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개 요
1. 취 지
올해 초 정부가 한미FTA 추진을 공식선언한 이후 이미 2차례 협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한미FTA를 둘러싼 갈등은 확대되고, 국론분열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경실련에서는 실사구시적 태도로 한미FTA 추진과정을 모니터링 및 평가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한미FTA에 대한 국회의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2. 대 상 : 현직 국회의원
3. 기 간 : 2006. 7. 20 ~ 2006. 8. 4
4. 방 법 : 전화, 팩스
5. 회 신 : 82건 ( 열린우리당 29, 한나라당 35, 민주노동당 9, 민주당 4, 국민중심당 3, 기타 2 이상 )
Ⅱ. 설 문 분 석
1. 응답자의 84%, 한미FTA의 준비와 여론수렴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한미FTA가 충분한 준비와 여론수렴과정이 부족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FTA는 충분한 준비와 여론수렴과정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4.1%(69건)가 ‘아니다’ 라고 응답했으며,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15.9%(13건)로 집계되었다. 반면 ‘그렇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아 그동안 한미FTA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협상준비의 미흡과 여론수렴의 부재에 국회의원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한미FTA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식은 16%에 불과해
한미FTA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이 19.5%(16건),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이 15.9%(13건)를 기록해, 이익보다 손실을 점치는 의견이 좀 더 우세하였다. 반면 응답자의 대다수인 63.4%(52건)는 ‘연구자료 부족과 협상내용 미공개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하였다. 즉, 응답한 과반수 이상의 국회의원이 한미FTA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협상자체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9%만이 한미FTA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 응답자의 85%, 시한에 쫒기지 말고 여론수렴과 합리적 통상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 한미FTA는 어떻게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 의원의 85.4%(70건)가 ‘시한에 쫓기지 말고 여론수렴과 합리적 통상절차부터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충분한 준비와 여론수렴이 부족하고, 국회의원들에게조차 협상내용이 공개되지 않은채 서둘러 진행하는 정부의 협상추진방식을 재검토하고 여론수렴과 합리적 통상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국회가 이해관계 조정과 여론수렴, 행정부 견제 역할 수행했나? - 응답자 78% ‘아니오’
정부 못지않게 협상내용을 견제 및 감시해야 할 국회의 역할 미흡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미FTA 추진과정에서 국회가 이해관계 조정과 여론수렴, 행정부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는 78%(64건)의 응답자가 ‘아니다’라고 답하였다. 반면 ‘그렇다’는 응답은 2.4%(2건)에 그쳐 국회의원들 스스로도 한미FTA와 관련하여 국회가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국회의원 96%, 현재의 ‘협상내용 비공개’ 원칙에 반대하고 있어
한미FTA 자체만큼 민감한 사안인 협상내용 공개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25.6%(21건), ‘최소한 국회에는 보고·공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70.7%(58건)을 차지하여 현재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측의 입장에는 국회의원들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6. 국회의원 85%, 체결전 국회동의 의무화 등 통상교섭과정에서 국회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헌법 60조 1항에 ‘국회는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지금까지 통상교섭과정에서 국회의 역할이 관행적으로 ‘비준안에 대한 동의’로 국한되어 온 현실에서, ‘한미FTA추진과정에서 국회의 권한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3.4%(11건)만이 ‘관행대로 비준안에 대한 동의로 충분하다’고 응답했으며, 대다수인 85.4%(70건)는 ‘체결 전 국회동의 의무화 등 국회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 한미FTA특위, 열린우리당은 ‘제 역할을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모르겠다’
국회가 2차협상이 마무리된 현 시점까지 스스로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여 뒤늦게 구성된 특위에 대해, ‘최근 국회에 한미FTA 특위가 구성되었는데 특위가 제대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35.4%(29건)가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28%(23건)가 잘 할 수 없을 것으로, 36.6%(30건)가 ‘모르겠음’으로 응답해 국회의원들 사이에 한미FTA특위의 역할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열린우리당 응답자의 48.3%(14건)는 특위가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한나라당 응답자의 48.6%(17건)는 ‘모르겠다’, 민주노동당의 77.8%(7건)는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해, 정당별로 특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8. 58%가 통상절차법 찬성, 통상절차법에 대한 구체적 인식은 부족
마지막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통상절차법 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57.3%(47건)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였다. 반면 ‘모르겠다’는 응답은 25.6%(21건), 반대한다는 의견은 4.9%(4건)를 나타냈다. 설문에 응답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전원은 찬성한다고 답했으며, 찬성응답자의 40.4%(19건)가 열린우리당, 27.7%(13건)가 한나라당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상절차법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열린우리당 비율은 21.1%(4건)이었던 데 반해, 한나라당은 무려 73.7%(14건)을 차지해 정당간의 의식 차이를 보였다. 국회역할 강화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었으나 통상절차법에 대해서 찬성하는 의견은 과반이 조금 넘는 57.3%에 그쳤다.
설문에 응답하였으나 부연설명을 한 응답지도 있었다. 통상절차법에 찬성하지만 소급여부는 반대한다는 의견, 또한 통상절차법의 원론에는 동의하지만 현재 계류중인 법안에 대한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 외 유독 무응답과 기타의견이 많았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 법리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 입장 보류라고 확연히 명시한 응답지도 4건에 이르렀다. 통상절차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법안의 세부적 내용에 대한 검토나 국회차원의 법안토의 자체가 심층적으로 검토되지 못했음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Ⅲ. 결 론
정부의 독단적인 한미 FTA 협상 과정 때문에 국민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국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부터 한미 FTA 협상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미국 국회와는 달리 한국의 국회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경실련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한미 FTA와 관련해 어떤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조사함과 동시에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축구하는 차원에서 이번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한미FTA의 추진과정에서 그간 심각히 문제가 제기되었던 충분한 준비나 여론수렴 과정의 부족, 국회의 역할 미흡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협상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며, 국회의 역할이 현재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역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통상절차법의 구체적인 내용과 조속한 제정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한 마디로 지금 국회는 정보부족과 의지부족의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한미FTA와 관련해서 여전히 독불장군 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대의 의견이나 검토의 의견은 들어보지 않은 채 오로지 찬성 일변도의 논리를 펴기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국회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설문 결과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현재 자신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제라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한미FTA 추진과정에서 국회가 행정부견제와 이해관계조정 등 국회에 주어진 본연의 역할을 담당할 때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차협상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경실련이 실시한 국회의원 설문조사는 정치적·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인 한미FTA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인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경실련은 통상절차법의 제정운동 등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한미FTA를 모니터링하고, 한미FTA 추진과정 및 향후 방향을 진단하는 토론회 등을 통해 우리사회가 한미FTA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합리적 문제해결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혀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개요
경실련은 1989년 ‘시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기치로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일한만큼 대접받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집, 땅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아파트가격거품 제거, 부패근절과 공공사업효율화를 위한 국책사업 감시, 입찰제도 개혁 등 부동산 및 공공사업 개혁방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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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기 국장, 김성달 간사(766-9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