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노대통령이 언급한 신속무역협상의 실현을 위해서도 통상절차법의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의회가 통상협상 관련 권한의 행사를 일정기간 정부에 위임하는 TPA제도의 전제조건은 의회가 협상의 체결방향과 협상의 전 과정을 통해 협상내용을 직간접으로 통제하면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즉 협상개시 전은 물론 협상과정에서도 의회의 권능과 권한의 한계 내에서 협상권한을 위임받는 셈이다. 최근 미 국회 31명의 상원의원들이 쇠고기수입 즉시재개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사례라든지 지난 7월 미 하원의원들의 쌀 등 농산물 완전개방을 요구한 사례가 바로 협상과정에 대한 미국회의 역할이 어떠함을 잘 설명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는 통상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엄연히 헌법 60조1항에는 ‘국회는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국회는 체결에 대한 동의권은 포기한 지 이미 오래고, 비준에 대한 동의권마저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헌법에 명시된 권한에 대한 통상절차법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힌 노대통령의 발언은 위헌의 소지를 담고 있다. 협상과정에서의 국회 역할이 법률로 명확히 보장되어야 도리어 행정부는 떳떳하고 신속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신속협상권과 통상절차법은 이러한 측면에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한미FTA를 둘러싼 국론분열과 국민적 불안감은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공청회의 무산, 부실한 경제영향분석, 4대 선결조건 수용논란 등부터 최근 통상협정문 비공개, 국회의 직무유기 등까지 계속해서 불거지는 논란들은 제대로 된 절차가 바로서지 않고서는 쉽게 잠재우기 어렵다. 경실련이 현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한미FTA의 준비와 여론수렴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16%만이 한미FTA의 경제적 이익에 대해 확신하고 있으며 63.4%가 정보의 미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2차협상이 종료된 시점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지닌 한미FTA 인식의 현주소이다. 행정부의 역할을 감시통제하는 것이 본연의 책무인 국회가 국민경제 뿐 아니라 서민경제 곳곳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한미FTA에 대해 거수기의 역할만을 할 수는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통상절차법을 제정하여 국회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협상 진행상황을 감시 및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협상력과 투명성 배가를 위해서도, 더 나아가서는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선행되어야 할 기본조건이다.
경실련은 노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미국의 신속 무역협상권제도 도입의사는 우리나라에서 일차적으로 통상절차법이 제정되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의 국론분열을 완화시키고 절차를 바로 세움으로써 정부의 협상과정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도 통상절차법의 제정이 절실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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