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교통 요금의 공공할인제도는 유아·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등 사회적으로 배려하여야 할 약자에 대한 편익증진 및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한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합의 없이 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축소·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최근 사업자들이 경영상의 이유로 공공 할인을 축소·폐지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최근 대한항공은 “9월1일부터 65세 이상 승객과 13~22세 미만 청소년 승객 20% 할인은 폐지하고 4~6등급 장애인의 국내선 항공료 할인율을 현 50%에서 30%로 낮춘다.”고 발표하였다.

장애인 단체의 항의가 거세자 대한항공 측은 지난 18일 ‘5~6급 장애인’에 한하여 할인율을 축소하겠다고 입장을 변경하였다.

이는 전체 등록 장애인 177만 명 중 5~6급 장애인이 41%에 이르는 상황(2005년12월 기준)에서 절반만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는 반쪽짜리 복지제도로 전락시킨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인에 대한 복지정책을 확대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에 대한 할인을 폐지하는 것 또한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주 교통수단인 항공요금 할인제도가 축소 폐지될 경우 제주 인구의 56만 명의 10.4%를 차지하는 노인(65세 이상, 2005년 기준)과 10,201명에 이르는 장애인(등록 장애인, 2005년12월 기준)들의 이동에 큰 제약이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대한항공 측에 7월10일 공문을 발송하여 현행 할인제도를 계속 유지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대한항공 측은 “최근 고유가로 인한 국내선 사업운영의 어려움과 신분성 할인제도를 마케팅 할인으로 변경하여 더 많은 고객에게 실질적 혜택을 드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답변 공문을 보내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할인제도를 축소하면서 ‘더 많은 고객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와 같은 교통요금 할인 축소 폐지는 대한항공이 처음은 아니다.

철도의 경우도 지난 2005년 학생(청소년)에 대한 무궁화, 통근열차 20% 할인을 폐지하였으며 동반 유아 할인도 6세 미만에서 4세 미만으로 축소하였다. 2006년부터는 4~6급 장애인에 대해 기존 50%할인에서 주중 30%로 하향 조정하였다.

철도에 이어 항공요금도 할인제도가 축소 폐지된 데에는 정부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다.

정부는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50% 할인율 유지, 경증장애인에 대하여는 할인율을 50%→30%로 축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장애 및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지원 방안을 강구’하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2005년10월26일, 철도요금에 대한 국무조정실 주관 관련 부처 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야 할 정부가 오히려 축소를 조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일련의 교통 요금 할인제도 축소·폐지는 ‘교통 약자에 대한 사회적 보장’ 개념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2005년 1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하여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사회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있는 현 추세에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법의 제3조에서는 ‘이동권’을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 사회적 약자는 사회경제적으로도 ‘약자’이므로 이들에 대한 요금할인은 ‘이동할 수 있는 권리’의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동의 제약은 다시 ‘사회경제적 활동의 제약’으로 이어지므로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이 법의 제5조 ‘교통사업자의 의무’ 조항에는 교통사업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을 위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이동편의시설의 설치기준을 준수하고 교통약자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기존에 있던 할인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지·축소하면서 어떻게 교통약자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항공, 철도를 포함한 교통요금 공공할인제도는 단순히 요금 얼마를 할인받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의 문제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노인, 청소년, 아동의 자유로운 이동권의 보장은 교통복지정책을 수립할 때도 분명히 반영되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장애인 노인 청소년 요금할인제도 축소 폐지를 중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자의 임의적 요금할인제도 축소 폐지에 대해 책임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현애자의원은 향후 장애인 노인 청소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며 관련 법 개정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2006.8.22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현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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