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공업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고로메이커들이 선급용 후판 가격을 톤당 5천엔 가량 인상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신일본제철”, “JFE스틸”등의 고로메이커들은 10월 인상을 목표로 조선사들과 7월부터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일본산 후판의 가격 상승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다. 작년 연간으로 볼 때 할 때 국내 조선사들이 구매하는 평균 후판 가격은 일본산이 톤당 70만원, POSCO 64.7만원, 동국제강 72만원 가량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작년 2분기만 기준으로 했을 때 일본 후판 가격은 톤당 680~690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해 2분기의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후판 계약 단가는 POSCO산이 톤당 58.5만원, 일본산이 톤당 580달러였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일본 후판 가격 인상의 두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최근 열연코일 등 다른 품목들의 가격이 소폭 하락 내지는 소폭 상승했음에 반해 후판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사들의 호황으로 후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고로업체들은 후판 가격을 올릴 유인이 충분하다.
둘째, 올해 2분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일본산이 작년 대비 톤당 100달러 가량 하락함으로서 POSCO산과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였다. POSCO산의 경우 톤당 6만원 정도만 하락했기 때문인데 일본산 후판이 계속해서 POSCO산 대비 낮은 가격을 유지할 만한 이유는 특별히 없다고 판단된다.
일본 고로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국내산과 중국산 후판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고로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명분인 “다른 품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하락폭”의 이유가 국내 업체들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초 후판 가격의 하락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중국산 후판 도입도 일단락되었고 현시점에서 추가적으로 중국산 후판 사용량은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후판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가격전가가 가능하냐의 문제이다. 4월 1일 발효된 CSR로 탱커의 경우 소요되는 후판 사용량이 최대 5~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판 가격이 현재 가격에서 10% 정도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조선사들의 원가 또한 10%(1.07*1.1*0.6-1)정도 상승요인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 전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작년, 올해에 걸쳐 후판 가격이 비교적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선가 하락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후판 가격이 10~17% 하락했는데 반해 선가는 신조선 지수 기준으로 작년 5월을 고점으로 3.1% 하락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이는 물론 조선 업황의 호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조선사들로서는 후판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선가를 인상하기가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따라서 선가가 만일 상승하더라도 CSR로 인해 증가하는 후판 소요량 정도의 선가 상승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의 단락에서 언급한 대로 일본 및 국내 고로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인상한다면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단 현재 상황을 보면 LNG선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가장 높지만 경쟁 가열로 수익성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고, VLCC, 초대형컨테이너 등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다시 좋아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후판 가격 인상은 이러한 추세를 다시 반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후판 사용량이 제일 많은 선박이 VLCC, 초대형 컨테이너 등이기 때문이다. LNG선의 경우 상대적으로 후판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후판 가격 상승에서 좀더 자유롭다. 결론적으로 LNG선박 비중이 높은 회사, 후판 가격 협상력이 높은 회사가 좀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혜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VLCC, 컨테이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수혜보다는 가격 인상에 따른 피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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