정이 채산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해양 시추설비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 석유메이저들이 석유 개발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면서 각종 석유 시추설비(드릴쉽, 리그, FPSO)등에 대한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석유메이저들의 자원 보유 국가 및 비보유 국가들에 대한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2. 유가가 상승하면서 채산성을 확보한 유정들이 오지 혹은 심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요되는 장비 또한 높은 기술력을 요하게 되고 이에 따라 석유 시추설비의 가격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 1차 오일 붐(1980년대)때 발주되었던 석유 시추설비(대략 515기, 자료 : ODS-Petrodata)들이 대략 20년 이상 사용되면서 대부분 한계 기령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석유메이저들은 추가 유정 확보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기존 유정에 대한 채굴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되며(생산량이 감소하더라도 유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최저 생산량이 낮아졌다.)이에 따라 최소 50% 이상의 석유 시추설비가 대체 수요로 부상될 전망이다.
4. 또한 신규 유정의 경우 채산성 확보 확률이 과거에 비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석유메이저들은 한 자리에서 채굴을 하는 고정식보다는 이동성을 갖춘 설비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해양시추설비 시장의 호황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이러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게 되더라도 석유메이저들은 일단 정제설비들에 대한 투자를 1차적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되며 본업인 석유 개발에 대해서는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까지는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PC선에 미치는 영향
PC선은 Tanker중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Handsize급의 선박을 일컫는데, 주로 원양항해보다는 정제설비를 중심으로 한 인근에 석유 제품을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PC선 시장은 앞서 언급한 LNG선이나 해양시추설비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결정적인 차이는 LNG선과 해양시추설비 시장은 석유메이저들이 주도하고 있는 반면 PC선 시장은 중동 및 개발도상국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 단락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석유메이저들은 환경규제에 따른 여파와 본업인 석유개발에 대한 투자 강화 등으로 석유 정제설비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형편이다. 이 틈새를 노리고 있는 것이 바로 중동과 개발 도상국인데, 석유제품에 대한 주 수요처인 선진국들이 각종 환경규제에 따라 석유 정제설비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있는 반면, 수요 자체는 늘고 있기 때문에 이 틈새를 노리고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수요처는 그대로인데 반해, 공급처는 석유 메이저& 선진국에서 중동& 개발도상국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처와 공급처가 분화됨에 따라서 운반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라 PC선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PC선 시장도 단순히 유가 상승에 따른 모멘텀에 기대고 있다기 보다는 석유 정제산업의 양상 변화에 따른 모멘텀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호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 - LNG선과 석유 시추설비, PC선의 수주모멘텀은 견조할 전망
석유메이저들의 입장에서 LNG선과 석유 시추설비, PC선 시장에 대한 영향을 점검해 보았다. 일단 현 상황은 LNG선과 석유 시추설비, PC선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 특히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라 단순히 유가가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수주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들 시장은 에너지 시장의 판도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호황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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