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교통대란 유발 과잉대응
어제(12일) 서울 시내에서 한미FTA를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를 핑계로 정부는 시내 곳곳에서 시민의 발인 버스를 우회시키고,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키는 등 다수 시민들에게 불편을 강요했다.
경복궁역, 광화문역 등에서 지하철 무정차 통과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도심으로 향하는 차량이 아예 꼼짝달싹 하지 못해 서울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 되었고 퇴근길 시민들은 장마로 인한 혼잡에 경찰이 조성한 교통대란까지 겹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막힌 차량이 인도로 밀고 올라와 다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는데도 경찰은 이를 저지하지도 않았고 막힌 차량들의 교통흐름을 안내하고 질서를 유지하기는커녕 차단벽을 설치하고 도로를 막아서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도시철도 여객운송규정 7조에 보면 “안전 사유 등 필요하다 인정될 때 도시철도공사 이사장이 결정하여 무정차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어제의 무정차 결정은 경찰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런데 어제 집회가 지하철을 일방적으로 무정차 시킬만큼 위험스럽고 통제 불능의 집회였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애초 예상되었던 10만에 훨씬 못미친 경찰측 추산으로도 기껏 3만명에 불과한 시위였다.
이보다 더 대규모 집회, 더 격렬한 집회가 이전에 수십차례 서울 도심에 있었지만 지하철의 무정차 조치는 없었다. 월드컵 거리 응원에 수십만명이 몰렸을 때에도 이런 조치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증편했을 뿐이다.
여의도 벚꽃 축제처럼 통제되지 않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모이는 경우와는 달리 이번 시위는 경찰이 집회를 허용했을 만큼 집회 주최측의 통제력과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라는 점을 경찰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울대역에서처럼 폭탄테러상황이 예상되는 위기적 상황도 아니었다.
어제 경찰의 조치는 일방적으로 정권이 시민 불편을 조성하고 불안을 야기해 한미fta 반대 목소리를 덮어보려는 얕은 술수이고 의도된 과잉진압, 과잉대응이었다.
국민불편을 최소화 해야할 경찰과 정부당국이 오히려 국민들의 불편을 조성해 정치적 이윤을 취하려는 극악무도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제 무정차 조치와 도심 교통 마비 행위는 그 책임자를 찾아내 반드시 문책해야 하는 막중한 사안이다.
청와대는 어제 경찰이 취한 서울 도심의 의도적인 “교통대란유발조치”를 알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면 그 엄청난 교통대란을 일부러 유도한 결정을 하도록 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당은 무정차 결정과정과 경찰의 과잉대응 전반에 대해 심각하게 책임을 추궁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태도를 정리하자면, 반대 의견은 철저히 묵살하고, 찬성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실 왜곡도 서슴치 않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난데없는 ‘세계화’를 외치며 나라 거덜냈던 김영삼 식 인식과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도 마다하지 않던 전두환 ‘막무가내’식 통치 방식이 되살아온듯해 몹시 혼란스럽다. 한마디로 노무현 정권은 김영삼식 컨텐츠를 전두환식 스타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한미FTA는 국익과 대다수 국민의 삶이 걸려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정부도 강조해왔다. 그토록 중요한 문제를, 왜 이토록 어설프게 밀어붙이는지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어제 ‘교통대란유발조치’의 책임자가 누구이고 청와대가 이를 기획하고 지시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다.
○ 선군 정치 논란
어제 남북 장관급 회담자리에서 권호웅 북측 단장의 선군정치 발언이 화제다.
이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북의 고위 관료들이 남측의 정서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게 아니냐는 생각 때문에 매우 유감스럽다.
남측 국민들은 ‘선군’ 정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 마당에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는 북측 단장의 주장이 무척 생뚱맞은 소리로 들릴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북이 남쪽 국민들의 정서와 시각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기 때문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을 찍지말고 여당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남쪽 민심에 역행하는 발언도 하는 것 같다.
권호웅 단장의 이번 발언에 수긍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사일 발사로 빚어진 국제적 관계와 남북관계가 모두 조심스러운 마당에 한국 국민들 입맛이 쓴 발언으로 괜한 논란이 일어 유감이다.
남과 북 모두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워야 할 때이다.
결국 남북장관급 회담이 예정보다 하루빨리 일정을 앞당겨 정리하기로 했다.
다음 회의일정을 잡을 수도 있다고 하니 ‘결렬’이라기 보다는 성과를 남기지 못한 것으로 보고 아쉬움을 표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그 무슨 성과를 남기기 보다는 남북의 고위 관료가 약속대로 만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고 그 자체를 성과로 보는 것이 옳다.
어려운 때 만났고 서로 비판하고 논쟁을 하더라도 차이를 좁히고 대립은 줄이는 노력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 2006. 7. 13 오후 2시 20분 국회정론관
2006년 7월 13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용진
웹사이트: http://www.kdlp.org
연락처
2077-05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