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 “한미 FTA 2차 농업분야 협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농업분야 2차협상에서 우리 협상단은 농산물 개방단계를 ▲관세 즉시 철폐 ▲단기 ▲중기 ▲장기 ▲기타 등 5단계 개방안을 미국에 제시하고 장기의 경우 이행기간을 한·칠레 FTA와 같은 수준인 16년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농산물 역시 상품분야와 동일한 개방단계를 적용, 장기 기간을 10년으로 하자고 맞섰다고 한다.
또한 농산물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반대 입장을 보여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나 상품과 농업분야의 개방안(양허안)을 8월 이내에 일괄 교환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한미 FTA 농업분야 2차협상결과에 다음과 같은 우려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쌀만큼은 지키겠다는 것이 한미 FTA 농업협상의 목표와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통상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한국이 FTA를 이유로 미국에게만 쌀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은 지난해 WTO 쌀재협상을 통해 관세화를 2014년까지 유예하되 미국· 중국·오스트레일리아·타이 등 4개국 쌀은 유예 때까지 매년 20만5천t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미국에만 관세화를 허용해 일찍 수입을 개방하려면 WTO와 다시 협상해야 하므로 사실상 이번 한미 FTA협상에서 쌀을 관세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농림부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관세화 대신 쿼터제를 유지하되 미국 쪽에 유리하게 바꾸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럴 경우 중국 등 다른 3개국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통상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쿼터 배정 때 한 나라에만 독점을 허용하는 것을 금지한 가트(관세·무역 일반협정) 13조와 24조를 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쌀을 압박하면서 이를 지렛대 삼아 축산물 등 타농산물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거나 미국이 약한 분야인 섬유 등을 보호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관료가 나서서 쌀만은 개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문제거리를 만든 것이며, 협상이 끝난 뒤 쌀만은 지켰다며 협상을 잘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FTA 협상기간에 쌀수입이행점검회의를 하는 등 정부가 미국의 농산물 개방전략에 휩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명한다.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이 ‘쌀’을 무기로 한국 농산물 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협상단 양측 농업부문 분과장이 그대로 참석하고, 한미 FTA 2차 협상 마지막 날(14일)에 진행되는 쌀협상 연례회의 개최는, 미국 측으로부터 또 다른 농업분야 개방 공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수입쌀 부정유통이 심각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공매조건을 두차례나 완화하였으나 소비자의 외면으로 미국쌀 판매는 도입물량의 25%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미국은 FTA협상기간에 쌀수입이행점검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미국쌀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릴수 있는 현미 도입 등의 방안을 관철시키거나, 또는 미국쌀 판매 저조를 문제삼아 FTA협상에서 타품목의 개방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마저 있는 것이다.
셋째, 국회와의 협의, 농업계의 의견수렴도 없이 작성된 우리측 농산물 양허안을 8월안에 교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정부는 농산물 양허안 작성과정에서 국회, 농업계와의 그 어떤 의견수렴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강기갑의원이 5월 16일, 6월 22일 두차례나「농산물 품목별 피해영향에 대한 연구결과」, 「품목별 구체적인 협상목표와 마지노선」에 대해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 60조에 의해 조약체결과정에 대해서도 동의권을 부여받고 있는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이해당사자와 의견수렴조차 하지않은 농산물 양허안을 교환하겠다는 정부의 협상방침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행정부의 독단이요, 밀실협상의 전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시작부터 졸속, 부실협상이었으며, 2차협상을 마친 지금까지도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는 한미 FTA 협상의 즉각 중단을 재차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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